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506

샛별

"안면도 주민들이 가장 아낀다는 샛별 해수욕장은 파도에 밀려온 조약돌과 조개껍데기가 아름다움을 더해 주는 곳이다.""천하에 다스리는 공이 크시되 태자의 자리는 이와 다르시거늘 샛별이 낮에 돋으니.(功高天下 儲位則異 煌煌太白 當晝垂示) 天下애 功이 크샤ᄃᆡ 太子ㅿ 位 다ᄅᆞ거시늘 새벼리 나ᄌᆡ 도ᄃᆞ니." '샛별'은 '새벽에 동쪽 하늘에 매우 밝게 보이는 별'로, '어느 분야에 새로 등장한 실력 있는 신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동쪽에 제일 먼저 뜨는 별이 '샛별'이다.보통은 명성(明星)이라고 하며, 태양계의 두 번째 행성으로 태양과 달 다음으로 가장 밝은 천체인, 새벽에 동쪽 하늘에서 밝게 빛나는 '금성(金星)'을 말한다. '샛별'의 어원의 '샛'은 '새'에 'ㅅ'이 붙은 것인데, 이때의 '새'는 ..

양말과 양동이

"남편은 아내 몰래 비상금을 꼬깃꼬깃하여 양말 속에 감춰 두었다.""어머니는 부엌 잿간에 쌓인 재를 양동이에 담아서 밭으로 가져갔다." '양말'은 '실이나 섬유로 짜서 맨발에 신도록 만든 물건'을 말하고, '양동이'는 '한 손으로 들 수 있도록 손잡이를 단 들통'이다.'양말(洋襪 / 洋韈)'은 한자어에서 온 말이다.양말은 '버선'을 나타내던 한국식 한자어 '말(襪/靺)'에 서양에서 들어온 것임을 나타내는 접두사 '양(洋)-'이 붙어서 이루어진 말이다. 따라서 이 말의 본래 의미는 '서양에서 들어온 버선' 혹은 '서양 버선'인데, 현대 국어에서 '襪/靺'이 독립성이 없기 때문에 이를 따로 분석하지 않고 하나의 한자어를 이룬 것으로 보았다. 일본어 한국식 발음인 '바케스[baketsu]'도, 국어에 '동이'..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그따위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는 어디서 듣고 나불거리는 거야?""허! 살다가 별 도깨비 씻나락 까먹는 소리도 다 듣겠군. 젊은이가 박 씨 아들이라고? 박 씨가 양자 들였다는 소리는 들은 적이 없구먼."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는 '다른 사람이 잘 알아듣지 못하도록 혼자 우물우물 지껄여대는 말', '조용하게 몇 사람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비꼬아 이르는 말', '이치에 맞지 않는 엉뚱하고 쓸데없는 소리를 이르는 말'을 말한다. '씻나락'은 볍씨를 말하는데, 볍씨가 싹이 트지 않을 때 사람들이 '귀신이 까먹었다.'라고 말한 데서 유래했다.또 다른 설은 경상도 지방에서 귀신은 제사상이 허술하면 고픈 배를 채우기 위해, 광에 가서 씻나락을 까먹는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귀신에게 제삿날은 배고픔에서 진수성찬..

그렝이질

"한옥의 기둥을 세우기 위해서 목수는 우선 기둥의 흘림, 배흘림 등에 일치하도록 그레질하여 밀착시킨다.""개심사의 신검당은 누가 뭐라 해도 한국의 그렝이를 가장 대표하는 베스트 건물 중 하나이다." '그렝이질'은 '그레로 기둥이나 재목 따위에 그 놓일 자리의 바닥 높낮이에 따라 금을 그리는 일'을 말한다. 이제는 잘 쓰지 않는 우리 고유의 건축용어로 그레질은 불규칙한 면에 다른 것을 맞추는 작업이다.'그렝이질'은 발음 나는 대로 표기하기 때문에 '그레질'이라고도 하며, '그렝이법', '그렝이 기법' 등으로 불린다. 석축 쌓을 때 돌끼리 이를 맞춰 쌓기 위해 그렝이질 한다.석축에서 그렝이를 볼 수 있는 것은 위 사진 불국사 석축이 대표적이다.자연석위에 가공된 장대석을 올렸는데, 자연석의 굴곡에 맞춰, 장대..

화냥년

"속담에 '화냥년 시집 다니듯'이란 '상황과 조건에 따라 절개 없이 이리저리 붙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화냥년이니 개딸년이니 하고,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갖은 추악한 욕설을 퍼부어 가며…" '화냥년'은 '화냥'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써, 바람기가 있거나 창녀나 몸을 함부로 굴리는 문란한 여성을 비하하는 단어이다.중국에서 기녀를 가리키는 '화낭(花娘)’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 설, 정유재란과 병자호란 때 잡혀갔던 여인들을 화낭과 비슷한 발음의 환향녀(還鄕女)로 빗대 쓴 듯하다.이후 환향녀라는 말의 뜻이 정숙하지 못한 여인을 싸잡아 부르는 멸칭으로 바뀌었고, 발음도 화냥년으로 변했다. 그 외 가설들이 있는데, 양주동의 해설에 따르면, 환양(豢 기를 환, 養 기를 양)에서 유래: '환양(豢養)..

가랑비

"가랑비가 슬몃거리며 거리를 적시고 있다.""그에게 남은 것은 가랑비만 와도 비가 새는 삼간 모옥과 나막신 한 켤레뿐이었다." '가늘게 내리는 비'를 이른다. '삽우(霎雨)'나 '세우(細雨)'라고도 한다. 이슬비의 다음 단계로 여겨지기도 하고, 고전 속담으로는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라는 말이 있다. '가랑비'는 '가랑'과 '비가 합쳐져서 된 말이다.'가랑'에 대해서 '가루(粉)로 보는 견해', '가랑이(分)로 보는 견해', '안개(霧)로 보는 견해' 등 매우 다양하다. 특히 세 번째 견해는 두보의 시를 우리말로 옮긴 '두시언해(杜詩諺解)'에서 '老年花似霧中看(노년화사무중간)'을 해석에 있어,'늘근 나햇 고잔 ᄀᆞᄅᆞᄫᅵ(ᄀᆞ랏)속에 보난 닷 하다'라는 기록을 근거로 '가랑'을 안개가 확실하다고..

나발(나불)거리다

"잎사귀가 바람에 나불거리다."(자동사)"앞으로 다시 한번 그 주둥이를 나불거렸다가는 네 몸이 성하지 못할 것이다."(타동사) '나발거리다'는 '입을 가볍게 함부로 자꾸 놀리다'라는 뜻이다.규범 표기는 '나불거리다'이다. '나발거리다'의 '나발(喇叭)'은 쇠붙이로 만든 긴 대롱처럼 생긴 옛 관악기의 하나로, 위는 가늘고 끝이 퍼진 모양이다.군중(軍中)에서 호령이나 신호를 하는 데 주로 썼다.원래는 '나팔'에서 온 말로, 지금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나팔'이라는 악기와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물건이다. 나발의 소리가 크고 시끄럽다고 해서 흔히 '마구 떠벌리는, 객쩍거나 당치도 않은 소리'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구경이고 나발이고 다 소용없다'의 '나발'이 그런 경우이며, 더 나아가 '개나발'이라는 속어가 ..

꼭두각시

"꼭두각시놀이는…'홍동지'라는 인물을 내세워 지배층을 욕하고 몰아세우는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그것을 우스갯거리로 만들어 지배층의 반대를 막기도 한다.""17현 가야금과 국악 관현악이 어우러지는 꼭두각시 춤인 '꼬마 각시'를 비롯, 관현악, 기타 산조, 피리 산조를 위한 협주곡, 창과 관현악 등 여러 장르의 조화로운 만남 협연이 연주된다." '꼭두각시'는 '남의 조종에 따라 주체성 없이 맹목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꼭두각시놀음에 나오는 여러 가지 모양의 인형'을 말한다.우리나라의 고대 민속 인형극인 '박첨지 놀이'에서 박첨지의 아내 역으로서, '나무를 깎아 만들어 기괴한 탈을 씌워서 노는 젊은 색시 인형'을 꼭두각시라고 한다.여기서 '각시'는 '아내'를 일컫는 말이며, '꼭두'는 옛..

곰팡이

"부직포 재질의 옷 커버는 곰팡이와 미세 먼지를 차단해 장기간 옷을 보관하는 데 유용하다.""바나나 껍질이 갈색으로 변하는 것은 곤충이나 곰팡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퀴논 화합물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곰팡이'는 '균류 중 진균류에 속한 미생물'로, 동식물에 기생하며, 음식물이나 의복 등에 붙어산다. 몸은 균사(菌絲)로 되어 있으며 일정한 형태가 없다. 대개 포자(胞子)에 의하여 무성적으로 번식하나 접합에 의한 유성 생식도 한다. 누룩곰팡이, 푸른곰팡이, 물곰팡이, 털곰팡이 등 여러 종류가 있다.  '곰팡이'는 가끔 '곰팡 나다'처럼 '곰팡'으로도 사용되기도 하는데, '팡이'라는 말은, 그리 흔히 사용되는 단어는 아니다.또한, '곰팡이'와 동일하게 사용된 단어가 또 하나 있는데, 그것은 '곰탕'이..

방귀

"우리 조상들은 방귀를 금기시했지만 풍자의 대상으로 삼기도 하였다.""아내가 아이의 배에 대고 입방귀를 불자 아이는 간지럽다며 숨이 넘어갈 정도로 웃었다." '방귀'는 '뱃속에서 음식물이 발효되면서 생기어 똥구멍으로 나오는 구린내가 나는 가스'이다.'방귀'가 표준어이지만, 실제 발음은 '방구'라고들 많이 사용한다.'방구를 꾸다'는 '방귀를 뀌다'가 올바른 표현이다. 충북 영동군 황간면 용암리 마을은 자연부락의 이름이 '누룩방구'였다.마치 누룩처럼 생긴 바위가 동네의 끝에 있어서 생긴 이름이었다.이 지방에서는 '바위'를 '방구'라고 한다.그래서 "사람이 뀌는 방구와 어떻게 구별하나" 하니, '똥뀐다'라고 한다. '바위'가 '방구'가 되는 것은, '바위'가 고어로 '바회'여서, '히읗'은 곧잘 '이응'으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