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와 음악 동영상 238

오리와 오리구름

흐르는 곡은, Al Bano & Romina Power - Il Balo Del Qua Qua(오리들의 춤) * * * * * * * * * * * * * * * 오리와 오리구름                                                                                 高巖 허우룩한 봄날파란 하늘이 내려앉은잔잔한 수면에오리구름 외로이 떠 있네. 호숫가 청답(靑踏)하던 오리뽀얀 깃털 노란 발넓적한 부리괘액 괘액꽁지 흔들며물로 들어선다. 오리구름 본 듯 만 듯유유히 지나치니비껴가는 잔물결에오리구름 퍼덕이고 있구나.

자주 보는 꿈

흐르는 곡은, Wolfgang Amadeus Mozart의 교향곡 40번 1악장의 주제를 변주한 곡, Sylvie Vartan - Caro Mozart(친애하는 모짜르트) * * * * * * * * * * * * * * * 자주 보는 꿈                                                                                  高巖 밭두렁 길을 걸어오고 있다.흙을 어루만지는 봄 햇살이 뜨겁다.얼마나 굶고 걸었는지 모른다. 어디서부터 오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다 헤진 도포에 찢어진 갓을 쓰고.이 밭만 지나면 내 초막으로 접어드는 산길인데. 예닐곱 마리의 승냥이가 언제부턴가 따라왔다.놈들도 며칠을 굶었을 게다.나를 따라온 지 며칠째다. 갈증이 심하다.힘..

도자(道者)를 생각하며

흐르는 곡은, Wolfgang Amadeus Mozart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영화 Elvira Madrigan엘비라 마디간 주제곡) * * * * * * * * * * * * * * * 도자(道者)를 생각하며                                                高巖 바다를 뒤로 하고 떠나옵니다.돌아오면 항상 선명합니다.바다가 생각납니다.한 사람을 생각합니다. 푸른 바다 따스한 배려눈부신 햇살 환한 얼굴출렁이던 파도 설레던 기쁨시원했던 바람 절제된 마음불꽃놀이와 La cumparsita 규칙은 만드는 게 아니라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관습을 지켜야 하는 현실도덕을 두려워하는 양심세상을 등지고 싶지 않은 삶세속을 떠나 무상(無相)으로 환원하고픈 갈등 그런데그런데나머지..

무위자연(無爲自然)

흐르는 곡은, Wilma Goich - In Un Fiore(꽃의 속삭임) * * * * * * * * * * * * * * * 무위자연(無爲自然)                                                  高巖  살아 보니 그러하더라. 산다는 것 자체가고뇌(苦惱)이고, 고독(孤獨)인걸.혹시나 하면 역시나. 돌처럼, 물처럼,구르는 대로, 흐르는 대로가야 하더라. 인생에, 사랑에,답도 없고, 대책도 없는 것.답이 있다면 누가 현실에 살겠는가. 살다 보니 알겠더라.남은 날들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미지(未知)의 길, 불확실의 세계.태양이 뜨고, 자연이 숨 쉬는 한,이게 행복이라는 불씨로 평생 사는 거야.  * 무위자연(無爲自然) : 사람의 힘을 더하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   ..

사모곡(思母曲)

흐르는 곡은,Cardinals - Mama(Brandes)* * * * * * * * * * * * * * * 사모곡(思母曲)                            高巖 두 번째 번식에 들어간때까치 둥지에몰래 낳아진뻐꾸기 알. 때까치새끼보다도더 가냘픈 소리로먹이 달라 보챘던뻐꾸기새끼. 피는 못 속인다고어쩔 수없이새매 흉내 배인뻐꾸기라오. 메아리로 진실을 알고바람 되어 들리는 소문에고개 떨군뻐꾸기라오. 어미때까치가 그리워따뜻한 남쪽나라못가는뻐꾸기라오. 오늘도눈 내리는 어미무덤에목 놓아 우는뻐꾸기라오.

니체, 구시렁거리다

흐르는 곡은,Johann Sebastian Bach(요한 세바스티안 바하) - 관현악 모음곡 2번 중 제5곡 Dream Polonaise(환상의 폴로네이즈)* * * * * * * * * * * * * * * 니체, 구시렁거리다                                                         高巖 모든 것은 가고 모든 것은 온다. 탈피(脫皮) 못하는 뱀은 죽는다. 세론(世論)과 더불어 생각하는 사람은스스로 눈을 가리고, 귀에 마개를 하고 있는가.그래서 하나를 버리고 다른 것을 바라며무서운 것으로 자란 것인가. 그렇게 인비인(人非人)으로 가고 싶었는가. 인간이라는 굴레가 형벌(刑罰)인데명령과 억압으로 복종을 추구하니당신의 형(刑)을 높이는 불이 되었다. 모두가 가면을 사..

봄은 강물에 누워

흐르는 곡은,Demis Roussos(Aprodite's Child) - Spring, Summer, Winter and Fall* * * * * * * * * * * * * * * 봄은 강물에 누워     - 임진(臨津) 나루를 가며 -                                                                                  高巖 파란 하늘 구름 한 점너른 들도 오고연록(軟綠) 산도 오고숲 내음 수수꽃다리 향기. 낮닭 우는 한가한 시골길길섶 도랑물 소리 먼 곳 뻐꾸기 울음이정취(情趣)를 더해주는 그윽한 오월. 불어오는 강바람에벚꽃 잎이 눈부시게 내리고황홀한 계절은 잡아두고 싶은데아롱이는 윤슬에 누워 흐르는 봄. * 임진강:함경남도 덕원군 마식령(馬..

겨울 속에서

흐르는 곡은,​Verdi의 오페라 나부코(Nabucco)중에서 - Coro Di Schiave Ebrei(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 * * * * * * * * * * * * * 겨울 속에서                                 高巖 추운 겨울이 오면모든 이가 불쌍해 보인다. 두터운 외투칭칭 감은 목도리입, 코마저 가리고앞만 바라보는 갈 길걸음마다 가쁜 숨. 어기적거리는 움직임에얹혀져있는 삶의 무게.날지 못한 꿈이 접혀있는 구부정한 등허리.고단한 세월을 걸어온 듯 비틀거리는 두 다리. 하늘 향해 오르는 하얀 입김은구원을 바라는 애절한 기도같이 보여. 아!이 모진 추위 속에서도파릇한 새움은 기지개를 켜고얼어붙은 노래는 타오를 수 있을까.

거룩한 주군(酒君)

흐르는 곡은,​하성관 - 빙빙빙​* * * * * * * * * * * * * * * 거룩한 주군(酒君)                                          高巖 세상 촉새들의 지저귐이 시끄럽고흘기는 눈들이 흐릿할 때음침한 바람 소리 안주 삼아 마셨다. 살아 보니 그러하더라.파닥이는 어휘(語彙)들이 마구 튀어나와태산(泰山)같이 무거운 훗날을 주는 것을. 이 나이에 내 삶을 읽으면서허벌나게 세파(世波)에 두들겨 맞은서슬 같은 구절들은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푸르딩딩한 피 보신 적 있나요?멍든 가슴팍 배어 나온 녹슬은 피는봄날,푸른 물에 씻겨 가겠지.

한 해를 보내면서(* 무안 공항의 여객기 참사를 애도합니다.)

흐르는 곡은, 1. Phil Coulter - Auld Lang Syne2. Boney M - Auld Lang Syne* * * * * * * * * * * * * * * 한 해를 보내면서                                                     高巖반딧불이만 한 지혜로찬란한 별빛까지는 못 가더라도또 한 해를 배우며 살았다. 부드러운 말씨친절한 배려따뜻한 미소를 다 가지지 못했으니입을 닫고 혀를 깊숙이 간직하리라. 저물기 때문에 새벽의 탄생이 있고밝음이 있기에 어둠이 사라진다.나이는 모든 것을 훔치나마음만은 뺏기지 말아야겠다. 행복은 나를 사랑할 때 찾아오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