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499

꼭두각시

"꼭두각시놀이는…'홍동지'라는 인물을 내세워 지배층을 욕하고 몰아세우는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그것을 우스갯거리로 만들어 지배층의 반대를 막기도 한다.""17현 가야금과 국악 관현악이 어우러지는 꼭두각시 춤인 '꼬마 각시'를 비롯, 관현악, 기타 산조, 피리 산조를 위한 협주곡, 창과 관현악 등 여러 장르의 조화로운 만남 협연이 연주된다." '꼭두각시'는 '남의 조종에 따라 주체성 없이 맹목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꼭두각시놀음에 나오는 여러 가지 모양의 인형'을 말한다.우리나라의 고대 민속 인형극인 '박첨지 놀이'에서 박첨지의 아내 역으로서, '나무를 깎아 만들어 기괴한 탈을 씌워서 노는 젊은 색시 인형'을 꼭두각시라고 한다.여기서 '각시'는 '아내'를 일컫는 말이며, '꼭두'는 옛..

곰팡이

"부직포 재질의 옷 커버는 곰팡이와 미세 먼지를 차단해 장기간 옷을 보관하는 데 유용하다.""바나나 껍질이 갈색으로 변하는 것은 곤충이나 곰팡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퀴논 화합물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곰팡이'는 '균류 중 진균류에 속한 미생물'로, 동식물에 기생하며, 음식물이나 의복 등에 붙어산다. 몸은 균사(菌絲)로 되어 있으며 일정한 형태가 없다. 대개 포자(胞子)에 의하여 무성적으로 번식하나 접합에 의한 유성 생식도 한다. 누룩곰팡이, 푸른곰팡이, 물곰팡이, 털곰팡이 등 여러 종류가 있다.  '곰팡이'는 가끔 '곰팡 나다'처럼 '곰팡'으로도 사용되기도 하는데, '팡이'라는 말은, 그리 흔히 사용되는 단어는 아니다.또한, '곰팡이'와 동일하게 사용된 단어가 또 하나 있는데, 그것은 '곰탕'이..

방귀

"우리 조상들은 방귀를 금기시했지만 풍자의 대상으로 삼기도 하였다.""아내가 아이의 배에 대고 입방귀를 불자 아이는 간지럽다며 숨이 넘어갈 정도로 웃었다." '방귀'는 '뱃속에서 음식물이 발효되면서 생기어 똥구멍으로 나오는 구린내가 나는 가스'이다.'방귀'가 표준어이지만, 실제 발음은 '방구'라고들 많이 사용한다.'방구를 꾸다'는 '방귀를 뀌다'가 올바른 표현이다. 충북 영동군 황간면 용암리 마을은 자연부락의 이름이 '누룩방구'였다.마치 누룩처럼 생긴 바위가 동네의 끝에 있어서 생긴 이름이었다.이 지방에서는 '바위'를 '방구'라고 한다.그래서 "사람이 뀌는 방구와 어떻게 구별하나" 하니, '똥뀐다'라고 한다. '바위'가 '방구'가 되는 것은, '바위'가 고어로 '바회'여서, '히읗'은 곧잘 '이응'으로도..

골탕 먹다

"새로 부대에 전입해 온 새파란 소위들은 으레 골탕을 먹곤 한다.""휴가를 떠난 사람들은 현지 민박집주인의 푸대접과 바가지요금 씌우기 때문에 골탕을 먹었다." '골탕(을) 먹다'는 '크게 곤란을 당하거나 손해를 입다'라는 뜻이다.누군가를 곤란하게 하거나 손해를 입히게 만들기 위해 자주 쓰는 말이다. '골탕'이란 원래 '소의 머릿골과 등골을 맑은 장국에 넣어 끓여 익힌 맛있는 국물을 가리키는 말'이므로, 골탕을 먹는 것은 맛있는 고기 국물을 먹는다는 말이었다.그러던 것이 '곯다'라는 말이 '골탕'과 음운이 비슷함에 따라, '골탕'이라는 말에 '곯다'라는 의미가 살아나고, 또 '먹다'라는 말에 '입다', '당하다'의 의미가 살아나서 '골탕 먹다'가 '겉으로는 멀쩡하나 속으로 남 모르는 큰 손해를 입게 되어 ..

강냉이

"주인 여자는 강냉이 같은 이빨을 쏟아 내며 요염하게 웃었다. 눈썹과 쌍꺼풀 사이가 가깝고 깊어 보였다.""옥수수를 튀기는 기계에서 뻥하는 소리와 함께 강냉이가 쏟아졌다." '강냉이'는 '옥수수 열매 또는 옥수수 낱알을 튀겨 만든 과자'를 말한다.강냉이는 식용과 사료용으로 널리 쓰인다.옥수수는 처음 아메리카 신대륙에서 재배하던 것이 유럽을 통해 전파되고, 그 후 16세기 초에 포르투갈 사람들에 의해 중국에 전해지게 되었다.그리고 우리나라에는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를 거쳐 처음으로 수입되었다.강냉이는 옥수수가 강남(중국의 양자강 이남) 땅에서 건너왔다는 지리적 배경에 의해 생긴 이름이다.

경을 치다

"비상계엄의 내란에 연관된 반국가세력의 민주주의 체제전복 위협을 시도했던 사람들은 모조리 경을 쳐야만 했다.""그 울뚝 성미를 잘 다스리지 못하면 경을 칠 일을 만나고 말지." '경을 치다'는 호된 꾸지람이나 나무람을 듣거나 벌을 받는다는 뜻이다.옛날에 밤 시간을 알리는 한 방법으로 경(更)에는 북을 치고, 점(點)에는 꽹과리를 쳐서 시간을 알렸다. 경은 하룻밤을 초경, 이경, 삼경, 사경, 오경의 다섯으로 나누었다.삼경은 지금으로 치면 밤 12시 전후이고, 이때에는 북을 28번 치는데 이것을 인정(人定)이라 하며, 인정이 되면 도성의 사대문을 걸어 잠그고 일반인의 통행을 금지시켰다. 수상한 사람이 인정 이후에 돌아다니다 순라군에게 잡히면 순포막으로 끌려가서 여러 가지 심문을 받은 후, 죄가 없으면 오경..

-님

"오신 손님 매력 주고, 가신 손님 미련 주자.""가는 님은 밉상이요, 오는 님은 곱상이다." '-님'은 '직책이나 관계를 나타내는 명사 또는 성인의 이름 뒤에 붙어, 존경의 뜻을 더하여 명사를 만드는 말', '어떤 대상을 나타내는 명사 뒤에 붙어, 이를 인격화하여 높이거나 다정스럽게 일컫는 뜻을 더하여 명사를 만드는 말'이다. 우리는 상대방을 높여 부를 때, 접미사 '-님'을 붙인다.그 옛날 형태인 '니마'는 태양신으로, '니+-마> 니마'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상응하는 '고마'는 물과 땅의 신으로서 생산을 맡는다.'니마'는 단군의 아버지 신에, '고마'는 어머니 신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임'은 따지고 보면 태양신 곧 광명의 신으로 숭앙(崇仰)되었으며, 따라서 '-님'이..

감질(疳疾) 나다

"이어 그는 바쁜 남자 친구와의 감질나는 몇 분의 전화 통화가 나에게는 삶의 오아시스라고 닭살 애정을 과시했다.""감질나게 뜸 들이지 말고 속 시원하게 다 말해 보아라." '감질(疳疾) 나다'는 자동사로서, '(무엇이) 몹시 먹고 싶거나, 가지고 싶거나 하는 애타는 마음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감질'은 '감병(疳病)'이라고도 하며, 흔히 젖이나 음식을 잘 조절하여 먹이지 못하여 생기는 어린이 병의 하나이다. 증세는 얼굴이 누렇게 뜨고, 몸이 여위며 땀이 나고, 목이 마르며 배가 불러 끓고, 시고 시원한 것을 찾으며, 영양장애나 소화불량 따위가 나타난다. 이렇게 어떤 일이 마음에 차지 않아서, 사람이 몹시 애를 태우는 심정을, '감질'의 증세에 빚대어 나타낸 말이다.

무지개

"소낙비가 지나가고 무지개가 서는 곳은 맑은 시냇물이 흘렀다.""우리 속담에 '서쪽에 무지개가 서면 소를 강가에 매지 말라'는 말은 홍수를 예상하는 뜻이다." '무지개'는 '대기 중의 많은 물방울에 햇빛 · 달빛 등이 굴절 · 반사 또는 간섭되어 생기는 광학현상'을 말한다.일반적으로는 비가 그쳤을 때 태양의 반대쪽에서 7색(色)의 광륜(光輪)으로 나타나는데, 관측자를 중심으로 태양과 반대쪽에 비가 내리고 있을 경우 그 물방울에 비친 태양광선이 물방울 안에서 반사, 굴절되어 최소편각으로 다시 나옴으로써 생성된다. '무지개'는 《용비어천가》(1447년, 50장)에 '므지게'의 형태로 처음 나타난다. 이 '므지게'는 '물'의 옛말인 '믈'과 '지게'의 합성어이다. '물자맥질> 무자맥질, 물자위> 무자위, 물좀..

노가리

" 우리는 퇴근 후에 맥주 한잔에 노가리를 안주로 씹으며 노가리를 풀곤 했다.""노가리는 항상 즐겁고, 아가리는 항상 아프다." '노가리'는 '명태의 새끼, 말이 많거나 허무맹랑한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노가리'는 명태의 새끼를 가리키는 말로, 명태는 한꺼번에 매우 많은 수의 알을 깐다고 한다. 명태가 많은 새끼를 까는 것과 같이 말이 많다는 것을 빗대어 나타낸 말이다.노가리의 수만큼이나 말을 많이 풀어놓는다는 것은, 그만큼 진실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일부 사전에 '씨를 흩뿌리는 것을 나타내는 노가리'라는 말에서 비롯했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풀이이다.흔히 '노가리 풀다', '노가리 까다'라고 하는 것으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