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따위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는 어디서 듣고 나불거리는 거야?"
"허! 살다가 별 도깨비 씻나락 까먹는 소리도 다 듣겠군. 젊은이가 박 씨 아들이라고? 박 씨가 양자 들였다는 소리는 들은 적이 없구먼."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는 '다른 사람이 잘 알아듣지 못하도록 혼자 우물우물 지껄여대는 말', '조용하게 몇 사람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비꼬아 이르는 말', '이치에 맞지 않는 엉뚱하고 쓸데없는 소리를 이르는 말'을 말한다.
'씻나락'은 볍씨를 말하는데, 볍씨가 싹이 트지 않을 때 사람들이 '귀신이 까먹었다.'라고 말한 데서 유래했다.
또 다른 설은 경상도 지방에서 귀신은 제사상이 허술하면 고픈 배를 채우기 위해, 광에 가서 씻나락을 까먹는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귀신에게 제삿날은 배고픔에서 진수성찬이 펼쳐진 자리인데, 하찮은 씻나락이나 까먹을 정도면 얼마나 어이없는 상황이냐고 해서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하고 있네'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개 풀 뜯어먹는 소리', '문지방에 젖 낑기는 소리',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 등 말도 안 되는 소리, 어불성설, 개소리, 헛소리, 엉뚱한 소리와 같은 용법으로 쓰인다.
맞춤법상으로는 고유어+고유어 구성이므로, 사이시옷이 들어간 "씻나락[씬나락]"이 맞지만, '씨나락'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씨나락'은 '볍씨'의 전라남도 방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