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꽃
밤은 고요한 바다와 같다
기쁨과 슬픔과 사랑의 고뇌가
얼기설기 뒤엉켜 느릿느릿하게
물결치고 있다.
온갖 희망은 구름과 같이
고요히 하늘을 흘러 가는데
그것이 회상인지 또는 꿈인지
여린 바람 속에서 그 누가 알랴.
별들을 향하여 하소연하고 싶다.
가슴과 입을 막아 버려도
마음 속에는 여전히 희미하게
잔잔한 물결소리가 남아 있다.
상쾌한 여행
초록빛 산들바람 부드러이 흘러오니
봄이다 정녕 봄이다.
숲에는 뿔피리 소리가 흐르고 있고
힘찬 눈동자는 밝게 빛나며
여러 가지 모양의 소용돌이는
이상스러운 물줄기를 이룬다.
그 흐르는 물의 눈짓이 그대를
아름다운 아래 쪽 세계로 가자 청하니
나는 아무것에도 거역하지 않으련다.
바람은 너희에게서 나를 멀리 나른다.
기분좋게 햇빛에 취하며
물줄기를 타고 나는 여행하리라.
수천의 목소리가 울려 내 마음을 부추기고
하늘 높이 오로라가 불타며 흘러가누나.
여행길에 나서련다, 나는 그 여행길이
어디서 끝나느냐고 묻지 않으련다.
* 독일의 유서 깊은 루보비치 성에서 귀족의 아들로 태어난 낭만파 시인인 아이헨도르프(Joseph Freiherr von Eichendorff : 1788-1857)는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내고, 할레와 하이델베르그 대학에서 수학하면서 많은 시인들과 교우 관계를 가졌다.
그 중에는 브렌타노가 있다.
그는 순수한 독일의 서정 시인으로서 음악적이고 쉬운 시어로 독일적인 인물과 풍경을 노래한 음유 시인풍의 가요 작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