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아라공(Louis Aragon) 4

루이 아라공(Louis Aragon)

미래의 노래 인간만이 사랑을 가진 자이기에 자기가 품었던 꿈이 다른 사람의 손으로 자기가 불렀던 노래가 다른 사람의 입술로 자기가 걸었던 길이 다른 사람의 길로 자기의 사랑마저 다른 사람의 팔로 성취되고 자기가 뿌렸던 씨를 다른 사람들이 따게 하도록 사람들은 죽음까지도 불사한다 인간만이 내일을 위해 사는 것이다 자기의 몸을 완전히 잊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길이다 인간이란 스스로 기꺼이 나아가는 자이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의 술을 마시도록 인간은 언제나 그 몸을 내미는 혼이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자가 또 자기 몸의 피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이다 그 고통의 보상 따위는 추호도 구하지 않고 그리고 왔을 때처럼 빈 몸으로 나가는 것이다 인간은 분골쇄신 힘을 다하고 목표로 했던 만큼 자기를 넘어 나아간다 ..

루이 아라공(Louis Aragon)

행복한 사랑이란 없다 사람에게 확실한 것은 없다 그의 힘도 그의 약함도 마음도 그리고 그가 그의 팔을 벌릴 때 그 그림자는 십자가의 그림자이다 그리고 그가 행복을 손에 거머쥐고 있다고 믿을 때 행복을 깨트려버린다 그의 삶이라는 것은 기이하고 고통스러운 이별이다 행복한 사랑이란 없다 삶이라는 그것은 무기를 들지 않은 병사와 같다 다른 운명을 위해서 군복을 입었던 병사와 같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그들에게 무슨 소용인가 저녁에는 주저하는 무장 해제된 그들을 보게 된다 이 말을 해 봐라 내 삶 그리고 눈물을 참아라 행복한 사랑이란 없다 내 아름다운 사랑이여 내 소중한 사랑이여 내 찢어진 부분이여 나는 그대를 상처 입은 새처럼 내 품에 품는다 그리고 저들은 알지도 못한 채 우리가 지나가는 것을 본다 내가 엮은 ..

루이 아라공(Louis Aragon)

죽음이 오는 데에는 죽음이 오는 데에는 거의 일순간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마침 그때 알몸의 손이 와서 나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 손은 되돌려주었다 내 손이 잃었던 색깔을 내 손의 진짜 모습을 다가오는 매일 매달 광활한 여름의 인간들의 사건에로 업무에로 뭐가 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분노에 항상 몸을 떨고 있었던 나에게 나의 생활에 바람과 같은 커다란 목도리를 두르고 나를 가라앉히는 데는 두 개의 팔이면 족했던 것이다 그렇다 족했던 것이다 다만 하나의 몸짓만으로 잠결에 갑자기 나를 만지는 저 가벼운 동작만으로 내 어깨에 걸린 잠 속의 숨결이나 또는 한 방울의 이슬만으로 밤 속에서 하나의 이마가 내 가슴에 기대며 커다란 두 눈을 뜬다 그러면 이 우주 속의 모든 것이 나에게 보이기 시작한다 황금빛의 보리..

루이 아라공(Louis Aragon)

엘자의 눈 너의 눈은 한없이 깊은 심연, 내가 마시려 몸을 굽히면 이 세상 모든 태양들이 그 속에 와 비추이고 모든 절망한 사람들이 죽기 위해 그 속에 몸을 던지는 것을 나는 보았다. 너의 눈은 한없이 깊어 나는 거기서 기억을 상실한다 네 눈은 새들 그림자에 거칠어진 대양 짐짓 날씨가 개면 네 눈도 변한다 여름은 천사들의 앞치마를 잘라 구름을 만들고 밀밭 위에 보이는 하늘만큼 푸른 것은 또 없다 바람이 불어 창공 위의 슬픔들을 날려버려도 소용없어 눈물로 빛날 때 네 눈은 창공보다 더 맑아 비 내린 뒤의 하늘도 네 눈을 시새운다 깨진 유리의 틈살보다 더 푸른빛은 없다 칠고의 어머니, 아 젖은 빛이여 일곱 개의 검이 오색의 프리즘을 꿰뚫어 본다 눈물 속에 돋는 해는 더욱 감독이적이며 검은 점이 박힌 홍채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