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점 3교시 쉬는 시간선생님께서 날 부르셨다슬프거나 기쁜 일 어느 하나로선생님께서 날 부르셨을 거다두려움, 주저, 그림자가내 뒤를 따라왔다교무실 문의열쇠 구멍 안을 엿보니선생님께선 혼자 앉아공책을 검토하고 계신다말이 어눌한 나이였던지라곧바로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소가 꼬리를 추켜올리고 뛰는 한창 더위에송아지 꼬리를 잡고넘어지지 않는 작은 ‘힘’에 우쭐해할 때아버지께서 풀을 찾아 가축을 몰고 멀리 가시고폭우가 쏟아져 내리던 밤집에서 ‘용기’ 있게 지냈던 일이 생각나자마자, 난“선생님, 들어가도 돼요?”라고 했다“들어오너라, 락그수와렌!” 선생님께선 잠시 아무 말씀 없으시다가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셨다그 눈은 ‘잘못한 게 있지’하고 말한다잘못이 있다면 모두 말해 버리고 싶었다말수가 적으신 선생님께서는눈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