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ㅁ 36

마당질

타작. 탈곡하는 일.  가을 아침 안개 낀들판에 누런 볏단들어깨 비빈다건너 마을 멀리서마당질하는 소리 (김광규, '時祭시제', "크낙산의 마음", p. 96) 햅쌀로 담근 술을 마시고소리없이 입만 살짝 벌리고 웃기로 하자질기고 다난한 것을 골라 입에 넣고씨앗에서 처음 터져나오는 소리를 잊기로 하자오늘따라 혀끝이 몹시 아리다 (구재기, '마당질', "농업시편", p. 36)

마당심

산삼이 떼로 솟아난 것(심마니 용어). 이 운동의 결실이 얼마 후에 나타날지 모르지만 먼 훗날 마대를 짚고 노리개 앞서 데팽이나 줄멩이 또는 히게를 맞으며 산을 올라 마당심 봤다는 그 소리에 개장마니의 카랑카랑한 소리도 들릴 듯하다. 이 저 산에서 코잘맹이, 넙대, 마당너구리도 함께 솟아날 듯하다. (송수권, "남도의 맛과 멋", p. 394)

마당발¹

볼이 넓은 발. 여기저기 안 나타나는  데 없는 사람을 비유한 말. 발바닥 한번 마당발이라짚세기 따로 삼아 신어야 한다 (고은, '미제 술집 심부름꾼', "만인보· 6", p. 152) 남의 집 부엌이나 뒤란에그놈의 마당발 들여놓기 망정이지 (고은, '뻔뻔이 마누라', "만인보· 9", p. 150)  우리 마당발들이 벋디디면그 발자국으로 나머지 땅에 이어져이 동네도 나라가 되어 일어선다 (하종오, '행로', "분단동이 아비들하고 통일동이 아들들하고", p.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