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쉼터

196.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 黃 東 奎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 자전거 유모차 리어카의 바퀴 마차의 바퀴 굴러가는 바퀴도 굴리고 싶어진다. 가쁜 언덕길을 오를 때 자동차 바퀴도 굴리고 싶어진다. 길 속에 모든 것이 안 보이고 보인다, 망가뜨리고 싶은 어린날도 안 보이고 보이..

195. 귀천(歸天) 千 祥 炳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시집 ｢주막..

194. 슬픈 구도(構圖) 辛 夕 汀 나와 하늘과 하늘 아래 푸른 산뿐이로다. 꽃 한 송이 피어낼 지구도 없고 새 한 마리 울어줄 지구도 없고 노루새끼 한 마리 뛰어다닐 지구도 없다. 나와 밤과 무수한 별뿐이로다. 밀리고 흐르는 게 밤뿐이오. 흘러도 흘러도 검은 밤뿐이로다. 내 마음 둘 곳은 어느 밤 하늘 ..

193. 도봉(道峰) 朴 斗 鎭 산새도 날아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 가곤 오지 않는다. 인적(人跡) 끊인 곳 홀로 앉은 가을 산의 어스름. 호오이 호오이 소리 높여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 보나 울림은 헛되이 빈 골 골을 되돌아올 뿐. 산그늘 길게 늘이며 붉게 해는 넘어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

봉평 메밀밭 물레방아 이효석 생가 뒤쪽 메밀밭 이효석 문학관 입구 도로 이효석 문학관 입구 이효석 문학관 전경

192. 초 혼 金 素 月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

191. 사슴 盧 天 命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冠)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쳐다본다. ---시집 ｢산호림(珊瑚林)&amp..

190. 산에 언덕에 申 東 曄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 속에 살아갈지어이.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행인(行人)아. 눈길 비었거든 바람 담을지네 바람 비었거든 인정(人情) 담을지..

189. 은수저 金 光 均 산이 저문다. 노을이 잠긴다. 저녁 밥상에 애기가 없다. 애기 앉던 방석에 한 쌍의 은수저 은수저 끝에 눈물이 고인다. 한 밤중에 바람이 분다. 바람 속에서 애기가 웃는다. 애기는 방 속을 들여다 본다. 들창을 열었다 다시 닫는다. 먼 들길을 애기가 간다. 맨발 벗은 애기가 울면서 ..

거문도 등대길서 바다 서도 유림해수욕장 서도 거문도 등대 가는 길 거문도 등대서 삼호교쪽 거문도 등대 가는 길 거문도 영국군묘에서 서도 수월산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