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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내쉬(Thomas Nashe)

봄, 달콤한 봄이여(Spring, the sweet spring) 봄, 달콤한 봄이여, 한 해의 즐거운 제왕이여,모든 것은 꽃을 피우고, 처녀들은 둥글게 돌며 춤추네,추위는 이제 살을 에지 않고, 예쁜 새들은 노래하네,뻐꾹뻐꾹, 짹짹, 피-위, 부엉부엉!​종려 잎과 산사나무 꽃은 시골집들을 아름답게 하며,어린 양들은 뛰어다니며 놀고, 목동들은 종일 피리를 부네,새들의 흥겨운 노래를 우리는 듣네,뻐꾹뻐꾹, 짹짹, 피-위, 부엉부엉! ​들판은 향기롭게 숨 쉬며, 데이지 꽃은 우리 발에 키스하네,젊은 연인들은 서로 만나고, 늙은 아내는 햇볕을 쬐며 앉았네,거리마다 새들의 노래가 우리 귀를 즐겁게 하네,뻐꾹뻐꾹, 짹짹, 피-위, 부엉부엉!봄이여, 달콤한 봄이여, * * * * * * * * * * * * * *..

하늘(2)

지평선 위 까마득하게 높고 먼 궁륭형의 시계(視界). 고대의 사상으로 만물의 주재자. 종교적으로는 절대자, 조물주 및 그러한 절대세계나 이상세계를 상징함. 때로는 아버지나 남편을 뜻하거나 자유나 양심을 표상하기도 한다. 하늘로 하늘로가는 마음 맑은 바람타고 가면 흰 구름눈물 씻는다 (김광섭, '獄窓옥창에 기대여', "마음", p. 88)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부러워하던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사람이면 알지노고지리가무엇을 보고노래하는가를어째서 자유에는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가를 (김수영, '푸른 하늘을', "현대문학", 1961년 1월호)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

묘향산설화(妙香山說話)

깊은 산속에서 날이 저문다.나그네가 등불 켜진 외딴집에 찾아간다.예쁜 각시가 혼자 산다.그 각시와 정교(情交)를 한다.그런데 그 각시의 남편이 사냥에서 돌아온다. 이런 유형(類型)의 설화는 우리나라에 너무 흔하게 분포되어 있다.그런데 남편이 돌아온 후에 벌어지는 이야기의 연속(連續)은 채집(採集)된 지방에 따라 완연하게 다르다.기호지방(畿湖地方: 경기도 및 황해도 남부와 충청남도 북부 지방)에서는 침입자보다 불륜의 각시를 추방하고, 영남지방에서는 각시보다 침입자를 추방한다.한데 서북지방(西北地方: 서도(西道)와 북관(北關) 지방을 아울러 이르는 말. 서도는 황해도와 평안도를 이르며, 북관은 함경도)에서는 오히려 이 침입자를 환대하고 그 대가로 물품을 얻어낸다. 기호지방의 전개에서 문화적인 자제(自制) 기..

식인 문화(食人 文化)

지구의 온난화와 더불어 휴가철 우리 바다 근해에도 청상아리가 나타나 사람을 위해하는 사고가 이따금 뉴스에 오른다.강한 포식자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자와 호랑이, 아나콘다, 하마, 악어, 상어 등 이들은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인간을 먹이로 보지 않고 위협을 느끼거나 자극을 받으면 공격할 수 있다.만물을 사냥할 수 있는 인간이 누려왔던 혜택을, 이들은 위협의 자극물로서 인간에게 공격을 가하는 것이다.미식가(美食家)나 특별식(特別食)으로의 지구상 먹거리 생물들에, 오히려 뒤늦은 인간들의 자제 또는 횡포로 규제하는 지나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개체수가 많아지고 먹거리가 부족하게 되면, 서로가 먹고 먹히는 일도 자연의 세계에선 허다하다.생태적으로 동족이 동족을 먹는 생물도 많다.인간이 인육을..

토마스 내쉬(Thomas Nashe)

안녕, 안녕, 지상의 축복이여(Adieu, farewell, earth's bliss) 안녕, 안녕, 지상의 축복이여,이 세상은 평온하지 않네,인생의 욕망 가득한 기쁨은 어리석으며,단지 한때의 오락에 불과함을 죽음은 입증하네,어느 누구도 그의 화살을 피해 갈 수 없네,난 병들었고, 난 죽을 것이네.주여,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부자들이여, 너희 재산을 믿지 마라,황금이 건강을 살 수 없고,약조차 효력을 잃을 테니.모든 것은 끝나게 되어 있으니,역병이 활개 치며 빠르게 지나가리라,난 병들었고, 난 죽을 것이네.주여,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아름다움은 단지 꽃일 뿐이네주름이 온통 퍼져 시들어 갈,밝은 빛은 하늘에서 떨어지고,여왕들은 젊고 아름답게 죽네,먼지가 *헬레나의 눈을 덮네.난 병들었고, 난 죽..

어머니와 아들

보름달이 뜬 깊은 밤, 멀리 마을에서 개 짖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고 있었다.어머니를 등에 업은 아들은 자꾸만 흘러내리는 눈물 때문에 몇 번이나 발을 헛디뎠다.등에 업힌 어머니는 잠이 들었는지 아무 기척이 없었다.늙은 노인을 산에 갖다 버리라는 국법을 따르기는 하지만, 분하고 원통해서 그대로 주저앉아 통곡이라도 하고 싶었다.산중턱을 지나자 얼마 전부터 눈여겨봐두었던 조그만 바위굴이 나왔다.아들은 그 안에 들어가 마른풀을 쌓은 한쪽에 어머니를 눕히고 작은 이불을 어깨를 덮어 드렸다.그러자 또 눈에서 눈물이 어른거렸다."얘야, 어서 돌아가거라. 밤이 깊었구나."어머니가 염려하며 나직이 말하자 아들은 무릎을 꿇고 입을 열었다."어머니, 이틀에 한 번씩 양식을 가지고 들르겠으니 부디 몸조심하십시오.""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