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이야기

식인 문화(食人 文化)

높은바위 2024. 8. 4. 07:57

 

지구의 온난화와 더불어 휴가철 우리 바다 근해에도 청상아리가 나타나 사람을 위해하는 사고가 이따금 뉴스에 오른다.

강한 포식자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자와 호랑이, 아나콘다, 하마, 악어, 상어 등 이들은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인간을 먹이로 보지 않고 위협을 느끼거나 자극을 받으면 공격할 수 있다.

만물을 사냥할 수 있는 인간이 누려왔던 혜택을, 이들은 위협의 자극물로서 인간에게 공격을 가하는 것이다.

미식가(美食家)나 특별식(特別食)으로의 지구상 먹거리 생물들에, 오히려 뒤늦은 인간들의 자제 또는 횡포로 규제하는 지나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개체수가 많아지고 먹거리가 부족하게 되면, 서로가 먹고 먹히는 일도 자연의 세계에선 허다하다.

생태적으로 동족이 동족을 먹는 생물도 많다.

인간이 인육을 먹는 일도 고래(古來)로 많이 있었다.

"팔향미(八香味)"는 인육에 대해 언급할 때 사용되는 표현으로, 인육이 다양한 향과 맛을 가진다는 의미이다.

역사적으로 중국에서는 인육을 약용이나 미식으로 사용한 기록이 있으며, 이는 고대부터 근대까지 이어져 왔다.

이러한 식인 풍습은 현대의 관점에서 매우 충격적이고 비윤리적으로 여겨지지만, 당시에는 생존과 관련된 이유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인육 판매를 금지하는 법이 송나라(960~1279) 때에 만들어졌으나, 명나라(1368~1644)를 거쳐 청나라(1616~1912) 말기까지 인육시장에서 공공연하게 인육이 거래되었다고 하는데, 고대 소설 등의 문헌에도 인육에 관한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한국에서도 한때 ‘태반주사’(태반을 원료로 아미노산을 분해하여 만든 주사액)가 유행했던 적이 있는데, 몸보신에 좋다고 여기는 재료를 가리지 않고 먹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수요에 맞춰 그것을 공급하려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이 무렵, 중국에서는 사산한 태아나 태반을 건조한 후 갈아 ‘인육캡슐’을 만들어 팔았고 그것을 국내에 수입하다 적발되는 사건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오원춘 살인 사건’의 경우에도 중국에 인육을 공급할 목적으로 살인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었었다.

 

1920년대, 미국의 탐험가 윌리엄 뷸러 시브룩(William Buehler Seabrook)은 인육을 먹는 식인 풍습을 가진 식인종족에 대한 자료를 구하기 위해서 탐험을 시작한다.

서아프리카에서 '구에로족'을 만난 그는, 그들과 함께 인육을 먹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이때의 경험을 자신의 책 <정글의 길(Jungle Ways)>에 썼다.

이 책에서 그는 인육이 소고기 같이 보였는데, 약간 덜 붉은색이었고 연한 노란색의 지방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굽기 시작하자 회색으로 변했고 냄새는 소고기 같다고 했다.

그리고 맛은 꽤 좋았고 송아지 고기 맛이었다면서 보통의 일반적인 미각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인육과 송아지 고기 맛을 구별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1972년, 우루과이의 아마추어 럭비팀 선수들을 태운 비행기가 안데스 산맥에서 추락했다.

승객 45명 중 29명이 사망하고 16명이 생존하였는데, 추락한 지점이 눈 덮힌 안데스 산맥 고산지대였기 때문에 구조대가 생존자들을 찾고 구조할 때까지 오랜 시일이 걸렸다.

온통 눈으로 덮인 먹을 것 하나 없는 그곳에서, 생존자들은 살기 위해서 죽은 동료들의 시신을 먹기로 한다.

 

러시아에는 남자를 살해하고 그 시신을 먹은 범죄자, 블라디미르 니콜라예프(Vladimir Nikolayevich Nikolayev)가 있다.

1997년,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어떤 남자와 시비가 붙어 주먹으로 마구 폭행해 살해한다.

시신을 자기 집으로 옮긴 후 훼손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 과정에서 허벅지 살점을 끓여서 먹었다.

 

2001년, 독일의 아르민 마이베스(Armin Meiwes)는 웹사이트를 통해서 만난 남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먹었다.

또 스페인의 미녀 인플루언서인 30살의 파울라 고누(Paula Gonu)는 무릎의 연골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게 되었는데, 볼로냐 스파게티 소스를 만들면서 자신의 연골을 소스 속에 넣어 요리해서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