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 사슴
盧 天 命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冠)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쳐다본다.
---시집 「산호림(珊瑚林)」(1938)---
1.시작(詩作) 배경
‘사슴과 5월과 고독의 시인’으로 불리는 노천명의 대표작. 현실에 타협하지 못하고 결혼도 않고 고독과 빈궁으로 일생을 마친 시인의 자화상(自畵像)이다.
2.시상의 전개
*제1연-사슴의 속성(고고함,귀족적 품위)
*제2연-사슴의 내면(향수.애수.동경)
3.제재:사슴
4.주제:이상적 생명에의 향수
4.표현:사슴을 의인화하여 감정을 이입함으로써 사슴으로 하여금 작자의 분신(分身)이 되게 하였고, 표현이 여성답게 간결.섬세하며, 내용이 고독하고 회고적(回顧的)이나 여성이 빠지기 쉬운 지나친 감정의 노출은 극복되 었다.
5.시어의 풀이
*제1행-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고독한 시인의 모습(감정이입,의인법)
*제5행-내면적 성찰을 통해 자기의 참모습을 응시함.Narcissism과 통함.
*잃었던 전설-높은 족속이었던 지난날(고고한 마음의 본향)
*먼 데 산-향수에 젖은 모습(동경과 자유의 세계 상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