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이야기 479

어려운 상황이라도 신념만큼은 흔들리지 말아야

세상에 실패 한 번 겪지 않고 승승장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크게 성공했다는 사람도 알고 보면, 나름대로 어려움과 좌절을 겪었다고 한다. 물론 그래도 겉으로 보기에 일이 술술 풀리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이번에 산 집도 값이 또 올랐네... 운이지 뭐." 남들은 멀쩡히 살던 집도 팔고 나니까 가격이 올랐다는데, 집을 옮길 때마다 집값이 올라서 크게 돈을 모으는 사람이 있다. 또 하는 일마다 잘 풀려서 승진을 금방 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능력도 있었겠지만, 요령이 있어서 상황을 잘 풀어가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어렵고 힘들다는 요즘, 그렇게 재산을 늘리는 사람들이 은근히 부럽기도 하고, 조금은 배가 아픈 것도 솔직한 마음이다. 세상사는 재주가 뛰어난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면 '나만 바보같이 사..

내 생애에서 가장 귀중한 날은 오늘, 지금 여기

사람은 때로 어리석을 때가 있다. 서있기는 지금 이 자리에 서있으면서도, 마음은 자꾸 딴 데로 가 있을 때가 있다. "저런 집에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저런 사람이랑 사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이 더 크게 보이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있는 곳보다도 다른 곳에 눈이 가고 마음이 가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옛날이 좋았는데... 어느새 이렇게 늙어버렸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언제나 현재는 힘이 들고 재미도 없고, 고통스러운 날일 뿐이다. 흘러간 과거는 이미 지나가버린 오늘일 뿐이고, 다가올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오늘이다. 다시 붙잡을 수 없는 과거를 곱씹으며 시간을 보낼 필요도 없고, 어떻게 ..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길

세상에서 자기 자신보다 귀하고 소중한 것은 없다. 내 손톱 밑의 작은 상처가 다른 사람의 큰 병보다 아픈 법이다. 이렇듯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의 입장에서 판단을 한다. 그런 면에서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진정으로 자신을 위해서 하는 행동인가, 자신을 망치려고 하는 행동인가 생각을 해보면, 의외로 자신을 위한 행동이 아닐 때가 많다. "이건 진짜 먹으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건강에 좋지 않은 걸 먹기도 한다. 술이나 담배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번 주는 진짜 제대로 준비해서 계획서를 올려야지." 이렇게 계획을 세우다가도 피곤하다고 미루고, 재미있는 드라마를 보느라고 빼먹는다. 친구가 만나자고 하면 노느라고 못하고, 자신의 생활을 계획대로 이끌어가지 못할 ..

주변의 평가보다 스스로의 평가를 아는 것

사람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평가에 마음을 쓸 수밖에 없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하셨어요." 이런 칭찬을 듣고 기분 좋지 않은 사람은 없다. 겸손하게 받아들이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은근히 뿌듯해한다. 또 어떤 때는 '내가 봐도 진짜 대단해. 나니까 그렇게 하지... ' 이렇게 우쭐해지기도 하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도대체 당신이란 사람은 뭐야? 이렇게밖에 못해?" 반대로 이런 비난을 듣고 마음 상하지 않을 사람도 없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기분이 나빠지기 마련이다. 마음속으로 '두고 보자.' 이렇게 벼르기도 한다. 세상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남들을 거울로 삼아 자신을 돌아봐야 하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일일이 가슴에 담..

모든 존재에 대한 수긍은 그 존재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

울릉도 향나무를 석향(石香)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육지에는 없고 일본에 있는 너도밤나무가 원시림처럼 울창하게 있어 참나무와 소나무는 물론 향나무도 경쟁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향나무는 참나무나 너도밤나무를 피해서 그들이 오지 못하는 곳으로 옮겨 가다 보니, 결국 바위틈이나 바위 부근에서 살게 된다. 소나무도 마찬가지다. 이런 것을 생물학적 용어로 니셰(Niche)라고 하는데, 일종의 틈새 생존이라고 할 수 있다. 우마차길에 흔히 바퀴자국을 피해서 양바퀴자국 가운데 자라는 질경이들도 다른 풀에 덮여 살면 햇빛을 얻지 못해 살 수가 없기에 그렇게 자신의 생존 영역을 가지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이 활동하는 모든 영역을 어떤 한 사람이 다 차지할 수는 없는 것이다. 비록 비루하게 보이고 능력이 없어 보일..

카네기의 병

미국의 철강왕 카네기는 먹는 것을 아껴 가며 돈을 모았다. 재벌이 된 뒤에도 공중전화가 동전을 삼켜버리니 전신전화국까지 찾아가 동전을 찾기 위해 성명을 쓰는 란에 이름을 쓰려는 순간, 마음을 돌이켜 그만두었을 정도로 재물을 아꼈다. 안 쓰고 안 먹는 검소와 절약이 너무 심해, 말년에는 먹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먹으려고 해도 먹히지 않는 것이다. 나중에는 나에게 일주일간 음식을 먹게 해주는 이가 있으면 재산의 상당 부분을 주겠다고까지 하였다. 그때 한 의사가, 아기 백 명을 성대한 만찬에 초대하여 카네기 혼자서 아기들 음식 먹는 것을 돌보라고 하였다. 아기들은 먹으면서 태반은 흘리고 쏟는다. 카네기가 이를 보고 아까우니 부지런히 주워 먹었다. 카네기가 그 병을 근본적으로 완치시키려면 오랫동안 생활해 ..

사랑과 평화

사랑이라는 어휘만큼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어휘는 별로 없을 것이다. 일찍이 헬라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어휘의 의미를 남녀 간의 사랑과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그리고 이웃과 이웃에 대한 우정 어린 사랑이 있었고, 더 나아가 정신적 깊은 영역의 절대적인 사랑, 아가페적 사랑은 종교적인 순애의 사랑으로서 가장 아름다운 의미로 사용되어 왔다. 이 종교적인 심성을 지닌 사랑은 이해와 용서를 의미한다. 그것은 평화를 전제로 해서 생긴 어휘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사랑의 목적은 평화이다. 그 평화를 추구하기 위해서 사랑의 아름다운 행위는 이해와 용서를 반드시 동반한다는 말이 된다. 오늘날 우리 시대에 미움의 독소들이 얼마나 깊고 넓게 번지어 있는지 모른다.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을 품으면 각종 독소를 지닌 병에 걸..

마음 속의 형상

김은호 화백이 그린 그림을 보면 강릉의 신사임당 모습이나 진주의 논개 모습이나 비슷하게 느껴진다. 신사임당과 논개의 모습은 으레 달라야 하건만 그렇게 분위기가 비슷한 것은 그 화백의 마음속에 존경하는 여인상이 하나이기 때문이리라 추측된다. 서양화가들의 여러 가지 인물화를 보더라도 한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걸 알 수 있는데 이는 그 화가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미인상이 하나이기 때문이다. 화가의 마음속에 그만의 여인상이 있듯 우리가 하나님을 섬기고 부처님을 섬긴다고 할 때 그 하나님이나 부처님은 다름 아닌 우리 마음속의 하나님상이고 부처님상이 아닐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생각과 자기 정도의 하나님과 부처님을 제각기 모시고 살아간다. 종교도, 부처님도, 하나님도, 진리도 마음속에 담으면 비(非) ..

화를 내는 일

사람에게는 누구나 몇 가지 허물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화를 내는 일처럼 큰 허물은 없다. 살다 보면 자신의 뜻에 맞지 않는 경우는 늘 생기게 마련이다. 이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사람은 달라 보인다. "아니 도대체 누가 일을 이렇게 처리한 거야? 답답해서 못살겠네... "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당장 그만두지 못해!" "시끄러워. 그냥 시키는 대로 해.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사람이 살다 보면 실수도 하게 되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일을 풀어가게 마련이다. 그럴 때 차근차근 의견을 나누고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차이가 생기고 문제가 생기면 화부터 내고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화를 내는 건 마른풀에 불을 붙이는 것..

설차례상

차례상에 올리는 과일의 유래에서 입신양명과 출세를 위한 조상의 음덕(陰德)을 바라고 있으니, '조율시이(棗栗柹梨)' 대추ㆍ밤ㆍ감ㆍ배만이 순서대로 진설되고 다른 과일들은 사용할 수 없는지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대추는 씨가 하나밖에 없으니 왕을 뜻하고, 밤은 밤송이부터 껍질이 세 개라 영의정, 우의정, 좌의정 삼정승을 말한다. 감은 씨가 여섯이니 육 판서를 뜻하고, 배는 씨가 여덟 개이니 팔도 방백(관찰사)이다. 그러니 차례상에 올라가는 것이고, 이 벼슬 순서에 어긋나면 안 되는 법이며, 이렇게 후손들이 잘 되게 해 달라는 기원이 차례상에 담겨 있다. 하지만 과일의 진설을 필수 과일이 아닌 그때그때 나는 그 계절의 과일을 사용하고, 숫자도 꼭 홀수가 아닌 형편 되는대로 올리라고 현재 보편화돼 있는 차례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