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440

<갑자기, 별안간, 문득>의 구별

'어떤 일이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어난다는 뜻'으로 말하는 표현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갑자기', '별안간', '문득' 같은 단어들이 있는데요. 이 표현들을 어느 상황에서든지 서로 대치해서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문득 소리가 들렸다' 이런 말 여러 번 듣거나 본 적이 있으시죠? 그런데 이것은 정확한 표현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문득'이란 말은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갑자기 떠오르는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이렇게 머릿속의 일이나 느낌에 대해서 말할 때 쓰는 표현이죠. 반면에 '갑자기'라는 말은 머릿속의 일이나 세상의 일에 구분 없이 두루 쓰입니다. 그러므로 '문득 소리가 들렸다'라는 표현이 아닌 '갑자기 소리가 들렸다'라고 해야 맞는 표현이 됩니다..

그 사람 생각은 저하고는 틀려요? / 달라요?

일상생활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말하다 보면 틀린 것이 입에 굳어져서 잘못된 말을 버릇처럼 계속해서 사용하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런 말 가운데 하나가 바로 '다르다'는 말과 '틀리다'라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르다'라는 말은 '두 가지 이상의 대상물이 가지고 있는 성질이나 모양에 차이가 있다는 말'이고, 반면에 '틀리다'는 '두 가지 이상의 대상물 가운데 하나는 옳고 나머지 하나는 그르다'라고 하는 경우에 쓰는 말입니다. 즉, '다르다'는 사물의 속성을 객관적으로 매김 하는 뜻을 지녔고, '틀리다'는 특정한 사물의 가치를 강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얼핏 보면 비슷한 말 같으면서도 그 본질은 전혀 다른데, 언제부터인지 주변에서 이 두 ..

외래어 표기

외래어는 되도록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 외래어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우리말과 글이 심각하게 오염되었습니다. 외래어는 우리말로는 정확한 의미 전달을 할 수 없을 때만 쓰는 것이 좋죠. 꼭 필요한 경우만 외래어를 씁시다! 외래어 표기법은 외국어 또는 외래어를 우리 글자로 어떻게 적을 것인지를 규정해 놓은 것입니다. 외래어 표기법은 우리말의 발음 구조에 맞게 표기 방식을 정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현실 발음과 차이가 나는 부분도 있습니다. 우리는 평소에 외래어 표기에 대해 많이 고심합니다. '리더쉽'이 맞는지 '리더십'이 맞는지, 또 '레포트'가 맞는지 '리포트'가 맞는지는 항상 알쏭달쏭하지요. 외래어 표기는 기본 원칙만 알고 있으면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외래어 표기법 중 몇 가지를 살펴봅시다. 1)..

'감쪽같다'의 어원

차의 어느 부분이 상했는데, 제대로 된 수리를 받고 나서 여러분이 흡족할 때 하는 말. "참, 이거 감쪽같구먼, 제대로 됐네." '감쪽같다' 많이 쓰시는 말이죠? 원래 이 는 말은 곶감의 쪽을 먹는 것과 같이 날쌔게 한다는 데서 나온 말입니다. 곶감 하면, 다들 아시듯이 감을 깎아서 말려서 만든 것으로, 예부터 별미의 간식으로 좋아하는 음식이죠. 그런 맛있는 곶감의 쪽을 먹을 때를 생각해보면 '감쪽같다'의 어원을 금방 이해하실 수 있으실 텐데요. 한쪽밖에 되지 않는 곶감을 먹는데, 누가 와서 빼앗아 먹거나 나누어 달라고 할까 봐 빨리, 그것도 흔적도 없이 다 먹어 치우겠죠? 이런 의미가 확대가 되어서 지금 우리가 '감쪽같다'라는 말을 쓸 때처럼 '일을 빨리 하거나 흔적을 남기지 않고 처리하는 것'을 일컫..

'통털어'는 '통틀어'로......

우리가 가진 갓을 통털어 헌금했다. / 우리가 가진 것을 통틀어 헌금했다. 이 두 문장 중에서 어떤 것이 맞을까요? '통틀어'는 접두사 '통'에다 '손목을 틀다'의 '틀다'가 결합돼서 만들어진 말인데요. '통'은 '모두, 한 번에'의 뜻이고요. '틀다'는 '물건의 양쪽을 반대쪽으로 돌려 짜낸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가진 돈을 통틀어 헌금했다', '우리 학교는 통틀어 200명밖에 안된다'라고 해야 합니다. 그런데 간혹 무엇을 '털다'의 뜻으로 생각해서 '통털어'로 쓰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것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감사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감사인사, 축하인사를 할 때 '감사합니다', '축하합니다'라고 말을 하면 어딘지 모르게 덜 정중한 표현인 것 같아 '감사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라고 말할 때가 더 많습니다. "두 분의 결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바쁘신데도 이렇게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그동안의 가르침,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말이죠. 그냥, '감사합니다', '축하합니다'라고 하는 것보다는 더 정중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립국어연구원에서 펴낸 에 따르면 '축하를 드리다'나 '감사를 드리다'라는 말은 옳지 않은 것으로, '축하'나 '감사'는 '드릴 수' 없는 것으로 어법상 맞지 않는 불필요한 공대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와는 조금 다른 예로 우리가 자주 쓰는 표현 가운데 '말씀드리다'라..

문장 부호

문장 부호를 사용하면 문장의 의미를 더 정확히 전달할 수 있습니다. 모든 글에는 쉼표나 마침표 등 하나 이상의 문장 부호가 거의 필수적으로 사용됩니다. 그러므로 문장 부호의 쓰임을 잘 알아 두고, 적절한 때에 사용하는 것은 좀 더 멋진 글을 쓰는데 효과적입니다. 문장 부호의 이름과 쓰임을 기억하고, 잘못 사용하지 않도록 합시다. 1988년 당시의 「문장 부호」는 원고지 중심의 전통적인 글쓰기 환경에 맞추어 제정된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글쓰기 환경이 컴퓨터와 인터넷 중심으로 급격히 변화하면서, 실제 언어생활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부호와 용법을 반영한 새로운 규정이 필요해졌습니다. 2014년 12월 5일, 문화체육관광부는 문장 부호 개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한글 맞춤법 일부 개정안」을 고시했습니다..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쓰는 말! 말! 말!

나는 놀라고 남을 놀래고... '놀라다'와 '놀래다'는 다른 뜻을 가진 낱말입니다. 뜻을 살펴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말인데도 혼란이 심한 말 중 하납니다. '놀라다'의 뜻은 '뜻밖의 일을 당해서 가슴이 설레다', '갑자기 무서운 것을 보고 겁을 내다'라는 뜻입니다. '놀래다'는 '남을 놀라게 하다'라는 뜻입니다. '놀라다'의 어근인 '놀라'에 사역형 어미 '이'가 첨가돼서 '놀래다'가 된 거죠. 그렇다면 '놀란 가슴'과 '놀랜 가슴', 이 말 중 옳은 낱말은 어떤 것일까요? '놀란 가슴'이 옳죠. '철수가 놀란 가슴을 진정했다.' '철수가 영희를 놀래다.' 등이 올바른 표현입니다. 습관 되기 전에 빨리 고치기 으시대다→ 으스대다, 으시시→ 으스스 흔히 어울리지 않게 으쓱거리며 뽐내는 것을 '으시대다'..

'매무새'는 마지막 '매무시'를 잘해야......

'옷을 입고 마지막 '매무시 / 매무새'를 잘해야 한다.' 자, 여기서 '매무시'와 '매무새' 중에서 어떤 것을 써야 될까요? 사실, '매무새'와 '매무시'는 그 뜻이 다릅니다. '매무새'는 '옷을 입는 전체적인 맵시나 모양'을 나타내서 '너 옷매무새가 좋다' 이렇게 말해야 바른 표현이고요. '매무시'는 '옷을 입을 때 옷을 매고 여미고 하는 뒷단속'을 말합니다. 그래서 '매무새'는 '매무시한 모양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옷을 입고 마지막 매무시를 잘해야 한다'로 말해야 합니다. '매무새'가 옷을 입은 전체의 맵시, 모양새를 나타내는 말이기 때문에 '매무시' 보다 큰 의미의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봉'은 '시침질'로

요즘은 기성복이 의류시장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2-30년 전만 하더라도 옷을 맞춰서 입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옷을 맞춰 입을 때, 옷이 완성되기 전에 그 옷이 자신의 몸에 잘 맞는지 미리 걸쳐보는 단계가 있는데 이를 흔히들 '가봉'이라고 부릅니다. '가봉'이란 뜻은 임시로 듬성듬성 시쳐놓은 바느질 상태에서 옷을 만드는 사람이 손님의 몸에 옷이 잘 맞는지 맞지 않는지를 보고 그 자리에서 고치는 일을 말합니다. '가봉'에서 '가'는 '거짓'이란 뜻의 '가'인데, 이 '가'란 한자 접두어를 붙인 말은 일본식 표현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러니까, 이 '가봉'이란 말은 일본식 표현인 셈입니다. '가봉'을 대신하여 쓸 수 있는 우리말은 '시침질'입니다. 이밖에도 '거짓 가'를 붙여서 만들 수 있는 일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