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와 음악 동영상 226

처음 가는 날 외롭지 않았으면

흐르는 곡은, Yves Montand - Les Feuilles Mortes(고엽) * * * * * * * * * * * * * * * 처음 가는 날 외롭지 않았으면 高巖 시인 장 콕토와 가수 에디트 피아프가 같은 해 같은 날 죽었단다 콕토가 조금 먼저. 글도 예술도 재능 많던 남자 노래마다 사랑받던 여자 재능만큼 사랑만큼 고독도 더 깊었던 그들. 풍요 속의 빈곤 군중 속의 고독. 역시 많아서 넘치는 것일까 양명(揚名)은 외로움을 동반하는 것일까. 외로운 세상에서 처음 가는 날 외롭지 않았겠지. * 장 콕토(Jean Cocteau 1889-1963) : 프랑스 시인, 평론가, 소설가, 희곡작가, 발레극본작가, 시나리오작가, 화가, 영화감독. 최후까지 영원한 예술가였지만, 너무 다각적인 재능으로 높은 평..

홀로 가는 길

흐르는 곡은, Chris Spheeris - Eros * * * * * * * * * * * * * * * 홀로 가는 길                                古巖 둘이 왔던 길나 홀로 가야만 하는가시린 바람 어이 맞으라고내려앉는 하늘 어떻게 받치라고이렇게 가는가그대. 웃으며 다녔던 길울면서 가야만 하는가저 긴 날 어이 보내라고나 닮은 네 마음 어떻게 잊으라고이렇게 가는가그대.

장닭, 빗속에 울다

흐르는 곡은, 에보니스(Ebonys:윤영민&최기원) - 영원히 사랑하리 * * * * * * * * * * * * * * * 장닭, 빗속에 울다                                              古巖 바람에 밀린 비가거리의 소음을 흡입하는데 꼬끼요검은 울음 길게 내 뿜는어린이집 장닭만이한 낮의 침묵을 허무네 바뀌어진 자유가 그리워혼자 지켜온 시간이 서러워 아니요외로움을 덜려고 웃어 보았어웃음소리에 행복이 들여다 보고울음소리에 불행이 들여다 본다기에웃었지웃어도 운다고만 하더군 알아줘눈물마저 마른 울음은새벽으로 깨던 노래였음을두 발은 땅에 있지만하늘을 날던 때가 있었음을 지저귀는 노래에죽지 큰 날개 달고툭 트인 하늘날고 싶어

가을 기도

흐르는 곡은, 방미 - 올가을엔 사랑할거야 * * * * * * * * * * * * * * *       가을 기도                                     古巖 눈물 같은 땀인지땀 같은 눈물인지범벅되어 여름을 달려왔습니다식은 등어리가 시립니다메말랐던 가슴 한 구석에 소금만 하얗게 남습니다버걱대던 아픔이 말씀되어 솟구칩니다 겸손한 기도가 필요한 지금내 조그마한 마음에 넉넉함을 부어 주소서너무 꽉꽉 채워온 것 같은 지난날알뜰하게 챙겨 가져온 것이죄스러워짐을 어찌 하오리까 손해 보지 않으려고 타인의 몫까지 담지는 않았는지내 짐 무겁다고 남에게 더 얹지는 않았는지무섭게 살아온 것은 아닌지 두리 뭉실약간 모자란 듯반듯한 삶보다 빈 듯한 삶 살아가게 하소서이 가을에.

사랑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나를 갖는 것

흐르는 곡은, Semino Rossi - Solo Hay Una Para Mi(오직 나만을 위해 있어주오) * * * * * * * * * * * * * * * 사랑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나를 갖는 것 古岩 나는 가진 게 참 많습니다. 삶을 알만한 나이를 가졌고 나이보다 나아 보이는 건강을 가졌고 무엇보다도 더 좋은 것은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사랑을 꿈꾸는 이의 눈빛 사랑하는 이의 가슴소리 이 어찌 설레는 소중함 아니겠습니까. 내 마음에 그대를 두고 살아간다는 것은 또 하나의 나를 갖는 것. 살아있는 날의 축복인 것입니다.

바다

흐르는 곡은, Poco - Sea Of Heartbreak(상심의 바다) * * * * * * * * * * * * * * * 바다                                   古巖 세차게 쏟아지며세상 소음(騷音)도모두 다 쓸어버리는 장맛비에네 잔물결이 그대로 다독거리고. 대지를 울리며산을 허물며거센 홍수로 달려온 강물도네 앞에서는 그대로 잠잠하더라. 잠들지 못하고발붙일 곳 없는이 머릿속의 얽힌 상념(想念)도네 앞에서는 그대로 맑아지더라. 바다, 너는 언제나베풂의 도량(度量),노을 지는 속 깊은 바다에깃 잃은 새는 파도와 축문(祝文)을 읊는다.

여름을 만나고 가는 비

흐르는 곡은, 유심초 - 너와 나의 석별 * * * * * * * * * * * * * * * 여름을 만나고 가는 비                 1 충동적으로 내리는 비는소리를 잘 포장하여 내린다.기억을 포장하고풀리지 않는 언어와 시간의 의미를 들려준다.사람 다니던 길에차가 달리던 도로에바람 실은 은비늘의 춤판이 벌어진다.쪼잔한 잔소리 건강한 수다도 함몰된처절하게 감동적인 음악이 연주된다.살아 움직이는 소리가 보인다.                  2 푸른 환상에 지친 구름바다가주렁주렁 영근 음표들을 풀어가고 있다.도는 시간의 그림자를 밟고연두 빛 저고리에흰 치마 기녀들의 가무는옥뜰을 지나 저잣거리로다시 저잣거리를 지나 옥뜰로 이어진다.좁은 방, 방음된 창문을 활짝 열고내 여린 열두 줄 가얏고는장단을 ..

퀴어 문화 축제

흐르는 곡은,Paul Mauriat - Love Is Blue* * * * * * * * * * * * * * 퀴어 문화 축제                                                古岩 이명신 그날 에덴동산엔 비가 내리지 않았다. 성악과(性惡果)에 독(毒)을 묻힌유혹은 땅에 내려와 변신(變身)을 하고,이브는 그것을 먹었다. 찰~ 찰~ 찰싹! 찰싹!엉덩이가 찰지구나~아무 생각 없어~하잔 말도 안 해.달란 소리도 안 해.그저 줬으면~ 해. 조ㅈ 서면 뭐 하게?비역질도 못하는 고개 숙인 몸가락.   * 퀴어 문화 축제 : 매년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성 소수자들의 문화 축제.* 몸가락 : 손가락 발가락처럼 몸 중심에 있는 남자 성기(북한어).

가족(家族)

흐르는 곡은, 김도훈 - 숨 * * * * * * * * * * * * * * * 가족(家族) 古岩 이명신 나도 한때 남부럽지 않은 때가 있었다. 한여름 바다로 산으로 돌더니 나를 놔두고 가족들이 떠났다.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달궈진 아스팔트 국도(國道)를 가족의 자동차를 따라 죽어라 뛰었다. “주인님 같이 가요.” 싸늘한 에어컨의 물방울 자국만 남기고 그들은 그렇게 떠났다. 그 먼 곳을 찾아갈 수 없었다. 이렇게 떠돌아다니며 쓰레기 봉지를 뒤지며 밤에는 들로 산으로 도망 다녔다. 가을이 오고 겨울이 왔다. 어느덧 가족은 밤하늘의 먼 별로 사라지고 서러운 내 울음소리는 밤공기를 가르며 하늘로 하늘로 퍼져갔다. 찬 이슬을 덮고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 ‘왜 나를 버렸을까?’ 지나간 행복하고 즐거웠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