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바라춤 신석초(申石艸, 1909.6.4~1976.3.8) 언제나 내 더럽히지 않을 無垢(무구)한 꽃잎으로 살어 여러 했건만 내 가슴의 그윽한 수풀 속에 남몰래 솟아오르는 구슬픈 샘물을 어찌할까나! 靑山(청산) 깊은 절에 울어 끊인 鐘(종)소래는 하마 이슷도 하여이다 耿耿(경경)히 밝은 달은 덧없이 빈 寺院(사원)을 비초이고 後園(후원) 이슥한 꽃가지에 잠못이루는 杜鵑(두견)조차 피피 슬피 우는다 아아 어이하리! 내 홀로 다만 내 홀로 지닐 즐거운 無常(무상)한 열반을 꿈꾸었으라 그러나 나도 모르게 어지러운 티끌이 내 마음의 맑은 거울을 흐리노라 몸은 슬퍼라 허물 많은 사바의 몸이여! 現世(현세)의 어지러운 번뇌가 짐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