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몇 마지기, 밭 몇 마지기"처럼, "마지기"는 농촌에서 '농토의 크기를 말하는 단위'로서 쓰이고 있다.
그저 논밭 넓이의 단위려니 생각한다.
"몇 섬지기"라는 말이 있어서, "마지기"는 "마"와 "지기"로 분석될 수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기"는 "농사를 짓는다"는 말의 "지기"일까? 아니다. 만약에 그렇다면, "지기"가 아니고 "짓기"이겠지만,
"지기"는 옛말로 "디기"였다. 곧 "떨어진다"는 뜻의 "디다"의 명사형이다.
그러니까 "마지기"는 "말 + 디기"가 되어 "말디기"가 되고 "ㄷ" 앞에서 "ㄹ" 이 떨어져서 "마디기"가 되고 다시 구개음화가 되어 "마지기"가 된 것이다.
즉 "한 말이 떨어질 수 있는 땅" 즉 "한 말을 수확할 수 있는 땅"을 "마지기"라고 한 것이다.
이 "마지기"는 원래 한자로 "두락"(斗落)이었는데, 이것이 이두(吏讀)로 사용되어 오다가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그렇다면 "섬지기"는 "한 섬을 수확할 수 있는 땅"을 말하는 셈이 되는 것이다.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마지기'에 대해 "볍씨 한 말의 모 또는 씨앗을 심을 만한 넓이로,
지방마다 다르나 논은 약 150~300평, 밭은 약 100평 정도이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섬지기'도 역시 "볍씨 한 섬의 모 또는 씨앗을 심을 만한 넓이로 한 마지기의 열 배이며,
논은 약 2,000평, 밭은 약 1,000평이다."라고 설명한다.
이는 '마지기', '섬지기'가 어원에서 뜻이 축소되어 '파종할 만한 넓이'를 뜻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