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 65

사랑(5)

소중히 여기어 정성을 다하는 마음. 정에 끌리어 몹시 그리워하는 마음 또는 그러한 관계. 사랑에는 모성애, 형제애, 이성애, 종교애, 자기애, 운명애 등 여러 종류가 있다.시에 있어 사랑은 주로 대상에 대한 그리움과 갈망을 바탕으로 지고한 사랑에 대한 정신적 고양을 추구하는 동인이 된다.한편 사랑은 그 좌절로 인한 외로움과 고통스러움, 물질성, 구속성 등의 내적 갈등을 야기하는 삶의 감옥 또는 업(業)으로 상징되기도 한다. 아침에 해 뜨는 것이사랑이다그러나 아무도 사랑을 말하지 않는다 (돈연, '백개의 이야기', "벽암록", P. 32) 수많은 사랑 버린 뒤 사랑은 온다수많은 믿음 버린 뒤 믿음은 온다다 보여주지 않으므로 보고 싶은 것 다 알지 못하므로 알고 싶은 것(사랑의얼굴사랑의마음사랑의생각사랑의웃음..

외모(外貌)는 보이는 것일 뿐

외모는 사람들 간의 인상을 형성하고, 자존감과 자아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 용모가 수려하면 추천서 못지않은 효능이 있는 것이지만, 그것이 모든 것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미국의 어떤 회사로부터 정밀 기계를 수입한 남미(南美)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고가품의 정밀기계여서 그 회사 기술자들은 수많은 시간을 설계도를 보며 조립해 나갔다.그런데 조립을 마치고 이상하게 작동이 되지 않았다.불량품인가 아니면 자신들이 잘못 조립한 부분이 있는지, 본사에 연락해서 기술자를 보내 달라고 요청하였다. 며칠 후, 미국 회사로부터 도착한 사람을 보고 남미 회사 사장은 화가 치밀었다.기술자라고 온 사람이 앳된 젊은이였기 때문이다. '세상에! 고가품의 정밀기계를 이런 애송이에게 맡기라고?'중역들도 눈치만 보다가 미국 본사에 ..

미셸 드기(Michel Deguy)

누가, 무엇을오랫동안 그대는 존재하지 않았다때로는 유명하고 그 자체로 충분한 얼굴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나는 모른다 오랫동안 나는 무관심으로 너를 사랑했다 나는 너를 증오할 정도로 사랑한다 부작위에 의해, 비겁함에서 나온 중얼거림에 의해, 고집스럽게,  모든 가능성에 반하여, 나는 너를 사랑한다,  잃는 것, 잃는 것, 우리의 것이 되기를 거부하는 나,  끌려가는 것, 선미에서(소금에 지그쏘로 자르는 발코니)두 물 사이를 거꾸로 끌고 간 전 입이 벌을 준 것입이 벌을 준 심장 궤도를 서성이는 것헛되이 제삼자를 여는 모든 사람에게 던지는 질문 * * * * * * * * * * * * * * Qui Quoi Il y a longtemps que tu n’existes pasVisage quelquef..

사랑(4)

소중히 여기어 정성을 다하는 마음. 정에 끌리어 몹시 그리워하는 마음 또는 그러한 관계. 사랑에는 모성애, 형제애, 이성애, 종교애, 자기애, 운명애 등 여러 종류가 있다.시에 있어 사랑은 주로 대상에 대한 그리움과 갈망을 바탕으로 지고한 사랑에 대한 정신적 고양을 추구하는 동인이 된다.한편 사랑은 그 좌절로 인한 외로움과 고통스러움, 물질성, 구속성 등의 내적 갈등을 야기하는 삶의 감옥 또는 업(業)으로 상징되기도 한다. 세상의 저울로는 잴 수 없는가장 빛나는 것을비로소 우리는 볼 수 있구나고통 속을 헤매어 도달한순금의 사랑을눈 잃고 더욱 밝게 보이는 (강계순, '都彌夫人도미부인', "동반", p. 83) 아아, 미움에도 뿌리를 내리는사랑이 있더라.눈 속에서도 피는 동백꽃이 있더라. (오세영, '미움"..

어머니의 마음(heart)

세상 어느 사랑이든 고귀하고 아름답지 않은 사랑이 있으랴마는,어머니의 눈물을 닦을 수 있는 것은 어머니를 울게 한 자식뿐이며, 어머니를 사랑하는 사람치고 마음씨 고약한 사람은 없다. 여기 어느 못된 아들이 있었다.동네 말썽은 거의 도맡다시피 어머니의 속을 썩였다.사람을 패기도 하며 게으른 생활만 했다.어머니는 그런 아들을 위해 타이르기도 하고, 매일 제대로 되길 기도하였다.그러나 아들은 어머니의 타이름도 귀밖이고, 나쁜 버릇들을 고치질 않았다.그러다 이 아들이 어떤 여자를 사귀게 되었다. 아름다운 얼굴과 몸매, 뭇남성들이 반할 만한 그런 여자였다.그러나 여왕처럼 떠받들지 않으면 금방 토라지는 성격, 사치와 허영, 질투…이 여자의 마음을 차지하기 위해 여러 수를 썼지만, 여자의 변덕과 질투는 "내 사랑을 ..

62. 바라춤

62. 바라춤                                          신석초(申石艸, 1909.6.4~1976.3.8)  언제나 내 더럽히지 않을 無垢(무구)한 꽃잎으로 살어 여러 했건만 내 가슴의 그윽한 수풀 속에 남몰래 솟아오르는 구슬픈 샘물을 어찌할까나!  靑山(청산) 깊은 절에 울어 끊인 鐘(종)소래는 하마 이슷도 하여이다 耿耿(경경)히 밝은 달은 덧없이 빈 寺院(사원)을 비초이고 後園(후원) 이슥한 꽃가지에 잠못이루는 杜鵑(두견)조차 피피 슬피 우는다  아아 어이하리! 내 홀로 다만 내 홀로 지닐 즐거운 無常(무상)한 열반을 꿈꾸었으라 그러나 나도 모르게 어지러운 티끌이 내 마음의 맑은 거울을 흐리노라  몸은 슬퍼라 허물 많은 사바의 몸이여! 現世(현세)의 어지러운 번뇌가 짐승..

56. 曠野(광야)

56. 曠野(광야)                                       이육사(李陸史, 1904.4.4~1944.1.16)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光陰(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나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千古(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超人(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1946 󰡔육사시집󰡕 * 이 시는 이육사의 확고한 역사 의식에 바탕을 둔 현실 극복의 의지가 예술 의식과 탁월하게 조화를 이룬 이육사의 대표작으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특..

54. 絶頂(절정)

54. 絶頂(절정)                                              이육사(李陸史, 1904.4.4~1944.1.16)  매운 계절의 채쭉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진 그 우에 서다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1940. 문장  * 이 시는『문장』(1930)에 발표된 시이다. ‘의열단’의 일원으로 치열한 독립 운동을 벌였던 이육사의 자세가 잘 나타나 있는 시이다. ‘고원, 북방’은 모두 ‘매운 계절의 채찍’, 즉 일제에 의해 밀려온 공간이면서 동시에 그것에 저항하는 공간인데, 이육사는 이 공간을 단 한번의 실수에도 목숨을 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