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이야기

극락과 지옥

높은바위 2024. 7. 31. 07:28

 

극락과 지옥은 우리 자신 속에 존재한다.

잠시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극락과 지옥을 오고 간다.

 

어느 날 일본의 백은 선사에게 한 무사가 찾아와서 물었다.

"스님, 극락과 지옥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입니까?"

"그대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요?"

"저는 무사입니다."

 

그러자 스님이 큰 소리로 비웃었다.

"무사라고? 도대체 당신 같은 사람에게 호위를 맡기는 이가 누군지 궁금하군. 머저리같이 생긴 사람에게 생명을 맡기다니!"

화가 난 무사는 허리에 찬 칼을 들었다.

"그래, 칼을 가졌군. 하지만 내 목을 자르기엔 그 칼이 너무 무딜 걸세!"

무사는 더 이상 분을 참지 못하고 칼을 뽑아 들었다.

 

"지옥의 문이 열렸구나!"

조금의 동요도 없는 스님의 모습을 보면서 당황한 무사는 크게 뉘우쳐, 칼을 제자리에 꽂고는 무릎을 꿇고 자신의 경솔함을 사죄드렸다.

그러자 스님께서는 무사의 행동을 보고는 빙그레 웃었다.

 

"극락의 문이 열렸구나!"

 

삶이 지옥이라고 생각하는 것 또한 그렇게 생각하는 곳이야말로 모두 지옥일 것이다.

만일 네가 지옥에 있다고 생각하면 틀림없이 너는 지옥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현대인으로서 인생은 영원한 지옥이 되어 버렸다.

낙원에 이를 수 있다는 희망을 완전히 잃어버린 그 한 가지 이유만으로써. 

 

- 미국의 소설가 헨리 밀러(Henry Valentine Miller , 1891년 12월 26일 ~ 1980년 6월 7일)『암살자의 시』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