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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기도

흐르는 곡은, 방미 - 올가을엔 사랑할거야 * * * * * * * * * * * * * * *       가을 기도                                     古巖 눈물 같은 땀인지땀 같은 눈물인지범벅되어 여름을 달려왔습니다식은 등어리가 시립니다메말랐던 가슴 한 구석에 소금만 하얗게 남습니다버걱대던 아픔이 말씀되어 솟구칩니다 겸손한 기도가 필요한 지금내 조그마한 마음에 넉넉함을 부어 주소서너무 꽉꽉 채워온 것 같은 지난날알뜰하게 챙겨 가져온 것이죄스러워짐을 어찌 하오리까 손해 보지 않으려고 타인의 몫까지 담지는 않았는지내 짐 무겁다고 남에게 더 얹지는 않았는지무섭게 살아온 것은 아닌지 두리 뭉실약간 모자란 듯반듯한 삶보다 빈 듯한 삶 살아가게 하소서이 가을에.

부처의 유골, 유물을 안치하고 공양하기 위해 세운 좁고 높은 건축물. 후에는 덕을 기리기 위해 쌓은 것을 두루 일컬음. 탑은 불가에서 부처의 몸을 닮았다고 해서 탑자체가 불신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불교의 진리를 나타내고 믿음의 표징이 되기도 한다. 시에서 탑은 기원과 정성, 그리고 경건과 숭배 및 소망과 믿음의 상징으로 흔히 사용된다. 사람들의 가슴 속에그렇게 많은 돌덩이들이 쌓여 있음에나는 정말 몰랐다그 탑을 보기 전에는 (김영석, '탑을 보기 전에는', "썩지 않는 슬픔", p. 28) 너의 웃음이 보고 싶다. 희게 바랜 내 마음에 박히는, 너의 희게 바랜 치아. 네가 탑이라면, 그 탑을 떠받치고 있는 누런 땅이라면, 오래전에, 희게 바랜 탑을 물이끼 위로 솟은 현호색꽃과 함께 아주 가까이서 본 적이 ..

마지기

"논 몇 마지기, 밭 몇 마지기"처럼, "마지기"는 농촌에서 '농토의 크기를 말하는 단위'로서 쓰이고 있다. 그저 논밭 넓이의 단위려니 생각한다. "몇 섬지기"라는 말이 있어서, "마지기"는 "마"와 "지기"로 분석될 수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기"는 "농사를 짓는다"는 말의 "지기"일까? 아니다. 만약에 그렇다면, "지기"가 아니고 "짓기"이겠지만,"지기"는 옛말로 "디기"였다. 곧 "떨어진다"는 뜻의 "디다"의 명사형이다. 그러니까 "마지기"는 "말 + 디기"가 되어 "말디기"가 되고 "ㄷ" 앞에서 "ㄹ" 이 떨어져서 "마디기"가 되고 다시 구개음화가 되어 "마지기"가 된 것이다. 즉 "한 말이 떨어질 수 있는 땅" 즉 "한 말을 수확할 수 있는 땅"을 "마지기"라고 한 것이다. 이..

아도(啞陶)

조선 건국 시 이태조가 정도전을 시켜 만든 주먹만 한 질그릇. 입은 찢어져 있고 눈은 감겨 있는 얼굴 모양으로, 이 그릇을 지식인의 대문간에 하룻밤 새 100개씩 쌓아 놓으면 '말조심'하라는 경고의 뜻과 함께 요시찰 인물임을 암시했다. 그래도 입이 험하거나 빳빳하면 끌어다가 고문을 가했다고 함.  아도란 무엇이냐질그릇이다.인사동 골짜기의 고물상 같은 데 가서 만나보면입은 기다랗게 찢겨져 있고 두 귀는 둥글게구멍이 패어 있는입이 있어도 벙어리고 귀가 있어도 귀머거리인못생긴 우리네의 질그릇이다. (송수권, '啞陶아도', "지리산 뻐꾹새", p. 97)

콘래드 포터 에이컨(Conrad Potter Aiken)

말다툼 갑자기, 말다툼 후에, 우리가 기다리는 동안,낙담하여, 말없이, 고개를 떨구고, 눈꺼풀, 손가락 하나 꿈쩍 않고, 둘 다 절망하여, 하지만 서로를 갈라놓은 말을 도로 주워 담을 불가능한 희망을 품으며, ​ 우리 주위에 방 안의 침묵이 깊어지고, 깊어지며,우리 각자가 곰곰이 생각하는 동안,어떻게, 나뭇잎 떨어지는 작은 소리처럼, 어둠이 내렸고,그리고 두 연인이 다투게 되었는지를, 그리고, 침묵 속에서, 내가 너의 깊은 아름다움에 경탄하고 있을 동안 - 아, 슬프게도 - 너의 비극적 아름다움이여,마치 창백한 꽃이 분별없는 참새에 의해 꺾이듯이 상처 입은 -가엾게 여겨지고, 사랑받고, 그리고 이제 버림받은 아름다움이여,  바로 그때이네, 어둠이 가장 짙게 드리우는 그 순간, -믿음이 희망과 함께 사라지..

후스(胡适, 胡適)

나비 두 마리 노란 나비, 쌍쌍이 하늘로 날아오르네.까닭은 모르지만, 한 마리가 홀연 돌아오네.남아있는 저 한 마리, 외롭고 쓸쓸하기 그지없네.그 역시 날아오를 마음 접으니, 하늘은 너무 쓸쓸하다. * * * * * * * * * * * * * * * 蝴蝶(호접) 兩個黃蝴蝶, 雙雙飛上天.不知爲甚?, 一個忽飛還.剩下那一個, 孤單怪可憐;也無心上天, 天上太孤單. * * * * * * * * * * * * * * * * 〈나비(蝴蝶)〉는 후스(胡适, 1891-1962)가 1920년에 출판한 중국 현대문학사의 최초의 백화시집(白话诗集)인 《상시집(尝试集)》에 수록된 시이다. 중국 현대문학사에서 최초의 백화시(白话诗)인 것이다. 후스의 일생동안의 학술 연구는 문학, 철학, 역하가, 고거학(考据学), 교육학(教育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