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케 가을날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아주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놓으시고 벌판에 바람을 놓아주소서. 마지막 과일들을 결실토록 명하시고, 그것들에게 또한 보다 따뜻한 이틀을 주시옵소서. 그것들을 완성으로 몰아가시어 강한 포도주에 마지막 감미를 넣으시.. 세계의 명시/독일 2015.02.23
호프만시탈 여행의 노래 물은 굽이쳐 흘러 우리를 삼킬 듯하고 바위는 굴러 우리는 쓰러질 듯한데 날새 또한 빠르고 세차게 날개치며 날아와 우리를 채어 갈 듯하다. 하지만 저 아래쪽에 밭이 끝없이―끝없이 펼쳐져 있고 연륜을 알 수 없는 호수에는 과일이 무수하게 그림자 드리우고 있다. 대리석 .. 세계의 명시/독일 2015.02.23
호프만시탈 이른 봄 봄바람이 달려간다. 잎사귀 없는 가로수 사이를 이상한 힘을 지닌 봄바람이 달려간다. 흐느껴 우는 소리 나는 곳에서 봄바람은 몸을 흔들었고 사랑에 가슴 아파하는 아가씨의 흩어진 머리칼에서 봄바람은 몸을 흔들었다. 아카시아나무를 흔들어 아카시아꽃을 떨어뜨리고, 숨결 .. 세계의 명시/독일 2015.02.23
게오르게 너는 날렵하고 청순하여 너는 날렵하고 청순하여 불꽃 같고 너는 상냥하고 밝아서 아침 같고 너는 고고한 나무의 꽃가지 같고 너는 조용히 솟는 깨끗한 샘물 같다. 양지바른 들판으로 나를 따르고 저녁놀 진 안개에 나를 잠기게 하며 그늘 속에 내 앞을 비추어 주는 너는 차가운 바람, 너.. 세계의 명시/독일 2015.02.23
슈토름 해안 갈매기는 지금 해안 호수로 날아가고 저녁 어스름이 드리우며 개울의 물웅덩이에는 저녁 해가 비치고 있다. 회색빛 새가 수면에 닿을 듯이 날아가고 바다를 흐르는 안개 속에 섬들이 꿈처럼 둥둥 떠 있다. 거품 이는 흙탕에서 아주 이상스러이 중얼거리는 소리 들리고 쓸쓸한 새의 .. 세계의 명시/독일 2015.02.21
하이네 노래의 날개 노래의 날개 위에 우리 올라타고 함께 갑시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갠지스 강 그 기슭 푸르른 밭에 우리 둘이 갈 만한 곳이 있다오. 환한 꽃동산에 고요히 떠오를 때 빨갛게 활짝 피는 아름다운 꽃동산 잔잔한 호수에 웃음짓는 연꽃들은 아름다운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오. 꽃.. 세계의 명시/독일 2015.02.20
하이네 근위병 프랑스로 돌아가는 두 근위병 그들은 러시아의 포로였다. 독일의 병영에 막 도착했을 때 두 사람은 고개를 떨구었다. 거기에서 슬픈 소문을 듣게 되었나니 프랑스는 전쟁에 패배하였고 대군은 뿔뿔이 흩어졌으며 황제께서, 황제께서 잡히셨단다. 두 사람은 서로 힘껏 끌어안으며 .. 세계의 명시/독일 2015.02.20
하이네 로렐라이 왜 그런지 그 까닭은 알 수 없지만 내 마음은 자꾸만 슬퍼지나니 옛날부터 전해져 오는 이야기가 내 마음에 자꾸만 메아리친다. 쌀쌀한 바람 불고 해거름 드리운 라인 강은 소리 없이 흐르고 있는데 지는 해의 저녁놀을 받고서 바위는 반짝이며 우뚝 솟아 있다. 이상스럽구나 그.. 세계의 명시/독일 2015.02.20
아이헨도르프 밤의 꽃 밤은 고요한 바다와 같다 기쁨과 슬픔과 사랑의 고뇌가 얼기설기 뒤엉켜 느릿느릿하게 물결치고 있다. 온갖 희망은 구름과 같이 고요히 하늘을 흘러 가는데 그것이 회상인지 또는 꿈인지 여린 바람 속에서 그 누가 알랴. 별들을 향하여 하소연하고 싶다. 가슴과 입을 막아 버려도.. 세계의 명시/독일 2015.02.17
노발리스 밤의 찬가 생명이 있고, 감성이 있는 어떤 자가, 그를 에워싼 넓은 공간의 놀라운 현상들 중에 무엇보다도 광선과 빛깔들, 낮 동안의 온화한 편재를 지닌 가장 즐거운 빛을 사랑하지 않는 이는 없을 것이다. 빛의 푸른 대양에서 헤엄치는 쉴 줄 모르는 성좌들의 거대한 세계는 빛을 가장 .. 세계의 명시/독일 2015.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