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 문이 내 뒤에서 미끄러지듯 닫히고, 세상이 다시 불타오르며 존재한다— 나는 다시 존재하고, 나 자신을 회복하고, 어두운 창으로 희미해지지 않은 햇빛을, 내 팔에 닿는 열기, 지구의 숨결. 바람은 갓 태어난 새끼 사슴을 핥는 암사슴처럼 나를 발끝까지 휘감는다. 등 뒤에서는 치명적 징후로 측정되는 나날, 입을 벌리고 팔을 뻗은 나날, 암으로 어린아이처럼 마른 남자의 밤의 울음소리, 복도를 통해 울려 퍼지는 빈 정맥 주사의 종소리. 내 앞에는 —신비롭고 평범한— 생명이 근육질의 날개로 고통을 견디고 있었다. 도로변으로 발을 내딛자 주황색 나방 한 마리가 조금 전까지 내 병실 탁자 위에 놓여 있던 장미 바구니 속으로 뛰어들었고, 꽃잎은 그 끈질긴 희롱에 굴복하여 황금색으로 다양하게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