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 630

바람(風)(5)

기압의 변화로 일어나는 대기의 흐름. 바람은 가변성과 역동적 속성으로 인해 인간의 존재성을 일깨워주는 촉매가 되는가 하면 자유와 방황을 상징하기도 한다. 한편 바람은 수난과 역경, 시련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와는 달리 바람은 어떤 대상이나 이성에 마음이 이끌려 들뜬 상태를 의미하기도 한다.  바람이 분다마음의 뼈들이 일어선다빠른 노래도 아니다느린 노래도 아니다바람의 뿌리에서는 모든 노래가 정확하다 (돈연, '백개의 이야기· 38', "벽암록", p. 63)  아아 남자들은 모르리벌판을 뒤흔드는저 바람 속에 뛰어들면가슴 위까지 치솟아 오르네스커트 자락의 상쾌! (황인숙, '바람 부는 날이면', "슬픔이 나를 깨운다", p. 11)  바람이 분다바람에 감전된 나뭇잎들이 온몸을 떨자나무 가득 쏴아 쏴아아파도 ..

판도라

희랍신화에 사람이 천상의 불을 훔쳐다가 쓰는 것을 괘씸하게 생각하여, 천신 「제우스」가 진흙으로 「판도라」라는 미녀를 만들고 그에게 궤짝 하나를 가져다가 불 훔쳐간 이의 형에게 선사하게 하였는데, 그 궤짝 안을 열어본 즉 거기서 인생의 모든 해악(害惡)이 쏟아져 나와서 세계에 퍼져 나갔다고 한다.   原子(원자)의 다쳤든 門(문) 열렸다고 깃버할가人間(인간)의 聰明性(총명성)이 된 試驗(시험)에 臨(임)하도다「판도라」 또한 櫃(궤)짝을 밧는다면 어이리. (최남선, '原子力원자력', "육당최남선전집· 5", p. 555)  그 팔월의 파랑새는 삽시간에판도라의 箱子(상자)로 변한다 우리 앞에 나타난 해방의 使者(사자)들은다짜고짜 이 강도를 두 동강으로 가른다. (具常구상, '우리의 파랑새는 우리가', "시와..

하늘문

하늘 속으로 통하는 문. 즉 우주의 비밀로 이어진 문을 형상한 말.  하늘문을 두드립니다. 드디어 하늘문을 두드립니다. 지구의 두개골을 밟고, 두려움도 공포도 잊은 채 발가벗은 마음으로 하늘문을 두드립니다. (이성선, '38', "하늘문을 두드리며", p. 68)  모두 불이 되어하늘로 걸어 들어갔다.하얀 연기옷 입고 하늘문 열고...... (이성선, '유기물의 노래', "별까지 가면 된다", p. 50)  비 그친 뒤의 무지개도허무의 칼날도 내가 받으리니이제는 풀잎처럼 잠시 땅에 누워라.낮은 키를 더욱 낮추고하늘물에 간(肝)을 적시며. (박정만, '우후(雨後)에', "다시 눈뜬 아사달", p. 92)

태아이

낙태된 생명. 세상 구경도 못한 채로 죽은 슬픈 생명.  아이야 태아이야새가 되어 꽃가지에 앉거든네 울음도 물고 와서거기에 놓아두면두견화로 다시 피겠지 ...... 중략......늘 혼자서 떠도는 아이야해 저물녘 강에 나가면노을도 끌어다 강물에 적시며 놀거라어두워지면 그 강에별들도 띄우면서 놀거라아이야 태아이야 (김상현, '胎태아이를 위한 진혼곡', "노루는 발을 벗어 두고", p.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