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이 있는 오늘 4

1950년 6월 25일

​ 1950년 6월 25일 ​ 인소리(印少里 In So Ri,1922. 9. 23 ~ 2017) ​ 하늘도 땅도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새벽 4시. 38선 전선에서는 어둠을 찢는 포탄이 불을 뿜었다. 20만의 인민군은 탱크를 앞세우고 대포를 이끌고 개성에서, 고랑포에서, 동두천에서, 강릉에서, 춘천에서 38선을 넘어 남으로 침입했다. 후두둑 후두둑 먹구름 사이로는 빗방울이 떨어지고 눈앞을 가늠하기에는 아직 이른 새벽. 한국군은 앞뒤를 가릴 겨를도 없이 한 대의 탱크도 한 대의 비행기도 없이 반격을 가하기에는 너무나 열세했다 불의의 총탄에 팔이 잘리고 다리가 잘린 부상병들이 들것에 실려 가고 달구지에 실려 가는 것을 보는 사람들은 불안했다. 더구나 시시각각으로 가까워 오는 포성을 피해 모두는 안절부절 ..

이 봄, 사랑은 찾아든다

해가 바뀌고 또다시 새 풀과 꽃들이 피어나는 계절이 왔다. 봄이다. 봄은 아름답다. 기쁨이다. 황홀 그 자신이다. 마당 양지쪽을 차지한 강아지가 나른한 잠을 즐기고, 이웃 수탉의 고적한 울음소리만이 동네를 지킨다. 실개천의 물결은 반짝이며 흘러간다. 물결 따라 춤추는 나비도 느긋하다. 사방에 마음 풀리는 그윽한 풍경이 즐비하다. 하늘에도 봄노래가 떠돌고, 땅 위에도 봄내음이 감돌고, 마음에도 봄향기가 가득하여 감미롭고 황홀하다. 봄은 달콤하다. 봄은 사랑이다. 사랑의 시작이다. 사랑을 방해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랑이 찾아들면 깊은 것을 건너 높은 것도 넘고, 문이나 빗장도 모르며 모든 것의 속을 관통하며 나아간다. 눈부시고 푸르른 사랑이다. 기쁘고 명랑하게 노래하는 사랑이다. 사랑의 끝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