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이야기 479

다른 사람의 잘못이 보일 때 자신을 돌아봐야

가족에게 이런 잔소리를 할 때가 있다. "운동을 왜 그렇게 안 해요? 나이가 들수록 건강을 챙겨야 되는데... " "말을 왜 그렇게 함부로 하니? 조금 불만이 있더라도 참아야지 화부터 내고 말이야." 주부는 생활하면서 잔소리를 해야 할 때가 많다. 그런데 이런 잔소리를 하다 보면 흠칫 놀랄 때가 있다. 그 말이 바로 자신에게도 해당되기 때문이다. "나도 운동 안 한지 오래됐지. 요즘은 나도 말을 너무 쉽게 했던 것 같은데... " 이런 생각이 들 때면 할 말을 잃게 된다. 나부터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가족에게 할 이야기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남의 잘못을 얘기하기는 쉽지만 자신의 잘못을 깨닫기는 어렵다.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은 하면서도 실천하기란 어려운 법이다. 반면교사(反面敎師)라는 말이..

많은 수고와 시간이 들어도 가끔은

요즘은 패스트푸드 시대라고 해서 뭐든지 빨리 하는 것이 우선인 시대다. 일부의 사람들은 그런 흐름과 반대로 슬로 푸드를 주장하지만, 대부분은 패스트푸드를 선호한다. 김치를 담아 먹는 사람이 요즘엔 드물다. 부모님이 주시면 가져다 먹거나, 아니면 사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두가 바쁘게 살다 보니, 인스턴트식품으로 간편하게 식사를 대신하기도 하고, 고추장과 된장도 사다 먹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집에서 만든 음식들이 입에 당기는 걸 느낀다. 집에서 우리네 전통음식을 만들어 먹어볼 때가 있다. 그러면 많은 수고와 시간이 든다는 것을 느낀다. 그럴 때 식구들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가족과의 오래된 추억이나 최근 힘들어하는 모습까지. 효율만 따지고 성과만 중요시하는 현대..

버리는 하나님이 있으면 구하는 하나님도 있다

경제학의 기본 원리 중에 효율성(efficiency)의 원리가 있다.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것으로 지나치면 사람들의 사행심과 요행을 자극한다. 과도한 이익을 얻고자 하면 도박에 물들기 쉽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는 너무 많은 도박이 있다. 화투, 장기, 바둑, 골패, 주사위, 트럼프, 체스, 마작, 카지노 (슬롯머신 등), 경품 오락, 전자오락 (바다이야기, 스크린 경마, 파친코 등), 복권, 로또, 경마, 경륜, 경정, 체육진흥 투표권 (토토, 프로토), 소싸움, 투견, 투계, 사행성 PC방, 인터넷 도박, 주식(선물, 옵션) 등 매우 다양하다. 영국의 윌리엄 노스모어라는 사람은 전 재산 약 85만 파운드를 한 장의 카드에 걸었다가 실패하여 빈털터리가 되었다. 운명의 카드는 다이아의 에이스..

가족 사랑은 오랜 세월과 세대를 걸쳐 왔음을

요즘에는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다. 젊은 사람들의 아이 사랑은 유난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서, 휴일이면 늘 아이들과 나들이를 가거나 함께 놀아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서 휴일에 어디를 가든,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젊은 부부들을 만날 수가 있다. 가족의 소중함이 인식이 되면서 부부가 단란하게 지내고 가족이 함께 어우러지는 시간을 갖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런 모습이 아쉽게 느껴질 때가 있다. "저 아이들의 할아버지 할머니는 왜 함께 나오지 않았을까... " 이런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예전 할아버지 할머니 손자 세대가 어우러져 정을 나누었던 때가 그립다. 요즘 아이들은 형제가 많지 않다. 친척들을 자주 만나는 것이 인..

비난이라도 받아들이는 마음을

좋은 말을 들어서 기분 나빠할 사람은 없고, 나쁜 말을 듣고 기분 좋은 사람도 없다. 세상을 살다 보면 냉정하게 말하는 사람을 만난다. 평가에 인색하거나 기준이 높은 경우도 있다. 이런 까다로운 사람이 자신의 상사이거나 책임자라면 하루하루가 힘이 들게 느껴진다. "수고했습니다만 그래도 아쉽군요. 많이 좀 배워야 할 것 같네요." 윗사람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으면 누구나 의기소침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냉정한 말이 당장은 서운하기도 하고 창피하게도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나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잘했다고 칭찬을 해 주는 것은 오히려 훨씬 쉬운 일이다. 다른 사람에게 지적을 하고 충고하는 것이 더 어려운 법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충고를 하는 일은 더더욱 불가능한 일이니 말이다. 지적할 일이 있..

조그만 원망도 죄송한 일

부모를 생각하는 자식의 마음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진다. 특히 나이 들어가는 부모님을 뵐수록 그리고 한 분이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부모님의 사랑과 은혜가 새록새록 가슴에 와닿는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자식들은 평소에는 그런 마음을 잊고 산다. 밖에서 힘든 일이 있으면 부모님께 짜증을 부리는 일이 많다. 언제나 받아주는 부모님이기에 함부로 대하고 화풀이를 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원망하는 마음을 품기 마련이다.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어? 조금만 뒷받침을 해줬어도 이 고생은 안 하지." 현실적으로 자식을 단순히 학교만 보낸다고 되지는 않는다. 해외 연수나 유학을 시켜야 하는 일도 많고, 결혼할 때는 번듯하게 집을 장만해줘야 한다고 하고... 부모 노릇한다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종교인들이 다 바르게 생활한다면

절에 다니고, 성당에 다니고, 교회에 열심히 다니면서 봉사와 수행을 하시는 분을 보면, 주변 사람들에게 난감한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다. "집에서도 좀 그렇게 하지. 절에 가서만 잘하지 말고... " "엄마는 성경공부를 그렇게 하셨으면 달라지는 게 있어야지... 왜 나한테는 똑같아요?" 가족들은 이렇게 불만을 표할 때가 있다. 가족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더 많은 기대나 요구를 하기 마련이다. "독실한 불자라는데 어디가 달라도 다르겠지... " "교회에 다닌다는데 거짓말이야 하겠어?" 이런 생각을 하면서 바라보게 된다. 물론 종교인들이 다 바르게 생활한다면야 좋겠지만 꼭 다 그렇지는 않은 법이다. 그러니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더러는 있다. "종교도 다 필요 없다니까... 종교인이..

유토피아(Utopia)

황제(黃帝)가 천하를 다스려지지 않음을 걱정하여 고민하다가 얼굴에 기미가 끼고 모든 정신이 흩어져 버렸다. 황제는 마지못하여 조용한 방을 치우고 앉아 마음을 수습하느라고 석 달 동안 정사(政事)를 간섭하지 않았다. 어느 날 황제는 낮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는데, 화서씨(華胥氏)의 나라를 유람하게 되었다. 그 나라에는 통치자가 없고 오직 자연 그대로였다. 그리고 백성들은 기욕(嗜慾)이 없어 생(生)도 모르고, 사(死)도 몰랐다. 모든 것을 자연으로 생활했다. 자신을 위하는 일도 없고, 또 남을 불친절하게 대하는 일도 없어 요상도 없고 애증도 없었다. 공중에 떴어도 밟는 것 같고 무(無)에 있어도 유(有)에 있는 것 같았다. 영국의 사상가 토머스 모어가 1516년에 저서에서 만들어 낸 상상의 섬이 유토피아인데..

절망을 했기 때문에 희망이 보이는 것

인생은 하나하나 굽이 굽이 넘어 선 과정(過程) 속에 있다. 시지프스적인 반복 속에 있을 것이다. 이런 인생을 사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모습이지 어느 한 사람만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알 카라일이 쓴 소설 "나 하나만은 아닐 것이다"에서 여주인공은 남편과 사별하고 자식들을 키우면서 갖가지 세파를 겪고 살았으나 그가 늙자 자기를 돌볼 자식은 없고 홀로 남게 된다. 결국 양로원으로 늙은 몸을 맡기면서 다락방의 살림을 정리한다. 세발자전거를 발견하고 자식 키울 때의 재미를 회상하고, 아기를 키우던 요람을 들추어 보고 행복했던 날을 되돌아본다. 최후로 자기의 젊었을 적 옷 몇 가지를 헤쳐보며 먼 옛날의 젊음과 지금의 노쇠를 겹쳐 보면서 인생의 무상을 느낀다. 보따리를 들고 일어서며 "내 인생은 이 세발자..

저마다의 장점과 특성을 북돋워주는 교육방식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정말 대단하다. 땅도 좁고 자원도 부족하고 여러 가지로 어려운 조건이라서 그렇겠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지나친 경쟁과 획일화된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이 갖고 있는 개인적인 성향이나 특기를 살펴주지 못한 채, 그저 정해진 교육과정에 맞춰서 공부만 잘하기를 바란다는 것이, 오늘날에도 크게 변함이 없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잠자코 공부나 해.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이라고 그래?" 이러면서 아이들의 다양한 욕구를 무시하고는 한다.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데... 저 아이는 아무래도 안 되겠어." 이렇게 지레짐작으로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외면하기도 한다. 가정에서도 그렇지만 특히나 학교교육이 이런 우를 범하기가 쉽다.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