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와 음악 동영상 234

사모곡(思母曲)

흐르는 곡은,Cardinals - Mama(Brandes)* * * * * * * * * * * * * * * 사모곡(思母曲)                            高巖 두 번째 번식에 들어간때까치 둥지에몰래 낳아진뻐꾸기 알. 때까치새끼보다도더 가냘픈 소리로먹이 달라 보챘던뻐꾸기새끼. 피는 못 속인다고어쩔 수없이새매 흉내 배인뻐꾸기라오. 메아리로 진실을 알고바람 되어 들리는 소문에고개 떨군뻐꾸기라오. 어미때까치가 그리워따뜻한 남쪽나라못가는뻐꾸기라오. 오늘도눈 내리는 어미무덤에목 놓아 우는뻐꾸기라오.

니체, 구시렁거리다

흐르는 곡은,Johann Sebastian Bach(요한 세바스티안 바하) - 관현악 모음곡 2번 중 제5곡 Dream Polonaise(환상의 폴로네이즈)* * * * * * * * * * * * * * * 니체, 구시렁거리다                                                         高巖 모든 것은 가고 모든 것은 온다. 탈피(脫皮) 못하는 뱀은 죽는다. 세론(世論)과 더불어 생각하는 사람은스스로 눈을 가리고, 귀에 마개를 하고 있는가.그래서 하나를 버리고 다른 것을 바라며무서운 것으로 자란 것인가. 그렇게 인비인(人非人)으로 가고 싶었는가. 인간이라는 굴레가 형벌(刑罰)인데명령과 억압으로 복종을 추구하니당신의 형(刑)을 높이는 불이 되었다. 모두가 가면을 사..

봄은 강물에 누워

흐르는 곡은,Demis Roussos(Aprodite's Child) - Spring, Summer, Winter and Fall* * * * * * * * * * * * * * * 봄은 강물에 누워     - 임진(臨津) 나루를 가며 -                                                                                  高巖 파란 하늘 구름 한 점너른 들도 오고연록(軟綠) 산도 오고숲 내음 수수꽃다리 향기. 낮닭 우는 한가한 시골길길섶 도랑물 소리 먼 곳 뻐꾸기 울음이정취(情趣)를 더해주는 그윽한 오월. 불어오는 강바람에벚꽃 잎이 눈부시게 내리고황홀한 계절은 잡아두고 싶은데아롱이는 윤슬에 누워 흐르는 봄. * 임진강:함경남도 덕원군 마식령(馬..

겨울 속에서

흐르는 곡은,​Verdi의 오페라 나부코(Nabucco)중에서 - Coro Di Schiave Ebrei(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 * * * * * * * * * * * * * 겨울 속에서                                 高巖 추운 겨울이 오면모든 이가 불쌍해 보인다. 두터운 외투칭칭 감은 목도리입, 코마저 가리고앞만 바라보는 갈 길걸음마다 가쁜 숨. 어기적거리는 움직임에얹혀져있는 삶의 무게.날지 못한 꿈이 접혀있는 구부정한 등허리.고단한 세월을 걸어온 듯 비틀거리는 두 다리. 하늘 향해 오르는 하얀 입김은구원을 바라는 애절한 기도같이 보여. 아!이 모진 추위 속에서도파릇한 새움은 기지개를 켜고얼어붙은 노래는 타오를 수 있을까.

거룩한 주군(酒君)

흐르는 곡은,​하성관 - 빙빙빙​* * * * * * * * * * * * * * * 거룩한 주군(酒君)                                          高巖 세상 촉새들의 지저귐이 시끄럽고흘기는 눈들이 흐릿할 때음침한 바람 소리 안주 삼아 마셨다. 살아 보니 그러하더라.파닥이는 어휘(語彙)들이 마구 튀어나와태산(泰山)같이 무거운 훗날을 주는 것을. 이 나이에 내 삶을 읽으면서허벌나게 세파(世波)에 두들겨 맞은서슬 같은 구절들은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푸르딩딩한 피 보신 적 있나요?멍든 가슴팍 배어 나온 녹슬은 피는봄날,푸른 물에 씻겨 가겠지.

한 해를 보내면서(* 무안 공항의 여객기 참사를 애도합니다.)

흐르는 곡은, 1. Phil Coulter - Auld Lang Syne2. Boney M - Auld Lang Syne* * * * * * * * * * * * * * * 한 해를 보내면서                                                     高巖반딧불이만 한 지혜로찬란한 별빛까지는 못 가더라도또 한 해를 배우며 살았다. 부드러운 말씨친절한 배려따뜻한 미소를 다 가지지 못했으니입을 닫고 혀를 깊숙이 간직하리라. 저물기 때문에 새벽의 탄생이 있고밝음이 있기에 어둠이 사라진다.나이는 모든 것을 훔치나마음만은 뺏기지 말아야겠다. 행복은 나를 사랑할 때 찾아오므로.

갈대의 사랑

흐르는 곡은, 윤세원 - 숨어 우는 바람소리 * * * * * * * * * * * * * * * 갈대의 사랑                                            高巖 내 너를 그리워함에 있어욕망 따위는 추호도 없이산처럼 물처럼 바람처럼 네 영혼의 잔해처럼 살다 가려 했다. 빗줄기에 살랑이는 여름 아침에이슬방울에 빛나는 햇살 속에한들한들 하늘거리며푸른 창대를 잡고 있었다. 자기 아집(我執)대로 세상 산다는 게연록의 향기와 섶비빔질 앞에서나직나직 속삭이는 청강(淸江)의 소리에늘 맞대던 풀벌레와 짱뚱어가 부러웠다. 내 추억 속에 당신을 가둬두고화사한 솜털의 간판을 달고흔들리기 위해 속을 비워 두었으나너 아닌 사랑은 부러지기만 한다.

대봉감[大峯柹]

흐르는 곡은, Alpenfrieden Buam - Du warst wie ein Bruder * * * * * * * * * * * * * * * 대봉감[大峯柹] 高巖우리의 봄은언제나 남쪽에서 왔으며어둠은 북쪽에서 시작되었다. 떫고 설익은 풋감이여린 잎들의 눈물을 받아꽃의 밝음을 얻어먹으며 누구나 올려다보길 바라는번드르 윤기 나는 햇살 아래맨 꼭대기에 섰구나. 너그러운 농부는 따기 힘들어 남겨둔 것이 아니라하늘의 뜻을 알고 남겨두었지. 빛나게 잘 익었어도어차피 너는 까치밥.

12월을 헤는 바람

흐르는 곡은, 지은아 - 향수에 젖어서 * * * * * * * * * * * * * * * 12월을 헤는 바람                                                     高巖 아직, 갈 길이 먼데동화(童話)처럼 울리는 저녁 종소리가 있어서성이고흔들리며메우듯이 왔던이 길에 서서숨을 고른다. 아직, 밖은 시린데옷섶에 배인 따스한 체온 지키며무성하게 엉켰던잎들을 털어내고나를 씻으며나를 닦으며더 가야 할 길. 아직, 밖은 어두운데새벽이 단추를 끄를 때가 되었다고풋풋한 풀 내음과오롯한 오솔길강물 위를 떠 있는유유한 흰 구름이보일 듯하여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