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ㅇ 39

아들

사내 자식.  눈이 내린다.하늘에서 눈이 내린다. 눈이 내린다.피신해 온 밤에아들의 시가 내린다.눈 다친 어린아이시가 내린다. -아버지의 몸에 눈이 묻는다.하늘의 눈이 묻는다. 빈 방 청소해주다 쓸어담은 종이 부스러기쓰레받기 위에서 빛 발하던 싯구절.눈이 내린다.아들의 시가 내린다. 분명 눈이 내린다.분명 우리 새끼들 자는 낮은 지붕 위무겁고 성스러운눈이 내린다. (이광웅, '아들 생각', "목숨을 걸고", , p. 134)

아도(啞陶)

조선 건국 시 이태조가 정도전을 시켜 만든 주먹만 한 질그릇. 입은 찢어져 있고 눈은 감겨 있는 얼굴 모양으로, 이 그릇을 지식인의 대문간에 하룻밤 새 100개씩 쌓아 놓으면 '말조심'하라는 경고의 뜻과 함께 요시찰 인물임을 암시했다. 그래도 입이 험하거나 빳빳하면 끌어다가 고문을 가했다고 함.  아도란 무엇이냐질그릇이다.인사동 골짜기의 고물상 같은 데 가서 만나보면입은 기다랗게 찢겨져 있고 두 귀는 둥글게구멍이 패어 있는입이 있어도 벙어리고 귀가 있어도 귀머거리인못생긴 우리네의 질그릇이다. (송수권, '啞陶아도', "지리산 뻐꾹새", p.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