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독일

슈토름

높은바위 2015. 2. 21. 09:30

 

          해안

 

갈매기는 지금 해안 호수로 날아가고

저녁 어스름이 드리우며

개울의 물웅덩이에는

저녁 해가 비치고 있다.

 

회색빛 새가

수면에 닿을 듯이 날아가고

바다를 흐르는 안개 속에

섬들이 꿈처럼 둥둥 떠 있다.

 

거품 이는 흙탕에서

아주 이상스러이 중얼거리는 소리 들리고

쓸쓸한 새의 울음소리 들리나니

언제나 이런 상태이다.

 

다시금 바람은 고요히 불고

그리고는 소리 없이 잠드나니

바다 가운데 쪽에서

인기척 소리가 들려온다.

 

 

 

* 슈토름(Hans Theodor Woldsen Storm : 1817-1888)은 소설 <호반> <백마의 기사>의 작가로서 우리 나라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실레스비히 홀스타인의 서해안 도시 후즘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는 법률을 전공하였고, 고향으로 가서 변호사가 되었다.

1853년에 고향 땅이 덴마크 영토가 되자 그는 추방당하여 포츠담과 하이리겐슈타트에서 살았다.

고향 주민들이 덴마크의 학정에 대해 저항의 깃발을 들자, 슈토름도 조국애에 불타는 작품을 쓰는 한편, 아이헨도르프와 뫼리케 등 문인들과 친교를 가졌다.

이 시는 고향의 해안이 지닌 신비감을 잘 묘사하고 있는 그의 대표작 중 한편으로 그 배후에는 어떤 체념이 감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