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와 음악 동영상 210

스치는 바람에도 억새는 뒤척인다

흐르는 곡은, 1. 원곡 : Majorie Noël(마조리 노엘) - Dans Le Meme Wagon(사랑은 기차를 타고) 2. 번안가요 : 케리부룩 - 사랑은 기차를 타고 ------------------------------------------------- 스치는 바람에도 억새는 뒤척인다 古岩 아침 산책길에 마주치는 그녀, 언제나 가볍고 경쾌하게 달린다. 꽃봉오리의 미소를 머금고 달려오는 모습에 무거웠던 발길이 날개를 단다. 말꼬리 치듯 흔들리는 뒷머리에 말없이 걷던 외로움이 겅중겅중 뛰누나. 슬그미 다가오는 이 기쁨, 기다림도 스스럼도 없는 이 두근거림은 무엇인가? 길섶의 풀잎들에게 설렘 들킬 것 같아 넋을 찾는 발걸음이 빨라진다.

먼저 가는 당신에게

흐르는 곡은, ​ 박강수 - 만남(Live) ​ ====================== ​ 먼저 가는 당신에게 高巖 만나기도 힘들었어요. 멀리서 오는 것도 약속장소 찾는 것도 시간에 쫓겨 차(車)들로 막혀 약속 시간에 오는 것도 힘들었겠지요. 만남에 의미가 있었겠지요. 약속에 의무가 있었겠지요. 기대에 부담이 있었겠지요. 일이 생겨서 하던 일이 남아서 이해합니다. 분위기에 익숙지 않아 군중 속의 고독이 느껴져 떠나고 싶은 마음 이해합니다. 항상 스치듯 떠나는 당신 아니겠지요. 홀로 남겨진 존재가 된다는 것 너무 서럽습니다. 잊혀져도 좋은 사람 기다리지 않아도 좋을 사람 영양가(營養價) 없는 존재 돌아오지 않을 길가는 당신 이해합니다. 생전(生前)에 남겨진 사람은 떠나간 사람 추억 먹고살겠지만 같이 있다..

묘비명 915

흐르는 곡은,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군가 - 사나이 한목숨 -------------------------------- 묘비명 915 高巖 915 이등중사 이철화 단기 4285년 8월 16일 고성지구에서 전사 48년만에 이 곳을 왔습니다 긴 세월의 밤과 낮을 넘고 잠재울 수 없는 그리움의 숨결이 솟아 올라 작열하는 여름의 포연에 산화하신 그 날후 님의 동생 피를 얻어 5년후 태어났습니다 유난히 효성스러웠다는 당신 어리숙할 정도로 착하셨다는 당신 님의 어머님은 절 항상 당신과 같다고 뺏다고 힘과 꿈을 흘려 넣었습니다 님의 어머님은 당신과 저를 무척 사랑하셨습니다 제게 베푼 사랑을 알기에 님의 사랑을 가늠할 수 있지요 9살때부터 동작동을 어김없이 찾았습니다 님의 자리는 따뜻했고 항상 행복했습니다 아쉬움에 얼룩..

또다시 너를 그리며 - 사랑 회복기 -

흐르는 곡은, Melanie Safka - The Saddest Thing(RainingVersion) -------------------------------- 또다시 너를 그리며 - 사랑 회복기 - 古巖 당신 속으로 난 길을 걸어가기로 하였습니다. 여윈 미소가 시간 속으로 녹아내리고 지울 수 없는 이야기들이 여물지 못하여 시들어 있고 회오(悔悟)의 아픔이 뼈서리 치고 있는 그 길을. 있는 힘을 다해 가도 가도 없는 길 볼 수도 잡을 수도 없는 길 돌아오지 않는 길에 어둠을 토해 놓고 영혼의 씨앗을 심을 곳을 찾아 생명의 꼬투리를 챙겨 이제 미로는 보이지 않을 겁니다. 밤새 캐던 어둠, 상처가 마르는 아픔, 창을 닫고도 두려워 커튼을 치는, 문을 열지 않겠다던, 다시는 보지 않겠다던 마음의 다짐, 이제..

큰 사랑

흐르는 곡은, 1. Johnny Horton - All For The Love Of A Girl 2. 김세환 - 태산을 넘어 험곡에 가도 3. 보현스님 - 바라밀을 향하여 4. John The Whistler - I'm In Love 5. 노사연 - 나같은 죄인 살리신 6. 김동아 - 구인사의 범종 ------------------------------------------ 큰 사랑 高巖 깨끗한 물 신선한 공기 따사로운 햇살 사랑스런 그대가 없으면 나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영원히 살 수 없는 삶의 바다를 혼자 건너기에 너무 외롭고 고독합니다. 내 힘으로는 할 수 없는 것이 너무 많으며 내 마음의 문은 닫혀있고 내 지혜의 눈은 감겨 있습니다. 먹고 자고 일하는 것이 산다는 의미라면 내 의미의 의미는 당신..

아버지 산소를 가며

흐르는 곡은, 1. 원곡: Paul Anka - Papa 2. 번안곡: 권태수 - 파파 --------------------------------------------- 아버지 산소를 가며 古巖 화창한 한여름 밤꽃이 활짝 핀 야트막한 동산 아래 고요한 마을 학교 가고 논밭으로 일 나간 한낮의 빈 마을엔 대문 앞에 길게 늘어져 졸고 있는 개 두 마리가 정지된 풍경을 채우고 있다. 짙은 풀 향을 그득 머금은 바람이 스쳐 간다. 어느 집에서 울리는 괘종시계 소리가 마을 길을 나와 멀리 산자락을 돌아간다. 밀폐되었던 가슴 한구석이 그 어릴 적 살았던 동구 밖 논두렁을 달려간다. 아부제~ '콩알탄' 모자를 쓰고 생시의 모습으로 논일을 하시는 그 모습 왔냐 힘들제? 나의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격려해 주시던 말씀 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