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 일월(日月) 170. 일월(日月) 유 치 환 나의 가는 곳 어디나 백일(白日)이 없을쏘냐. 머언 미개(未開)적 유풍(遺風)을 그대로 성신(聖辰)과 더불어 잠자고, 비와 바람을 더불어 근심하고, 나의 생명과 생명에 속한 것을 열애(熱愛)하되, 삼가 애련(哀憐)에 빠지지 않음은 --- 그는 치욕임일레라. 나의 원수와 원수에게 아..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8.12
169. 깃 발 169. 깃 발 유 치 환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1936. 조..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8.11
168. 저녁에 168. 저녁에 김 광 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 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1.나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2.이 시는 어떤 ..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8.10
자장면에 대하여 중국에는 자장면이 없다? ★★ '중국에는 자장면이 없다'라고 말하듯이 자장면은 우리 민족의 발명품이란 주장을 펴는 이도 있지만 자장면은 틀림없는 중국 음식이다. 한자어로 작장면[作醬麵]이라고 쓰고 '차오장멘'이라고 읽는다. 중국의 된장을 볶아 얹은 국수란 뜻이다. 교과서에도 .. 쉬어가는 이야기 2005.08.09
167. 생명의 書 167. 생명의 서 유 치 환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懷疑)를 구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愛憎)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 번 뜬 백일(百日)이 불사신 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의 허적(虛寂)에 오직 알..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8.09
166. 가늘한 내음 166. 가늘한 내음 김 영 랑 내 가슴 속에 가늘한 내음 애끈히 떠도는 내음 저녁 해 고요히 지는 제 머언 산(山) 허리에 슬리는 보랏빛 오! 그 수심 뜬 보랏빛 내가 잃은 마음의 그림자 한 이를 정열에 정열에 뚝뚝 떨어진 모란의 깃든 향취가 이 가슴 놓고 갔을 줄이야. 얼결에 여흰 봄 흐르는 마음 헛되이 찾으려 허덕이는 날 뻘 우에 처얼석 갯물이 놓이듯얼컥 니이는 훗근한 내음 아 ! 훗근한 내음 내키다 마아는서어한 가슴에 그늘이 도오나니 수심 뜨고 애끈하고 고요하기 산 허리에 슬리는 저녁 보랏빛 * 이 시는 김영랑의 대표작 「모란이 피기까지는」과 같이 이 시인의 유려한 언어 미학의 세계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시라 하겠다. ‘내마음 속에 가..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8.09
165. 길 165. 길 김 소 월 어제도 하로밤나그네 집에가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였소. 오늘은또 몇 십 리어디로 갈까. 산으로 올라갈까들로 갈까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 마소, 내 집도정주(定州) 곽산(郭山)차(車)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저 기러기공중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여보소, 공중에저 기러기열 십자(十字)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길이라도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 1925.12 이 시는 정처없이 떠도는 나그네의 의지할 곳 없는 서글픈 심정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암담하고 처량한 심정을 나타내기 위해서 ‘가마귀’를, 향수의 정감을 나타내기 위해 ‘기러기..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8.09
164. 성북동 비둘기 164. 성북동 비둘기 김광섭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 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같은 새파란 아침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시지난 전하듯 성북동 하늘을 한 바퀴 휘 ..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8.08
163. 산 163. 산 김 광 섭 이상하게도 내가 사는 데서는 새벽녘이면 산들이 학처럼 날개를 쭉 펴고 날아 와서는 종일토록 먹도 않고 말도 않고 엎댔다가는 해질 무렵이면 기러기처럼 날아서 틀만 남겨 놓고 먼 산 속으로 간다 산은 날아도 새둥이나 꽃잎 하나 다치지 않고 짐승들의 굴 속에서도 흙 한줌 돌 한 개..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8.05
162. 마음 162. 마음 김 광섭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 돌을 던지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이 물가 외로운 밤이면, 별은 고요히 물 위에 나리고, 숲은 말없이 잠드나니. 행여 백조(白鳥)가 오는 날, 이 물가 어지러울까, 나는 밤마다 ..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