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곡은,
Jesse Cook - Cancion Triste(슬픈 노래 : 레인버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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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
高巖
먹빛으로 저무는 바다에 선 나날
어둠 속에서 스러져가는 주름진 시간들
세상 제일 낮은 곳에서
이름과 기억도 비워둔 채
사막(沙漠)을 넘던 침묵(沈黙)으로
적막(寂寞)의 껍질에 내 얼굴을 묻었다.
길도 아닌 길도 서성이고
앉을 데도 없는 땅을 긁어가며
손마디에 엉겨 붙는 돌밭을 파대었다.
맨살로 파고드는 아픔을
가슴으로
또 가슴으로 문질렀다.
바람이 상처(傷處)를 불어주었다.
외로움을 닦아주었다
보여주지 않은 마음
나타나지 않은 모습
그것만이 속상해서 애타하고
갖은 상상으로 나만의 선경(仙境)을 본 것
또 한 번 빈방에 채운 부질없는 욕심들
이 슬픔마저 벼랑 끝에 남겨진 호사(豪奢)였음 에라.
가지 마
가지 마
훨훨 떠나가지 마오.
별도 아직 떠있고
달도 이제 오르려는 데
허허벌판의 앞가슴 돌부리에 걸치면
내 바다로 갈 날은 없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