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와 음악 동영상 210

처음 가는 날 외롭지 않았으면

처음 가는 날 외롭지 않았으면 高巖 시인 장 콕토와 가수 에디트 피아프가 같은 해 같은 날 죽었단다 콕토가 조금 먼저. 글도 예술도 재능 많던 남자 노래마다 사랑받던 여자 재능만큼 사랑만큼 고독도 더 깊었던 그들. 풍요 속의 빈곤 군중 속의 고독. 역시 많아서 넘치는 것일까 양명(揚名)은 외로움을 동반하는 것일까. 외로운 세상에서 처음 가는 날 외롭지 않았겠다. * 장 콕토(Jean Cocteau 1889-1963) : 프랑스 시인, 평론가, 소설가, 희곡작가, 발레극본작가, 시나리오작가, 화가, 영화감독. 최후까지 영원한 예술가였지만, 너무 다각적인 재능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였고, 자신이 “대중은 오해를 통해서만 시인을 사랑한다”라고 쓴 것처럼 오해의 명성에 싸인 고독한 시인이었다. * 에디트 피..

두고 온 슬픔

두고 온 슬픔 눈이 질펀한 명동성당 앞의 동냥노래 부르는 맹인부부 무작정 상경하여 5년동안 벌은 오백만원을 날치기 당해 애태우는 구로공단의 여공 건장한 중년 사장님이 휘두른 골프채에 머리를 다친 워커힐의 젊은 캐디아가씨 무전취식으로 종로서에 고발된 휴가나온 전방의 일등병 네온싸인이 명멸하는 청계천의 삼류술집앞의 깡마른 기도 을지로 국립의료원 앞의 술취한 지겟꾼의 토사물과 그 옆에 쪼그려앉아 울며 깨우고 있는 어린 아들 남대문시장 장사치 여편네의 억센 팔에 거머잡힌 머리채를 뺄려다 승강대에서 떨어지는 어린 시내버스안내양 비내리는 영동교 난간을 들이받은 병든 아내와 배고파 우는 아이를 집에 두고 온 보조 한시택시운전사 열아홉번의 교도소 생활에 스무번째 절도로 일부러 끌려온 일흔세살의 약수동노인 비오는 종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