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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미풍(美風)

제주도를 돌(石), 바람(風), 여자(女)가 많다고 하여, 예로부터 삼다도(三多島)라고 일컬어 왔다.또 도둑과 대문과 거지가 없어, 삼무(三無)의 따뜻한 인정(人情)의 섬으로 인지(認知)되어 있다. 삼무(三無) 가운데 "도둑이 없다는 것"은 미풍(美風)의 형벌규례 때문이었다고 한다.예전 제주도 남해안 귤밭에는 이색적인 형벌행형이 있었다.수십 년 전까지 이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 유일한 특산물이고, 값도 비쌌던 귤을 몰래 도둑질 해가는 귤도둑이 잡히면, 부젓가락으로 훔칠 '도(盜)'자를 크게 파 도려낸, 나무 팻말을 목에다 끼워 두는 것이다.만약 잘 때건, 깰 때건, 그 '도적패' 팻말을 잠시라도 벗은 흔적이 보일 때는, 하루에 벌금 1전(錢)씩을 가중하였다.물론 '도적패'를 목에 두르고 다니는 데..

'영계'의 어원(語源)

"영계만 찾다가 어디 장가나 가겠냐?""영계는 삼계탕 등 보양식으로, 중닭과 수탉은 육용으로, 노계와 폐계는 닭 육수를 만들 때 쓰인다." '영계'는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나이 어린 이성의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또는 "병아리보다 조금 크고 살이 아직 무른 중간 크기 정도의 어린 닭"을 가리키는 명사(名詞)로 나온다.   ‘영계’는 ‘연계(軟鷄)’에서 변한말로, 본래 ‘병아리보다는 크지만 아직 살이 무른 햇닭’을 나타내는 말인데,이로부터 ‘어리고 여린 여자나 남자를 성적(性的)으로 이를 때 쓰는 비유적 의미’가 덧 생겼다. 여기서는 이 단어가 이미 ‘연계(軟鷄)’와의 형태적 관련성이 멀어졌다고 보아 고유어로 처리하고, ‘연계(軟鷄)’는 어원으로만 제공하였다.

캐나다:로버트 윌리엄 서비스(Robert W. Service)

한 알의 모래(A grain of sand)  만약 별들의 공간이 끝이 없고다른 태양이 지금의 태양을 승계한다면, 믿을 이유가 없네 우리의 지구가 유일하다고. 무한한 별자리들 속에 수백만의 세계가 있을 수 있고, 그 각각의 세계는 축복과 저주를 하고 운명을 주재할 신을 가졌으리라.   한번 생각해 보라! 수백만의 신이 하나하나 중요한 흐름을 주재하고, 그 모두의 위에서 전체를 지휘하는 최고의 신이 있다는 것을. 그 엄청난 위상이 내 마음을 짓누르네, 광활한 우주 공간으로부터 벗어나, 마침내 난 위안을 찾고 기뻐하네 작은 것들에서.   보라! 내 빈 손안에, 지구가 둥글게 돌고 있을 동안, 난 한 알의 모래를 쥐고, 이것이 뭘 의미하는지 궁금해하네. 아! 만약 내가 보는 눈이..

시금치

우리네 반찬에 많이 쓰이는 미네랄이 풍부한 '시금치'는 된장국에 끓여서도 먹지만,일반적으로 데쳐서 참기름과 양념으로 버무려 나물반찬으로 많이 먹는다. '시금치'는 중동지방의 아프가니스탄 주변의 중앙아시아에서 재배되었고,고려시대 때 중동상인을 통해 중국을 거쳐 우리에게 유입되면서 재배하기 시작했다. '시금치'의 어원은 한자어 '적근채(赤根菜)'로 한반도로 들어와, '치근채', '시근채', '시금치'로 변화한 말이다. 재래종 시금치는 지방마다 '노지', '섬초'등으로 불리며,대표적인 지리적 표시제로 대한민국 96호로 등록된 포항 시금치인 '포항초'와 남해군에서 자라는 '보물초'가 있다.

루이즈 엘리자베스 글릭(Louise Elisabeth Glück)

애도 당신이 갑자기 죽은 후,그동안 전혀 의견 일치가 되지 않던 친구들이당신의 사람됨에 대해 동의한다.실내에 모인 가수들이 예행연습을 하듯그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당신은 공정하고 친절했으며, 운 좋은 삶을 살았다고박자와 화음은 맞지 않지만, 그들은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그들이 흘리는 눈물은 진실하다. 다행히 당신은 죽었다. 그렇지 않았다면공포에 사로 잡힐 것이다.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고조문객들이 눈물을 닦으며 줄지어 나가기시작하면,왜냐하면 그런 날에는전통 의식에 갇혀 있다가 밖으로 나오면9월의 늦은 오후인데도햇빛이 놀랍도록 눈부시기 때문에,사람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는 그때당신은 갑자기고통스러울 만큼 격렬한 질투를 느낄 것이다. 살아 있는 당신의 친구들은 서로 포옹하며길에 서서 잠시 얘기를 주고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