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즈 엘리자베스 글릭(louise elisabeth glück) 4

루이즈 엘리자베스 글릭(Louise Elisabeth Glück)

매장의 공포  빈 들판아침나절시신은 부름 받기를기다리네.영혼은 그 옆에 앉았네작은 바위 위에.그것에 형체를 다시 만들어주려고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네. 생각해 보렴 그시신의 외로움을.밤에 삭막한 들판을따라가는그것의 그림자를.꽁꽁 묶인온몸을.그토록 긴여행을. ​이미 아득하고 경련하는마을의불빛들그 불빛들이 광선으로훑어볼 때시신을 위해 멈추진 않네.얼마나 멀어졌는가.그것들이 보이기에는.목재로 된 문들,빵과 우유테이블 위에묵직하니 놓인. ​* * * * * * * * * * * * * * * The Fear of Burial In the empty field, in the morning,the body waits to be claimed.The spirit sits beside it, on a small roc..

루이즈 엘리자베스 글릭(Louise Elisabeth Glück)

아베르노(Averno) 1.영(靈)이 죽으면 너는 죽는다.영이 죽지 않으면 살고.잘할 수 없을지라도, 너는 계속하는 거야 -선택권이 없는 일이지.​이렇게 아이들한테 말하면아이들은 아무 관심이 없다.나이 든 사람들이란, 아이들은 생각한다 -어른들은 늘 이런 식이야:자기들이 잃어버리고 있는 그 모든 뇌세포들을 커버하려고아무도 볼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지,아이들은 서로에게 눈을 찡긋거리고;의자를 뜻하는 말을 더는 기억 못 해서영(靈)에 대해 이야기하는 늙은이의 말을 듣고 있다.​혼자가 되는 건 끔찍한 일이다.혼자 사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혼자가 되는 것, 아무도 너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곳에서,​의자라는 단어가 생각난다.말하고 싶은데 - 이제 나는 아무 관심이 없다.​준비를 해야 해이런 생각을 하며..

루이즈 엘리자베스 글릭(Louise Elisabeth Glück)

애도 당신이 갑자기 죽은 후,그동안 전혀 의견 일치가 되지 않던 친구들이당신의 사람됨에 대해 동의한다.실내에 모인 가수들이 예행연습을 하듯그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당신은 공정하고 친절했으며, 운 좋은 삶을 살았다고박자와 화음은 맞지 않지만, 그들은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그들이 흘리는 눈물은 진실하다. 다행히 당신은 죽었다. 그렇지 않았다면공포에 사로 잡힐 것이다.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고조문객들이 눈물을 닦으며 줄지어 나가기시작하면,왜냐하면 그런 날에는전통 의식에 갇혀 있다가 밖으로 나오면9월의 늦은 오후인데도햇빛이 놀랍도록 눈부시기 때문에,사람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는 그때당신은 갑자기고통스러울 만큼 격렬한 질투를 느낄 것이다. 살아 있는 당신의 친구들은 서로 포옹하며길에 서서 잠시 얘기를 주고받는다...

루이즈 엘리자베스 글릭(Louise Elisabeth Glück)

야생 붓꽃(The wild iris)  내 고통의 끝에 문이 있었네.   내 말을 들어주세요. 당신이 죽음이라 부르는 것을 난 기억해요.  머리 위, 시끄러운 소리들, 소나무 가지들의 움직임. 그러곤 모든 것이 사라졌어요. 힘 잃은 햇살이 마른땅 위를 희미하게 비추었어요.   캄캄한 땅속에 묻혀 의식으로 살아남는 것은 끔찍한 일이에요.   그러곤 끝났어요, 당신이 두려워하는, 영혼이면서 말을 할 수 없는 상태가 갑자기 끝나고, 견고한 땅이 조금 휘었어요. 그리고 내 생각엔 새들이 낮은 관목 숲 안으로 빠르게 날아갔어요.   저 다른 세상으로부터의 통로를 기억하지 못하는 당신에게 말할게요 내가 다시 말할 수 있다는 것을, 망각에서 되돌아오는 것은 무엇이든지 돌아와 목소리를 되찾는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