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사르 바예호(César Abraham Vallejo Mendoza) 4

페루:세사르 바예호(César Abraham Vallejo Mendoza)

하얀 돌 위 검은 돌 나 죽을 것이다 파리에서 소나기와 함께, 내가 기억하고 있는 어느 날. 나 죽을 것이다 파리에서- 나 뛰지 않고- 아마도 목요일, 오늘 같은, 가을의. 목요일일 것이다, 왜냐면 오늘, 목요일, 이 시구를 끄적대다, 상박근을 무리했고, 오늘같이는 한 번도 없었다, 내가 몸을 돌려, 내 모든 여행으로, 나 혼자 나를 본적이. 세자르 바예호 죽었다, 그를 때렸다 사람들이 모두 그가 그들한테 아무 짓도 안 했는데; 그를 마구 팼다, 막대기로 마구 밧줄로도; 그 증인들은 목요일들과 상박근 뼈들, 외로움, 비, 길들…. * * * * * * * * * * * * * * * 세사르 아브라함 바예호 멘도사(César Abraham Vallejo Mendoza, 1892년 3월 16일 ~ 1938년..

페루:세사르 바예호(César Abraham Vallejo Mendoza)

같은 이야기 나는 신이 아픈 날 태어났습니다 내가 살아있고, 내가 나쁘다는 걸 모두들 압니다. 그렇지만 그 시작이나 끝을 모르지요 어쨌든, 나는 신이 아픈 날 태어났습니다. 나의 형이상학적 공기 속에는 빈 공간이 있습니다 아무도 이 공기를 마셔서는 안 됩니다 불꽃으로 말했던 침묵이 갇힌 곳. 나는 신이 아픈 날 태어났습니다 형제여, 들어보세요. 잘 들어봐요. 좋습니다. 1월을 두고 12월만 가져가면 안 됩니다. 나는 신이 아픈 날 태어났다니까요. 모두들 압니다. 내가 살아 있음을. 내가 먹고 있음을…… 그러나, 캄캄한 관에서 나오는 無味한 나의 시 속에서 사막의 불가사의인 스핑크스를 휘감는 해묵은 바람이 왜 우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모두들 아는 데… 그러나 빛이 폐병환자라는 건 모릅니다 어둠이 통통하다..

페루:세사르 바예호(César Abraham Vallejo Mendoza)

희망에 대해 말씀드리지요 나는 오늘 이 고통을 세사르 바예호로 겪는 것이 아닙니다. 예술가로도, 인간으로도, 살아 있는 존재로도 겪는 것이 아닙니다. 가톨릭 신자, 이슬람교도, 무신론자로도 겪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고통스러워할 뿐입니다. 내가 세사르 바예호가 아니었다 해도 이 고통을 겪었을 것입니다. 예술가가 아니었다 해도 겪었을 것이며, 인간이 아니었다 해도, 살아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해도 이 고통을 겪었을 것입니다. 가톨릭 신자, 이슬람교도, 무신론자가 아니었다 해도 겪었을 것입니다. 오늘은 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단지 고통을 겪을 뿐입니다. 지금 나는 이유 없이 아픕니다. 나의 아픔은 너무나 깊은 것이어서 원인도 없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원인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페루:세사르 바예호(César Abraham Vallejo Mendoza)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 없다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 없다. 항상 산다는 것이 좋았었는데, 늘 그렇게 말해왔는데. 내 전신을 이리저리 만지면서, 내 말 뒤에 숨어 있는 혀에 한 방을 쏠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오늘은 턱이 내려와 있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잠시 머물게 된 이 바지 안에서 나 자신에게 말한다. ‘그리도 많이 살았건만 결코 살지 않았다니!’ ‘그리도 많은 세월이었건만 또 다른 세월이 기다린다니!’ 우리 부모님들은 돌 밑에 묻히셨다. 부모님들의 서글픈 기지개는 아직 끝나지 았았고, 형제들, 나의 형제들은 온전한데, 조끼 입고 서 있는 나라는 존재. 나는 산다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삶에는 나의 사랑하는 죽음이 있어야 하고, 커피를 마시며 파리의 무성한 밤나무를 바라보면서 이런 말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