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와 음악 동영상 226

대봉감(大峯柹)

흐르는 곡은, Alpenfrieden Buam - Du warst wie ein Bruder * * * * * * * * * * * * * * * 대봉감(大峯柹)                                                     高巖우리의 봄은언제나 남쪽에서 왔으며어둠은 북쪽에서 시작되었다. 떫고 설익은 풋감이여린 잎들의 눈물을 받아꽃의 밝음을 얻어먹으며 누구나 올려다보길 바라는번드르 윤기 나는 햇살 아래맨 꼭대기에 섰구나. 너그러운 농부는 따기 힘들어 남겨둔 것이 아니라하늘의 뜻을 알고 남겨두었지. 빛나게 잘 익었어도어차피 너는 까치밥.

12월을 헤는 바람

흐르는 곡은, 지은아 - 향수에 젖어서 * * * * * * * * * * * * * * * 12월을 헤는 바람                                                     高巖 아직, 갈 길이 먼데동화(童話)처럼 울리는 저녁 종소리가 있어서성이고흔들리며메우듯이 왔던이 길에 서서숨을 고른다. 아직, 밖은 시린데옷섶에 배인 따스한 체온 지키며무성하게 엉켰던잎들을 털어내고나를 씻으며나를 닦으며더 가야 할 길. 아직, 밖은 어두운데새벽이 단추를 끄를 때가 되었다고풋풋한 풀 내음과오롯한 오솔길강물 위를 떠 있는유유한 흰 구름이보일 듯하여 가야 한다.

겨울로 가는 영혼

흐르는 곡은, 심진 스님 - 무상초 * * * * * * * * * * * * * * * 겨울로 가는 영혼                                     高巖 아름다운 세상을그려왔던 꿈,다 그리지도 못할 것 같아건전한 생각,튼튼한 정신바른 행동도세상을 보듬고 업고 사는 길힘들지등지고 살아 봐 장국밥 한 그릇으로하루를 맡기는 노동의 새벽은그래도 살아있음을 느끼고빈 논,허수아비가 걸친 옷이 더 새것이라빌려 입고 길 가오.

반영(反影)

흐르는 곡은, Jeane Manson & C'Delagrange - Les Larmes Aux Yeux(흘러내리는 눈물) * * * * * * * * * * * * * * * 반영(反影)                                                           高巖지나온 시간은 행복만 보이는 것 같다.기억의 갈피마다 행복한 시절이 잉태되어 있고,고만고만한 밝음들이 출렁이고 있다. 저 수면에 반사되는 빛은 어두움의 원류인가.오래 전의 아름다움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거짓 표정은 아니지만 뭔가 굴절되어 있는진지하지 못한 어설픈 표정... 사라졌던 날들이 신기루처럼 다가온다.시선을 따라가지 못하는 추억들이조각조각 내 몸에 박히고 있다.

단풍 기행(丹楓 紀行)

흐르는 곡은, Louis Prima - I Want Some Lovin * * * * * * * * * * * * * * *단풍 기행(丹楓 紀行)                                                                         高巖 단풍빛 쏟아지는 숲하늘을 하냥 뒹굴고 왔습니다. 숲의 단풍도 가을 아래서는 별이었고 꽃이었습니다. 꽃숲의 바람은 노래였고 흩날리는 별잎은 춤이었습니다. 단풍 든 이 마음은 출렁이는 바다였습니다.

껍질

흐르는 곡은, Bahr - Question of Color * * * * * * * * * * * * * * *  껍질 - 양파를 벗기면서 -                                            高巖화사한 화장의 무늬 뒤로탱탱한 청춘의 볼 속으로허연 이를 드러낸 예쁜 해골 겉을 보고 속을 어이 알 수 있겠소. 발가벗은 여인 향해어둠 속에서 일어서는 몸들이여!욕념(欲念)을 채우고서 허물어지는 껍질이여!겉보기가 속보기가 되고,속 알기가 겉핥기가 되고,알이 빠져나가고속을 잃어버렸는데무엇이 겉이요.무엇이 속이요.몸이 마음이고 마음이 몸인데. 달은 빛을 빌려 빛나고세상은 눈을 뜨고도 꿈을 꾸네.껍데기속의 껍데기그 아찔한 허망(虛妄).

나는 행복 공사 중

흐르는 곡은, Luis Cobos - Capricho Ruso(러시아의 변덕)* * * * * * * * * * * * * * * 나는 행복 공사 중                                                                高巖건강한 육체아름다운 몸매나이가 삶의 변수(變數)에서 배제(排擠)되는 시간. 숨가쁜 것은내 심장이 폐활량을 크게 해주기 위함이요. 땀방울이 솟는 것은몸구석구석 노폐물을 내보내기 위함이요. 근육들이 아픈 것은아름답고 튼튼한 살과 힘줄을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음입니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죽을 때까지 성장하는 것. 성장통의 고통은자존감을 불어넣고나의 가치를 높이는 선물. 성격은 활기차고, 담대해지고몸은 예술이 되지요.그럼으로 행복해 질수 있는 겁니..

어떤 등산

흐르는 곡은, 김훈 - 메아리 * * * * * * * * * * * * * * * 어떤 등산                                高巖 오메 저 산 몸살 나겄네작작 올라 다니랑께사람이 단풍이여 올라갈 땐 홀로자연 속에서 나를 만나내려올 땐 쌍쌍 입산할 땐 등산객자연의 향기에 취하다하산할 땐 모주꾼 바위 위의 다람쥐잔뜩 부은 볼을 씰룩거리고 있다.오물(汚物)오물(汚物)......

나는 취업중

흐르는 곡은, 한스밴드 - 오락실 * * * * * * * * * * * * * * * 나는 취업 중                            高巖 외모는 40대,체력은 30대,업무능력은 타짜¹. 전적(前績)만 남을 것 같은 세상에오늘도 이력서를 들고 나선다. 인간의 탈을 쓰고 있음에 새삼 감사한다.내일 없는 오늘을 살아야 한다. 따뜻한 바람이 불면 아프다.몹시 아프다. ¹ 타짜 : 노름판에서, 남을 잘 속이는 재주를 가진 사람.            특정 분야에서 기술이나 실력이 매우 뛰어난 사람.            고수(高手), 기술자.

추성부(秋聲賦 : 가을 소리)

흐르는 곡은, 하남석 - 바람에 실려 * * * * * * * * * * * * * * * 추성부(秋聲賦 : 가을 소리)                                           高巖도다닥 도다닥누가 오는 소리인고?이 푸른 새벽문 두드리는 소리는.아하, 바람이 몰고 가는 빗소리였구나. 휘이흐 흑흑휘누가 우는 소리인고?이른 잠 깨운양철지붕 위 흐느낌은.아하, 바람에 실려 가는 가을 소리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