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하나 열린 오월 빛깔, 서늘한, 시간 이제는 부를 수 없는 것, 뜨겁게 입안에서 들린다. 다시금, 그 누구의 목소리도 없고, 아파 오는 안구의 밑바닥. 눈꺼풀은 가로막지 않고, 속눈썹은 들어오는 것을 헤아리지 않는다. 눈물 반 방울, 한층 도수 높은 렌즈, 흔들리며, 너에게 모습들을 전해 준다. * 눈 하나 : Ein Auge 첼란의 시에서 빈번히 나오는 고통의 심상이다. 감기지 못한 눈, 뜬 채로 굳어진 눈, 생명의 물기를 잃어버린 눈, 본 것이 준 고통이 각막에 지워지지 않은 상흔으로 남아 지층에 총총히 박혀있는 눈 등. 이 시는 에 수록되어 있다. * * * * * * * * * * * * * * * * 파울 첼란(Paul Celan, 본명: 파울 안첼 Paul Antschel, 1920년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