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ㅍ 47

판도라

희랍신화에 사람이 천상의 불을 훔쳐다가 쓰는 것을 괘씸하게 생각하여, 천신 「제우스」가 진흙으로 「판도라」라는 미녀를 만들고 그에게 궤짝 하나를 가져다가 불 훔쳐간 이의 형에게 선사하게 하였는데, 그 궤짝 안을 열어본 즉 거기서 인생의 모든 해악(害惡)이 쏟아져 나와서 세계에 퍼져 나갔다고 한다.   原子(원자)의 다쳤든 門(문) 열렸다고 깃버할가人間(인간)의 聰明性(총명성)이 된 試驗(시험)에 臨(임)하도다「판도라」 또한 櫃(궤)짝을 밧는다면 어이리. (최남선, '原子力원자력', "육당최남선전집· 5", p. 555)  그 팔월의 파랑새는 삽시간에판도라의 箱子(상자)로 변한다 우리 앞에 나타난 해방의 使者(사자)들은다짜고짜 이 강도를 두 동강으로 가른다. (具常구상, '우리의 파랑새는 우리가', "시와..

팍팍하고

인정이 메마르고 인심이 각박하여. 목이 마르고.  걸어간다고 하니 걸어가자고,어떻게 걸어가냐니까 그냥 걸어간다고,물론 그렇게 걸어갈 수는 있겠으나세상은 너무 팍팍하고 한심하여서, (박정만, '걸어가는 사람', "혼자있는 봄날", p. 79)  간다울지 마라 간다흰 고개 검은 고개 목마른 고개 넘어팍팍한 서울길몸 팔러 간다 (김지하, '서울길', "김지하시전집· 1", p. 54)  아 여기는 대체 몇 萬里(만리)이냐. 山(산)과 바다의 몇 萬里(만리)이냐. 팍팍해서 못가겠는 몇 萬里(만리)이냐 (서정주, '無題무제', "미당서정주시전집", p. 62)

파장떨이

장(場)의 끝무렵. 또는 끝내기 위해 싸구려로 물건을 넘기는 일.  아쉬울 때 마늘 한 접 이고 가서군산 묵은 장 가서 팔고 오는 선제리 아낙네들팔다 못해 파장떨이로 넘기고 오는 아낙네들 (고은, '선제리 아낙네들', "만인보· 1", p. 148)  이완용의 적수 송병준은 1억 원 내야 한다고 했는데합방 공로 차지하려고그 1억 원을 3천만 원으로 파장떨이 해버렸다 (고은, '혈의 루', "만인보· 1", p. 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