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ㄷ 45

다복다복

천천히 느리게 가는 모습. 또는 풀이나 나무 같은 것이 여기저기 한데 뭉쳐서 다보록하게 있는 모양.  마치 봄두렁에 황소 한 마리노랑나비 달고 다복다복 가드끼...... (허수경, '산수화, "혼자 가는 먼 집", p. 47)  천년을 나지 않은 불모의 이 들에뿜는듯 뿌려가면 그 자리 마다다복다복 꽃밭들이 솟아나게 하세요. (박두진, '禱願도원', "거미와 성좌", , p. 109)

다박머리

다보록하게 난 머리털.  소꼽장하는울 애기 다박머리무지개 아롱아롱비단 무늬 어리느니 (허영자, '스미랑 함께', "어여쁨이야 어찌 꽃뿐이랴", p. 91)  陽地(양지)쪽 소먹이는 코흘리는 다박머리李侍中(이시중) 元師(원사)도 저랬을 것 생각하면때묻고 헐벗었다고 수히 볼 줄 있으랴. (최남선, '關北記俗관북기속', "육당최남선전집· 5", p. 570)

다문다문

'드문드문'의 여린 말. 배지 않고 사이사이가 조금씩 뜬 상태.  노루새끼는 다문다문 흰점이 백이고 배안의 털을 너슬너슬 벗고산골 사람을 닮었다 (백석, '咸州詩抄함주시초', "백석시전집", P. 64) 마음 다문다문 밀어낸 옛 기억들이 나직이 길을 불러 오늘 가파른 골목 가득 햇살을 깔았다 (박태일, '용호농장· 4-후박나무', "약쑥 개쑥", p.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