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프랑스 71

쥘 르나르(Jules Renard)

인생은 아름다워 ​매일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이렇게 말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눈이 보인다.귀가 들린다.몸이 움직인다.기분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고맙다!인생은 아름다워 * * * * * * * * * * * * * * * 쥘 르나르(Jules Renard, 1864년 2월 22일 ~ 1910년 5월 22일, 프랑스 출생)는 프랑스의 소설가·극작가이다. 프랑스 문학사에서 가장 독특하고도 친숙한 작가로 기억되는 쥘 르나르는 프랑스 중부의 샬롱에서 태어났다. 유년시절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하여 어두운 나날을 보낸 그는 자신의 불행했던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쓴 명작 '홍당무'를 1894년에 발표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한 르나르는 플로베르와 모파상 등의 자연주의 소설에 심취했으며, 빅토르..

쥘 르나르(Jules Renard)

뱀 너무 길다. * * * * * * * * * * * * * * Le serpent  Trop long.  * * * * * * * * * * * * * * * 그의 저서인, 『박물지』(Histoires naturelles)에 수록된 시로,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로 유명하다.제목을 포함한 단 세 단어가 시의 전문이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뱀. 너무 길다.' 영어로 번역하면 'The Snake: Too long.' 이 시는 함축적인 표현을 잘 사용한 예이기도 하다. 히틀러의 독재에 대한 비판을 담은 내용이라는 루머가 있으나, 쥘 르나르는 1910년에 사망하였으므로 1930년대에 정권을 잡은 히틀러에 대한 비판으로 보기에는 시기가 맞지 않는다.  『박물지』(Histoires naturelles)는 동물이나..

기욤 아폴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

이별 그들의 얼굴은 파랗고그들의 흐느낌은 꺾이었네. 해맑은 꽃잎에 쌓인 눈, 아니입맞춤에 떨리는 그대의 손길처럼가을 잎은 말없이 떨어지고 있네. * * * * * * * * * * * * * * * 기욤 아폴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 1880년 8월 26일 ~ 1918년 11월 9일, 향년 38세)는 프랑스의 시인, 작가, 비평가이자 예술 이론가이다.1880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모나코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생애의 대부분을 프랑스에서 지내다가 죽기 2년 전에야 비로소 프랑스에 완전히 귀화하였다. 1918년 그는 전쟁에서 입은 상처와 스페인 독감으로, 제1차 세계 대전 종전을 3일 앞두고 38세의 나이로 짧은 생애를 마감하였다. 1898년부터 여러 잡지에 ..

기욤 아폴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

가을(Automne) 안개 속으로 멀어진다 안짱다리 농부와암소 한 마리 느릿느릿 가을 안개 속에가난하고 누추한 동네들 숨어 있다 저만치 멀어지며 농부는 흥얼거린다깨어진 반지 찢어진 가슴을 말하는사랑과 변심의 노래 하나를 아 가을, 가을은 여름을 죽였다안개 속으로 회색 실루엣 두 개 멀어진다 * * * * * * * * * * * * * * Automne Dans le brouillard s’en vont un paysan cagneuxEt son bœuf lentement dans le brouillard d’automneQui cache les hameaux pauvres et vergogneux Et s’en allant la`-bas le paysan chantonneUne chanson d’amo..

기욤 아폴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

鐘(종) 집시의 미남 내 애인이여!귀를 기울여요 종소리가 울려요,우리는 서로 정신없이 사랑했었어요.아무도 보지 않는 줄 믿고서 그러나 우리는 잘 숨지 못했어요.주위의 모든 鐘(종)들이높은 鐘閣(종각)에서 우리를 봤어요,모든 사람들에게 그대로 말할는지 몰라요. 내일이면 시프리앙과 앙리마리 위르쉴과 까뜨린느빵집 마님과 남편그리고 나의 사촌누이 젤트뤄드가 미소 지을 거예요, 내가 지나가면그럼 나는 몸 둘 곳을 모를 거예요.당신은 멀리 있고 나는 울 거예요.어쩌면 울다 죽을 거예요. * * * * * * * * * * * * * * * 기욤 아폴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 1880년 8월 26일 ~ 1918년 11월 9일, 향년 38세)는 프랑스의 시인, 작가, 비평가이자 예술 이론가이다. ..

미셸 드기(Michel Deguy)

가장자리 이 사랑받는 공식이 다시 돌아오는 이유 "세상의 끝에서 다시 한번"가장자리란 무엇인가, '가장자리'란 무엇인가,  가장자리에 있는 것  보들레르의 가장자리와 랭보의 왕자들의 테라스  마치 왔다가 다시 오듯  세상을 바라보며 * * * * * * * * * * * * * * Bord Pourquoi revient cette formule aimée“Au bord du monde encore une fois”Qu’est ce bord, qu’est ce ‘bord’, être-au-bordLa bordure chez Baudelaire etLa terrasse des princes de RimbaudAvec vue sur le monde et le tout commeAyant passé par ic..

미셸 드기(Michel Deguy)

누가, 무엇을오랫동안 그대는 존재하지 않았다때로는 유명하고 그 자체로 충분한 얼굴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나는 모른다 오랫동안 나는 무관심으로 너를 사랑했다 나는 너를 증오할 정도로 사랑한다 부작위에 의해, 비겁함에서 나온 중얼거림에 의해, 고집스럽게,  모든 가능성에 반하여, 나는 너를 사랑한다,  잃는 것, 잃는 것, 우리의 것이 되기를 거부하는 나,  끌려가는 것, 선미에서(소금에 지그쏘로 자르는 발코니)두 물 사이를 거꾸로 끌고 간 전 입이 벌을 준 것입이 벌을 준 심장 궤도를 서성이는 것헛되이 제삼자를 여는 모든 사람에게 던지는 질문 * * * * * * * * * * * * * * Qui Quoi Il y a longtemps que tu n’existes pasVisage quelquef..

미셸 드기(Michel Deguy)

편지들 (나 그래서 그대에게 편지보다 시로 더 많이 써 보내겠네. 자유의 몸이 된 운명처럼 시는 보내는 이와 받는 이 사이에서 오래 이야기하기 때문이지. 시에 대해서는 용납하네. 해석해야만 하는 확실치 않은 진실이 그 난해한 진실을 허비하지 않아도)   있는 것은 끊임없이 없는 것을 떼어 놓고 밀어 내고  그렇게 해서 없는 것을 불러일으킨다  후지산의 눈들 숲 속의 벌거벗은 사내들  시베리아 볼리비아의 죽어가는 광부들  그렇게 해서 토마스 드 켄시에게 어둠이 그의 역광으로 빛나는 민족을 주듯  혐오스러운 있음이 매 순간들에게 대 홍수와, 심판과 인간  희극을 기울어진 저울에 달아 준다  모든 것은 여기서 전광석화와도 같은 환유를 환기시키고  현재를 박아 넣는다  벽력의 후광이 사라지는 그 사이로 마치  ..

프랑시스 퐁주(Francis Ponge)

나비 줄기에서 공들여 만들어진 당분이, 잘 닦여지지 않은 컵에서 보듯이, 꽃 밑둥지에서 솟아오르기 시작할 때, --땅 밑에서는 엄청난 일이 진행되어 나비들이 불현듯 날아오른다. 그러나 모든 애벌레는 눈먼 머리를 갖고 있고, 어둠 속에 방치되었다가, 진정한 폭발에 의해 날씬한 몸통을 갖게 되어 그로부터 대칭의 양 날개를 피워 올리게 되는데, 그때부터 정처 없이 떠도는 여정에서 나비가 내려앉는 곳은 우연에 맡겨져 있거나, 혹은 그와 유사할 뿐이다. 날아다니는 성냥, 그러나 그것의 불꽃은 옮겨 붙지 않는다. 게다가 나비는 너무 늦게 도착해서 꽃들이 이미 피어있다는 것을 확인할 뿐이다. 아무려면 어떤가, 나비는 점등원이 되어, 꽃마다 남아있는 기름의 잔량이나 확인하며 다닌다. 나비는 쇠약한 누더기 몸을 이끌고 ..

프랑시스 퐁주(Francis Ponge)

빵 빵의 표면은 우선 그것이 보여주는 거의 파노라마 같은 느낌 때문에 경이롭다. 알프스 산맥, 타우루스 산맥 혹은 안데스 산맥을 손안에 넣고 마음대로 주무르는 것 같기 때문에. 이렇게 되기 위해 트림해 대는 무정형의 덩어리 하나가 우리를 위해 별 모양의 화덕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그 속에서 굳어지면서 골짜기로, 산봉우리로, 산의 굴곡과 크레바스 등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분명하게 윤곽이 드러나는 모든 면들, 그 얇은 포석에다 불꽃은 열심히 불길을 발라주었던 것이다. ―그 밑에 숨겨진 볼품없이 부드러운 부분에는 눈길도 한번 주지 않은 채. 빵의 속살이라 불리는 그 늘어진 차가운 하층토는 스펀지와 비슷한 조직을 갖고 있다. 그곳의 잎이나 꽃들은 팔꿈치가 한꺼번에 붙어 있는 기형 쌍생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