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491

무지개

"소낙비가 지나가고 무지개가 서는 곳은 맑은 시냇물이 흘렀다.""우리 속담에 '서쪽에 무지개가 서면 소를 강가에 매지 말라'는 말은 홍수를 예상하는 뜻이다." '무지개'는 '대기 중의 많은 물방울에 햇빛 · 달빛 등이 굴절 · 반사 또는 간섭되어 생기는 광학현상'을 말한다.일반적으로는 비가 그쳤을 때 태양의 반대쪽에서 7색(色)의 광륜(光輪)으로 나타나는데, 관측자를 중심으로 태양과 반대쪽에 비가 내리고 있을 경우 그 물방울에 비친 태양광선이 물방울 안에서 반사, 굴절되어 최소편각으로 다시 나옴으로써 생성된다. '무지개'는 《용비어천가》(1447년, 50장)에 '므지게'의 형태로 처음 나타난다. 이 '므지게'는 '물'의 옛말인 '믈'과 '지게'의 합성어이다. '물자맥질> 무자맥질, 물자위> 무자위, 물좀..

노가리

" 우리는 퇴근 후에 맥주 한잔에 노가리를 안주로 씹으며 노가리를 풀곤 했다.""노가리는 항상 즐겁고, 아가리는 항상 아프다." '노가리'는 '명태의 새끼, 말이 많거나 허무맹랑한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노가리'는 명태의 새끼를 가리키는 말로, 명태는 한꺼번에 매우 많은 수의 알을 깐다고 한다. 명태가 많은 새끼를 까는 것과 같이 말이 많다는 것을 빗대어 나타낸 말이다.노가리의 수만큼이나 말을 많이 풀어놓는다는 것은, 그만큼 진실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일부 사전에 '씨를 흩뿌리는 것을 나타내는 노가리'라는 말에서 비롯했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풀이이다.흔히 '노가리 풀다', '노가리 까다'라고 하는 것으로 사용된다.

"영감, 빵 살러 가요. 할멈, 빵ⁿ 살러 갈 놈은 구치소 판결 대기 중 인디?""배가 출출할 테니 과자와 빵을 좀 드시지요." '빵'은 사전에 여러 가지의 풀이가 있지만, '빵'은 '곡식 가루를 반죽하여 발효시켜서 굽거나 찐 음식', '빵ⁿ'은 '죄수들의 은어로, ‘감방(監房)’을 이르는 말'이다.우리가 쓰는 '빵'이란 단어는 일본어의 포르투갈어 계통 외래어인, 'パン, 판'에서 유입되었다. 빵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음식들 중 하나이며, 신석기시대로부터 만들어져 왔다.빵(영어: Bread 브레드)은 곡식 가루와 물로 된 반죽을 익혀 만든 음식 중 하나이다. 영국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따르면, "빵을 밀가루와 물로 만들어진 반죽을 구워서 준비한 일반식"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한국 국립국어원 표준국어..

가차(假借) 없다

"반일 감정도 가장 치열한 곳으로, 거기서는 노유 귀천 차별 없이 친일 분자라면 가차 없는 응징을 당해야 했고, 밀정들도 발붙이기에 매우 위태로운, 그렇게 단결이 굳은 곳이다.""국민들에게 총을 들이댄 행위는, 똑바른 법 앞엔 일호의 가차도 없었다." '가차(假借) 없다'라는 말은 형용사로서, '(평가나 의견이) 사정을 봐주는 것이나 용서함이 없다'라는 뜻이다.'가차'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으나, 그중 하나는 한자를 만드는 방법인 육서(六書: 상형(象形), 지사(指事), 회의(會意), 해성(諧聲), 전주(轉注), 가차(假借)가 있다)의 한 가지를 뜻하기도 한다.이때의 '가차'는 적당한 글자가 없을 때, 뜻은 다르나 음이 같은 글자를 빌어서 대신 쓰는 방법을 말한다. 이를테면 예전에 '보리'를 뜻하는 '來..

가시버시

"그와 그녀는 우여곡절 끝에 가시버시가 되었다.""임실댁! 가시버시 차려입고 나선 걸 보니 친정 나들인가 보제?" '가시버시'는 다음 국어사전에, '부부를 정답게 또는 귀엽게 부르는 말', '부부를 홀하게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다.사전에도 이렇게 상반된 뜻이 공존한다.'홀(忽)하다'라는 뜻이 '대수롭지 않다', 조심성이 없고 행동이 가볍다'란 뜻이기 때문이다. 낱말의 뜻을 국어사전이 잘못 풀이하면, 바로 잡을 길이 없다.'가시버시'가 바로 그런 꼴이 되어 있다. 1. 부부.2. '부부'를 속되게 이르는 말.3. '부부'를 낮잡아 이르는 말. 세 개의 국어사전이 '가시버시'를 이렇게 풀이해 놓았는데 모두 잘못 풀이한 것이다.우선 '속되게 이르는 말'이니 '낮잡아 이르는 말'이니 하는 것부터 잘못 짚은 ..

도깨비

"짐승이 우는 듯한, 도깨비가 웃는 듯한, 사람이 죽는 듯한, 기괴망측한 소리가 들려왔다.""부동산 투기로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르는 도깨비놀음은 이제 그칠 때도 되었다." '도깨비'는 우리나라의 민간 전설에서 동물이나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다는 잡된 귀신의 하나이다. 신통술(神通術)을 가지고 있어 사람을 홀리기도 하고 짓궂은 장난을 하기도 한다. 도깨비는 도채비·독각귀(獨脚鬼)·독갑이[狐魅]·허주(虛主)·허체(虛體)·망량(魍魎)·영감(제주도) 등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음귀(陰鬼)로서의 귀신과는 다르다.도깨비는 사람이 죽은 후에 생기는 것이 아니고, 사람들이 일상생활의 용구로 쓰다가 버린 물체에서 생성된다고 한다.즉, 헌 빗자루·짚신·부지깽이, 오래된 가구 등이 밤이 되면 도깨비로 변하여 나타나는데..

말짱 도루묵

'말짱 도루묵'이란 말은 '열심히 공들여 노력한 일이 아무런 보람도 없이 쓸모없게 되었을 때' 쓰는 표현이다. '도루묵'은 도루묵과에 속한 바닷물고기로 몸길이는 25센티미터 내외로 입과 눈이 크며, 비늘과 옆줄이 없다. 등 쪽은 황갈색에 불규칙한 어두운 갈색 무늬가 있고, 배 부분은 흰색이다. 우리나라, 일본, 캄차카 등지에 분포한다. '도루묵'의 옛 형태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청주 출토 순천 김 씨 묘 출토 간찰(16세기)에 기록된 '돌목'이다. 조항범은 이 이름이 '목'이라는 이름에 상대적으로 조잡한 생물에 붙이는 '돌-'이 붙은 것으로 추정했다.이후 발음이 변하여 조재삼의 《송낭잡지》(19세기 후반)에 '도로목(都路木)'이라는 차자 표기가 확인된다. 조선시대 초에는 도루묵을 '은어(銀魚)'로 ..

담배의 어원

"서부 영화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질겅질겅 씹듯이 눈을 갸름하게 뜨고, 멋있게 피우는 담배에 흡연을 배웠다.""자신과 남의 건강에 해를 주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취업에 불이익을 주고, 건강보험료도 증액시켜야 한다." '담배'는 명사로서, '담배'의 잎을 말려서 가공하여 피우는 물건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담배(tobacco products)' 또는 '연초(煙草)'는 마약성 기호품의 하나로, 북아메리카 원산의 가지과 식물인 담배풀 및 이를 가공하고 특수처리하여 만든 제품을 이른다. 법에서 규정하는 '담배'는 연초(궐련) 뿐 아니라 전자담배, 씹는담배, 시가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대마초와 함께 피우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대표적인 마약이다.술과 더불어 합법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마약류이다.  '..

도무지

"며느리가 외국 사람인데 매번 올 때마다 영어로 ‘샬라샬라’ 하니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학생이 괴발개발 그린 글씨는 도무지 뭐라고 썼는지 알 수가 없었다." '도무지'는 '아무리 하여도', '이러하고 저러하고 할 것 없이'란 뜻을 가진 부사어이다. 구한말에 일제에 의해 강제로 을사보호 조약이 체결되고 나라를 빼앗기게 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황현의 『매천야록(梅泉野錄)』에 보면 엄격한 가정의 윤리 도덕을 어그러 뜨렸을 때 아비가 눈물을 머금고, 그 자식에게 비밀리에 내렸던 '도모지(塗貌紙)'라는 사형(私刑)이 있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뜻도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된다.얼굴에 종이를 바른다는 뜻이다.자식을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 놓고, 물을 묻힌 조선종이, 즉 창호지를 얼굴에 몇 겁..

오무래미

"황 노인은 이가 몽땅 빠져서 오무래미가 된 입을 벌리고 사람 좋게 웃었다.""자, 선생님이 합죽이가 되자고 하면 여러분들은 ‘합’이라고 하고 조용히 하는 겁니다." '오무래미'는 비속어(卑俗語) 명사로서, '이가 다 빠져 합죽해진 입으로 늘 오물거리는 늙은이를 얕잡아 이르는 말'이다.'오무래미'는 '오므러미'로 소급하며, 이는 의태성(擬態性) 어근 '오믈'과 '어미[母]'가 결합된 어형이다. '호물때기'는 '오무래미'의 방언으로, 평안도, 함경도, 황해도에서 사용되며, '호문댕이(평안도)', '치쪼개(함경남도)', '호물떼기, 후물떼기, 흐물떼기(황해도)'로도 사용된다. '합죽이'는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말로, '이가 빠져 입과 볼이 움푹 들어간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이다.'합죽이' 역시 차별 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