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 651

하늘바래기 논

빗물에만 의지하여 농사짓는 천수답. '하늘바래기'는 하늘만 바라보고 사는 삶을 비유한 말. 조물주는 에누리가 없어 우리에게산자 수명 그 아름다운 산과눈부시게 맑은 물을 주었지만 그 대신모진 하늘바래기와가파른 돌밭 밖에 주지 않았다 (신경림, '정선아리랑', "길", p. 87) 게으르다 떼었던 하늘바래기 논네 다시 가지려무나,장리쌀 못 갚는다 빼앗았던 모래밭 돌밭그것도 네 가져라. (신경림, '쇠무지벌-횃불· 1', "남한강", p. 193)

태양꽃

태양을 꽃으로 비유한 말. 해는 하늘에도 있고 강물에도 있어서...... 천지의 맞닿음이여, 바라의 부딪침이여...... 햇덩어리 물덩어리 마음덩어리들이 부딪쳐...... 피톨 속에 피어나는 일만 덩이의 바라의 태양꽃들을 너는 보았느냐...... 목숨이여...... 핏속으로 부풀면서 터지는 희디흰 두견의 피여...... (김승희, '낙화암 벼랑 위의 태양의 바라의 춤', "왼손을 위한 협주곡", p.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