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ㅎ 36

하관(下棺)

​ 관을 무덤 속의 광중으로 내림. 죽음으로 인한 이별을 상징하는 말. ​ 관이 내렸다. 깊은 가슴 안에 밧줄로 달아내리듯. 주여 용납하옵소서. 머리 맡에 성경을 얹어 주고 나는 옷자락에 흙을 받아 좌르르 하직했다. 그 후로 그를 꿈에서 만났다. 턱이 긴 얼굴이 나를 돌아보고 형님! 불렀다. 오오냐. 나는 전신으로 대답했다. 그래도 그는 못 들었으리라. 이제 네 음성을 나만 듣는 여기는 눈과 비가 오는 세상. 너는 어디로 갔느냐. 그 어질고 안스럽고 다정한 눈짓을 하고 형님! 부르는 목소리는 들리는데 내 목소리는 미치지 못하는. 다만 여기는 열매가 떨어지면 툭하는 소리가 들리는 세상. (박목월, '하관', "난 기타", ) ​ ​ 볏가리 하나하나 걷힌 논두렁 남은 발자국에 딩구는 우렁껍질 수레바퀴로 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