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865

상(喪)

흐르는 곡은, Nicolas De Angelis - Quelques Notes Pour Anna(슬픈 안나를 위하여 눈물로 적은 시) * * * * * * * * * * * * * * * 상(喪)                                                      高巖 바람 불고 잎 떨던 밤한 평도 적시지 못할 맑은 피를 다 뿌리고찬 길에 누웠었구려 수첩하나 볼펜하나 삼만 구천 이십 원현장엔 억새꽃 한 줌 쥐고 있었다고 쭈그리고 걸터앉았던 이승팔색조추억만 가지고 갈 거라던 머물 수밖에 없었던 밤들파닥이던 숱한 나날들하늘을 당겨 가슴을 채울 수 없었고그나마 짊어진 하늘마저 내놓고이제 달빛 안고 쉬리니 애무도 입맞춤도 목마름도 허물이었다.세상만 남은 서러움을 어이하리가자가자한 송이..

사래

'이랑'의 고어.  하룻낮 총총히 인기척 나타났다 가곤멧비둘기 날아 노는 사래 짜른 비알밭 (유치환, ' 山中無曆日산중무력일', "청령일기", p. 121) 바다로 기울어진 사래 긴 밭이랑아들은골을 타고어머니는 씨앗을 넣는다. (박목월, '바다로 기울어진', "박목월시전집", p. 290) 한 보삽 두 보삽 진흙땅 번제저사래긴 밭머리에 씨같이 뿌리운다. (김동환, '종달새와 농군', "해당화", p. 312)

돌팔이

"그녀는 돌팔이 무당에게 굿을 부탁했다.""주인아저씨는 돌팔이 의사에게 수술을 받아서 고생한 얘기를 늘어놓았다." '돌팔이'란 '제대로 된 자격이나 실력이 없이 전문적인 일을 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이런 연유로 '돌팔이'는 가짜나 엉터리를 뜻하는 말이 되었다.현재는 주로 실력이 없는 의사를 비꼬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돌아다니며 무언가를 팔아먹는 이의 줄임말이다. (돌다+팔다)돌팔이 무당, 돌팔이 의사, 돌팔이 장님 등의 말이 여기서 비롯한 것이다.조선 후기에 5일장 등을 돌아다니던 '장돌뱅이'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에이프릴 린드너(April Lindner)

개 물림 그에게 최악은 늑대로 변한 친구였습니다.그리고 그가 달릴 때 흩뿌려진 피. 최악우리를 위해: 병원, 그의 윗입술이 뒤로 당겨졌다깊게 반으로 갈라진 살점을 보여주기 위해,깨끗하게—내가 그를 바늘로 잡고 있는 동안그것은 고통을 문지릅니다. 그는 복종한다퀵 스티치에는, 실은 블랙분홍색 피부를 배경으로 평온한 그가 보는 것의사는 신뢰할 수 있고, 그의 목소리는 신뢰할 수 있습니다.진정시키고, 그의 얼굴은 깨끗하게 면도하고,아이에게 친절을 나타내는 단서.하지만 그는 자신의 애완동물에 대해 걱정하고 있습니다진심이 아니었어, 엄마.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그는 이 개에게 구애하기 위해 몇 달 동안 노력했는지 알고 있습니다그것이 그의 목을 향해 뛰어올랐을 때 끝났다그리고 그의 입을 잡았다. 적어도 흉터는,보이..

내 안의 아마겟돈

흐르는 곡은, Nina Hagen - He Shiva Shankara(오 시바여 샹카라여, 행운의 신이시여) * * * * * * * * * * * * * * * 내 안의 아마겟돈                                             古巖 새는 날아가기 위해옷장 안에서 내내 푸덕였고어디선가조심스레 풋망치질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헝클어진책들이 수의(壽衣)를 입고 춤을 추었다. 연초록 봄날에도 싹트지 않는하얀 나무가활활 타오르는 불속에서꽃을 피우고 있다. 설탕인형이라는달콤한 미인이 연신향기를 선물하고 있다. 나를 찾는 것은 아름다운 의무라고. 시작이 어디였는지끝이 언제인지꿈속 같은 미로어제와 내일이 묻히는 밤 12시 밤이낮을 삼키고 소리만 먹는 것이 아니었다.달과 별도 삼키고어둠..

후레자식(후레子息)

"이런 후레자식 같으니, 어른들 얘기하는 데 어디 함부로 말참견이야.""아비 없는 후레자식이라는 욕을 듣지 않게 처신을 잘해야 한다." '후레자식'이란 말은 비속어로 '배운 데 없이 제풀로 막되게 자라 교양이나 버릇이 없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胡奴子息(호노자식) / 胡虜子息(호로자식) : 오랑캐 놈이라는 뜻의 '되놈'과 같은 의미이다. 현대에서는 비슷한 의미로 '짱개'를 사용하기도 한다.호래자식, 후레자식 등은 모두 오랑캐를 뜻하는 '호로' 발음이 변형되면서 파생된 단어이다.오랑캐 '호(胡)'자에 '종 노(奴)' 또는 사로잡을 '로(虜)'자를 붙인 말로써, '호노'라고 하면 오랑캐종놈, '호로'라고 하면 포로로 잡은(노획한) 오랑캐놈 이런 식이다.그러므로 '호로(후레)' 의미는 오랑캐를 뜻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