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ㅎ 49

하늘바래기 논

빗물에만 의지하여 농사짓는 천수답. '하늘바래기'는 하늘만 바라보고 사는 삶을 비유한 말. 조물주는 에누리가 없어 우리에게산자 수명 그 아름다운 산과눈부시게 맑은 물을 주었지만 그 대신모진 하늘바래기와가파른 돌밭 밖에 주지 않았다 (신경림, '정선아리랑', "길", p. 87) 게으르다 떼었던 하늘바래기 논네 다시 가지려무나,장리쌀 못 갚는다 빼앗았던 모래밭 돌밭그것도 네 가져라. (신경림, '쇠무지벌-횃불· 1', "남한강", p. 193)

하늘문

하늘 속으로 통하는 문. 즉 우주의 비밀로 이어진 문을 형상한 말.  하늘문을 두드립니다. 드디어 하늘문을 두드립니다. 지구의 두개골을 밟고, 두려움도 공포도 잊은 채 발가벗은 마음으로 하늘문을 두드립니다. (이성선, '38', "하늘문을 두드리며", p. 68)  모두 불이 되어하늘로 걸어 들어갔다.하얀 연기옷 입고 하늘문 열고...... (이성선, '유기물의 노래', "별까지 가면 된다", p. 50)  비 그친 뒤의 무지개도허무의 칼날도 내가 받으리니이제는 풀잎처럼 잠시 땅에 누워라.낮은 키를 더욱 낮추고하늘물에 간(肝)을 적시며. (박정만, '우후(雨後)에', "다시 눈뜬 아사달", p. 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