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와 음악 동영상 226

신․불․자(信用不良者)의 만감(萬感)

흐르는 곡은, 1. 원곡 : Simon & Garfunkel - Bridge Over Troubled Water 2. 번안곡 : 영사운드 - 험한세상의 다리되어 ---------------------------------------------- ¹신․불․자(信用不良者)의 만감(萬感) 高巖 영등포 신용회복 지원회를 오르는 승강기에 유서(遺書)를 써 가지고 다니는 남자가 ²유서(遺緖) 같은 붉은 머리띠에 '단결투쟁'이라는 조끼를 입은 사내와 동승했다. 강렬한 눈빛 불끈한 팔뚝에 배고픈 흔적 가난한 슬픔을 거두려는 아픔이 상존(尙存)하는 공간 교차된 눈길은 천장과 발끝으로 멋쩍게 서로의 유감(有感)을 널어놓는다. 네가 보내는 하루하루는 삶의 투쟁이지만 내가 지내는 하루 또 하루는 숨만 빌린 삶이다. 다람쥐 쳇..

나는 취업 중

흐르는 곡은, 1. 원곡 : Nicole Flieg - A Little Peace(작은 평화) 2. 번안곡 : 전영 - 작은 평화 * * * * * * * * * * * * * * *  나는 취업 중                            高巖 외모는 40대,체력은 30대,업무능력은 타짜¹. 전적(前績)만 남을 것 같은 세상에오늘도 이력서를 들고 나선다. 인간의 탈을 쓰고 있음에 새삼 감사한다.내일 없는 오늘을 살아야 한다. 따뜻한 바람이 불면 아프다.몹시 아프다. ¹ 타짜 : 노름판에서, 남을 잘 속이는 재주를 가진 사람.            특정 분야에서 기술이나 실력이 매우 뛰어난 사람.            고수(高手), 기술자.

여윈 잠 깨어

흐르는 곡은, ​ 김정훈 - 징 ======================== 여윈 잠 깨어 古巖 눈을 뜨면 오늘 할 일, 하루 갈 길 오로지 사는 것 바쁘고 해지고 자리에 누워서도 내일은 낫겠지 풀어진 꿈은 허연 목덜미로 돌아눕는다. 사랑한 만큼 사랑해야 할 것임을 알면서도 때까치소리 유난한 고목(枯木)이 잠을 붙들고 꽃나비 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고기작거리는 세월 달래어 본들 한낱 접힌 흔적으로 남겨질 일 살손 붙인 물레방아는 겨드랑이 땀 식힐 줄 모르고 물결 젓는 데 열두 구비 등성이에서 신발하나 벗겨진 채 살아가는 연습만 하는구나.

사랑의 필, 충 조건(必要充分條件)

흐르는 곡은, Scooter - The Logical Song(논리적인 노래) ------------------------------------------ 사랑의 필, 충 조건(必要充分條件) 高巖 두 명제 p, q에 대하여 명제 가 성립할 때 q를 p가 성립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라 하고 p를 q가 성립하기 위한 충분조건이라 한다. 예컨대 라는 명제는 성립하므로 사랑이 영원하길 바란다면 너와 내가 애타고 목마름 하는 것은 순수한 필요조건이며 첫사랑도 아닌데 이렇게 안타까워하는 것은 참사랑을 위한 영원한 충분조건이다.

꽃뱀[花蛇]

흐르는 곡은, Steve Miller Band - Swing Town ---------------------------------------- 꽃뱀[花蛇] 高巖 초록 풀밭에 갈 之(지) 자로 배 깔고 풀 깔고 온몸 흔들며 간다. 눈앞의 자운영(紫雲英)도 내 눈에는 아름답지 않다. 비켜라. 태양의 눈으로 빛나는 이슬 구슬도 내겐 영롱하지 않으니... 관심 없다. 고마운 건 촉촉한 살갗으로 숨 고르고 있는 청개구리. 반가웠노라. 내 눈빛에 포기하듯 끔벅거리는 눈. 지그시 감은 채 시뻘건 혓바늘로 휘 감싸면 쩍 벌린 아가리의 포만감으로 들어 올려지고 있다. 고맙다. 사랑한다. 애달픈 내 사랑. 안녕. * 꽃뱀[花蛇] : 알록달록한 빛깔의 뱀. 남자에게 속셈을 가지고 가까이 다가가 사귀고, 금품을 우려내는 여자.

스치는 바람에도 억새는 뒤척인다

흐르는 곡은, 1. 원곡 : Majorie Noël(마조리 노엘) - Dans Le Meme Wagon(사랑은 기차를 타고) 2. 번안가요 : 케리부룩 - 사랑은 기차를 타고 ------------------------------------------------- 스치는 바람에도 억새는 뒤척인다 古岩 아침 산책길에 마주치는 그녀, 언제나 가볍고 경쾌하게 달린다. 꽃봉오리의 미소를 머금고 달려오는 모습에 무거웠던 발길이 날개를 단다. 말꼬리 치듯 흔들리는 뒷머리에 말없이 걷던 외로움이 겅중겅중 뛰누나. 슬그미 다가오는 이 기쁨, 기다림도 스스럼도 없는 이 두근거림은 무엇인가? 길섶의 풀잎들에게 설렘 들킬 것 같아 넋을 찾는 발걸음이 빨라진다.

무관심(無關心)

흐르는 곡은, 배불러(원곡 : 디바(Diva) - 왜불러) 코믹송 * * * * * * * * * * * * * * *  무관심(無關心)                                              高巖 바우 니 돌이제 아니랑게 난 바우랑게옆대기 자수정 맥(紫水晶 脈) 봤능가 내 니 빤쓰 다림질해 입었는지양말 풀메겨 신었는지 아나기차나 열차나 바우나 돌띵이나고게 고거 아이가

먼저 가는 당신에게

흐르는 곡은, ​ 박강수 - 만남(Live) ​ ====================== ​ 먼저 가는 당신에게 高巖 만나기도 힘들었어요. 멀리서 오는 것도 약속장소 찾는 것도 시간에 쫓겨 차(車)들로 막혀 약속 시간에 오는 것도 힘들었겠지요. 만남에 의미가 있었겠지요. 약속에 의무가 있었겠지요. 기대에 부담이 있었겠지요. 일이 생겨서 하던 일이 남아서 이해합니다. 분위기에 익숙지 않아 군중 속의 고독이 느껴져 떠나고 싶은 마음 이해합니다. 항상 스치듯 떠나는 당신 아니겠지요. 홀로 남겨진 존재가 된다는 것 너무 서럽습니다. 잊혀져도 좋은 사람 기다리지 않아도 좋을 사람 영양가(營養價) 없는 존재 돌아오지 않을 길가는 당신 이해합니다. 생전(生前)에 남겨진 사람은 떠나간 사람 추억 먹고살겠지만 같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