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ㄷ 33

다듬이소리

옷감 따위의 구김살을 펴거나 부드럽게 펴기 위하여 두드리는 소리. 한국적 정취를 불러일으키는 소리를 상징한다. 이웃집 다듬이소리 밤이 깊으면 깊을사록 더 잦어가네. 무던히 졸리기도 하렷만 닭이 울어도 그대로 그치지 않네. (양주동, '不眠夜불면야', "조선의 맥박", P. 71) 칠월에 별 흐른다 구시월 서리 차다. 무명옷 다듬노라 천리 밖 아들 생각 장안 빈 허공에 짧고 긴 다듬이소리 (박종화, '砧聲침성', "월탄시선", p. 157)

다냥한

햇빛이 잘 들어 밝고 따뜻한 모습. '당냥한'의 변한 말. 하도 햇볕이 다냥해서 뱀이 부시시 눈을 떠 보았다. ­­­―그러나 아직 겨울이었다. (신석정, '하도 햇볕이 다냥해서', "산의 서곡", p. 98) 태평양을 건너왔을 지리산을 넘어왔을 모악산을 지나왔을 다냥한 햇볕이 흘러간다 하여 (신석정, '穀倉곡창의 神話신화', "황토현에 부치는 노래", p. 131) 봄이 되면 눈물도 아롱이는 먼 아지랑이 속 다냥한 밥과 무덤 아롱거린다 (김영석, '밥과 무덤', "썩지 않는 슬픔", p.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