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192. 초 혼

높은바위 2005. 9. 4. 05:40
 

192. 초 혼

                金  素  月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그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멀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시집「진달래꽃」(1925)---

1.시작(詩作) 배경

  사랑하는 이의 죽음 앞에 선 한 인간의 처절한 슬픔을 노래한 시이다. 치유될 길이 없는 세계와의 단절을 절감하면서도 단절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소월의 숙명적 슬픔을 엿볼 수 있다.


2.시상의 전개

  *제1연-인간의 허무함 노래

  *제2연-허무의 고조

  *제3연-시련과 환경의 절박감

  *제4연-임이 떠난 쓸쓸한 정경

  *제5연-슬픔의 최고조


3.주제:임에 대한 그리움


4.제재:죽은 여인


5.어조;직접적인 영탄조


6.관련 설화- <망부석 설화>

  망부석과 관련된 부전가요-<치술령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