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 63

극락과 지옥

극락과 지옥은 우리 자신 속에 존재한다.잠시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극락과 지옥을 오고 간다. 어느 날 일본의 백은 선사에게 한 무사가 찾아와서 물었다."스님, 극락과 지옥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입니까?""그대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요?""저는 무사입니다." 그러자 스님이 큰 소리로 비웃었다."무사라고? 도대체 당신 같은 사람에게 호위를 맡기는 이가 누군지 궁금하군. 머저리같이 생긴 사람에게 생명을 맡기다니!"화가 난 무사는 허리에 찬 칼을 들었다."그래, 칼을 가졌군. 하지만 내 목을 자르기엔 그 칼이 너무 무딜 걸세!"무사는 더 이상 분을 참지 못하고 칼을 뽑아 들었다. "지옥의 문이 열렸구나!"조금의 동요도 없는 스님의 모습을 보면서 당황한 무사는 크게 뉘우쳐, 칼을 제..

앤 섹스턴(Anne Sexton)

그런 여자 과(科) 나는 홀린 마녀, 밖으로 싸돌아다녔지,검은 대기에 출몰하고, 밤엔 더 용감하지.악마를 꿈꾸며 나는 평범한 집들너머로 휙휙 불빛들을 타고 다니지.외로운 존재, 손가락은 열두 개, 정신 나간,그런 여자는 여자도 아니겠지, 분명.나는 그런 여자 과야. 숲 속에서 나는 따뜻한 동굴들을 발견했고동굴을 프라이팬, 큰 포크들과 선반들,벽장, 실크, 셀 수 없는 물건들로 채웠지.벌레와 요정들에게 저녁을 차려 주고,훌쩍이며, 어질러진 걸 다시 정리했지.그런 여자는 이해받지 못해.나는 그런 여자 과야. 나는 당신 수레에 올라탔어, 마부여,지나는 동네마다 내 맨 팔을 마구 흔들어 댔지,최후의 바른 길을 배우며, 생존자여,그 길에서는 당신 불꽃이 아직도 내 허벅지를 물어뜯고내 갈비뼈는 당신 바퀴들이 도는 ..

청국장의 어원과 유래

청국장(淸麴醬)은 푹 삶은 콩을 고초균(枯草菌 : Bacillus subtilis)이 생기도록, 항아리에 짚을 깔아 그 위에 넣고 발효시킨 콩을 담가서 만든 장(醬), 또는 그것으로 소금과 막고춧가루, 채소를 넣어 끓인 찌개로 한국 전통음식이다.청국장은 주로 대두(노란 콩)를 사용하여 만들어지며, 된장과는 달리 메주를 이용하지 않는다. 한국인의 식탁에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음식이다.청국장의 유래는 고구려 시기 만주 지역 기마민족들이 단백질 섭취를 위해 안장 밑에 삶은 콩을 넣어 다니던 것이 한반도로 유입되었다는 설.발해에서 변방 병사들이 먹었다는 '책성시'라는 음식이 기원이라는 설. 청(淸) 나라에서 왔기에 붙은 이름이라는 설이 널리 퍼져있지만, 근거가 뚜렷하지 않다.청국장과 유사한 식품(불린 콩을 ..

기욤 아폴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

이별 그들의 얼굴은 파랗고그들의 흐느낌은 꺾이었네. 해맑은 꽃잎에 쌓인 눈, 아니입맞춤에 떨리는 그대의 손길처럼가을 잎은 말없이 떨어지고 있네. * * * * * * * * * * * * * * * 기욤 아폴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 1880년 8월 26일 ~ 1918년 11월 9일, 향년 38세)는 프랑스의 시인, 작가, 비평가이자 예술 이론가이다.1880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모나코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생애의 대부분을 프랑스에서 지내다가 죽기 2년 전에야 비로소 프랑스에 완전히 귀화하였다. 1918년 그는 전쟁에서 입은 상처와 스페인 독감으로, 제1차 세계 대전 종전을 3일 앞두고 38세의 나이로 짧은 생애를 마감하였다. 1898년부터 여러 잡지에 ..

앤 섹스턴(Anne Sexton)

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 그럼에도 난 - 굳이 말하자면 - 신앙을 절실히 필요로 하네. 그럴 때는 밤에 별을 그리러 밖으로 나가네. - 빈센트 반 고흐가 동생에게 쓴 편지에서 ​마을은 존재하지 않네다만 검은 머리의 나무 한 그루가익사한 여인처럼 뜨거운 하늘로 솟아오른 것을 제외하고는.마을은 조용하네. 밤은 열한 개의 별들로 끓어오르네.오 별이, 별이 빛나는 밤이여! 그처럼난 죽고 싶네. 움직이네. 모든 게 살아 있네.달조차 주황색 족쇄 속에서 부풀어 올라,마치 신처럼, 그 눈에서 아이들을 밀어내네.보이지 않는 늙은 뱀이 별들을 삼키네.오 별이, 별이 빛나는 밤이여! 그처럼난 죽고 싶네. 질주하는 짐승인 저 밤 속으로,저 거대한 용에게 삼켜져,내 삶으로부터 분리되기를 바라네,깃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