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ㄷ 42

다박머리

다보록하게 난 머리털.  소꼽장하는울 애기 다박머리무지개 아롱아롱비단 무늬 어리느니 (허영자, '스미랑 함께', "어여쁨이야 어찌 꽃뿐이랴", p. 91)  陽地(양지)쪽 소먹이는 코흘리는 다박머리李侍中(이시중) 元師(원사)도 저랬을 것 생각하면때묻고 헐벗었다고 수히 볼 줄 있으랴. (최남선, '關北記俗관북기속', "육당최남선전집· 5", p. 570)

다문다문

'드문드문'의 여린 말. 배지 않고 사이사이가 조금씩 뜬 상태.  노루새끼는 다문다문 흰점이 백이고 배안의 털을 너슬너슬 벗고산골 사람을 닮었다 (백석, '咸州詩抄함주시초', "백석시전집", P. 64) 마음 다문다문 밀어낸 옛 기억들이 나직이 길을 불러 오늘 가파른 골목 가득 햇살을 깔았다 (박태일, '용호농장· 4-후박나무', "약쑥 개쑥", p.45)

다모토리

독한 소주(燒酒)를 말하는 함경도, 북간도(北間島)의 방언.  그래 내가 翁(옹)이라는 존칭을 붙여주었던 金鎭壽(김진수)는그 호주머니 여유가 있는 저녁은나를 그 방바닥이 뜨신 滿洲(만주) 냉면집으로 불러다모토리 쐬燒(주) 노나 마시며 웃고만 있었는데, (서정주, '北間島북간도의 청년 영어교사 金鎭壽翁김진수옹', "늙은 떠돌이의 시", p. 32) 고추장에 햅쌀밥을 맵게 비벼 먹어도,다모토리 쐬주로 마음 도배를 해도,하누님께 단군님께 꿇어 업드려미안하요 미안하요 암만 빌어도,하늘 너무 밝으니 영 안 잊히네. (서정주, '시월이라 상달되니', "미당서정주시전집", p. 326)

다만지

다만. 다만당. 오로지.  뜻밖에 하늘 말미 이 閑暇(한가)를 얻단 말가다만지 못 박힌듯 天井(천정) 보고 누어 있어생각도 말도 말라함 편하다고 하리오. (최남선, '五月 二十一日오월 이십일일 中風半身不隨중풍반신불수', "육당최남선전집· 5", p. 527) 우렁찬 물소리도 우에선지 아래선지다만지 天都龍宮(천도용궁)이 이로 이어젓더라 (이은상, '朴淵박연', "노산시조집", p. 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