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이야기

제주도의 미풍(美風)

높은바위 2024. 6. 27. 07:42

 

제주도를 돌(石), 바람(風), 여자(女)가 많다고 하여, 예로부터 삼다도(三多島)라고 일컬어 왔다.

또 도둑과 대문과 거지가 없어, 삼무(三無)의 따뜻한 인정(人情)의 섬으로 인지(認知)되어 있다.

 

삼무(三無) 가운데 "도둑이 없다는 것"은 미풍(美風)의 형벌규례 때문이었다고 한다.

예전 제주도 남해안 귤밭에는 이색적인 형벌행형이 있었다.

수십 년 전까지 이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 유일한 특산물이고, 값도 비쌌던 귤을 몰래 도둑질 해가는 귤도둑이 잡히면, 

부젓가락으로 훔칠 '도(盜)'자를 크게 파 도려낸, 나무 팻말을 목에다 끼워 두는 것이다.

만약 잘 때건, 깰 때건, 그 '도적패' 팻말을 잠시라도 벗은 흔적이 보일 때는, 하루에 벌금 1전(錢)씩을 가중하였다.

물론 '도적패'를 목에 두르고 다니는 데는, 정한 기간이 있었다.

 

그러나, 그 기간 안에 만약 다른 귤도적을 발견, 적발했을 때는,

기한이 아직 차지 않았다 할지라도, 그 도적은,

'도적패'를 자기가 색출해 낸 새 도둑에게 물려주고 형벌에서 방면될 수 있었다.

 

그래서 '도둑패'를 두르게 된 도둑은, 하루라도 빨리 '도둑패'의 형벌에서 벗어나려고 혈안이 되어 귤밭을 지켰다.

이를테면 일석이조를 노린 형벌 방법이고 형벌규례였다.

원시적이고 토착적인 형벌인 '도적패' 팻말이, 이 미풍(美風)의 형벌규례에 커다란 역할을 해왔음은 말할 것도 없다.

 

요즘 외지인들이 많이 출입하여 풍속사범과 형벌행형(刑罰行刑)이 늘고, 강력하다고 하니 안타깝다.

인정(人情)의 섬 제주도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