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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절대 고독(絶對孤獨)

215. 절대 고독(絶對孤獨) 김현승(金顯承) 나는 이제야 내가 생각하던 영원의 먼 끝을 만지게 되었다. 그 끝에서 나는 하품을 하고 비로소 나의 오랜 잠을 깬다.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아름다운 별들은 흩어져 빛을 잃지만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나는 무엇인가 내게로 더 가까이 다가오는 따스한 체온을 느낀다. 그 체온으로 내게서 끝나는 영원의 먼 끝을 나는 혼자서 내 가슴에 품어 준다. 나는 내 눈으로 이제는 그것들을 바라본다. 그 끝에서 나의 언어들을 바람에 날려 보내며, 꿈으로 고이 안을 받친 내 언어의 날개들을 이제는 티끌처럼 날려 보낸다. 나는 내게서 끝나는 무한의 눈물겨운 끝을 내 주름 잡힌 손으로 어루만지며 어루만지며, 더 나아갈 수 없는 그 끝에서 드디어 입을 다문다.--- 나의 시(詩)는. -..

213. 창(窓)

213. 창(窓) 김현승(金顯承) 창을 사랑하는 것은, 태양을 사랑한다는 말보다 눈부시지 않아 좋다. 창을 잃으면 창공으로 나아가는 해협을 잃고, 명랑은 우리게 오늘의 뉴우스다. 창을 닦는 시간은 또 노래도 부를 수 있는 시간 별들은 12월의 머나먼 타국이라고---. 창을 맑고 깨끗이 지킴으로 눈들을 착하게 뜨는 버릇을 기르고, 맑은 눈은 우리들 내일을 기다리는 빛나는 마음이게---. ---첫시집「김현승 시초(金顯承詩抄)」(1957)--- 1.시작(詩作) 배경 이 시는 창을 통하여 일상의 정서적 감흥을 노래하고 있다. 시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창처럼 맑고 깨끗하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명랑하고 건강하며 희망에 빛나고 착하기까지 한 분위기를 지닌다. 이 시에서 ‘창’은 창공으로 나아가는 안내자며 통로로,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