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467

'감쪽같다'의 어원

차의 어느 부분이 상했는데, 제대로 된 수리를 받고 나서 여러분이 흡족할 때 하는 말. "참, 이거 감쪽같구먼, 제대로 됐네." '감쪽같다' 많이 쓰시는 말이죠? 원래 이 는 말은 곶감의 쪽을 먹는 것과 같이 날쌔게 한다는 데서 나온 말입니다. 곶감 하면, 다들 아시듯이 감을 깎아서 말려서 만든 것으로, 예부터 별미의 간식으로 좋아하는 음식이죠. 그런 맛있는 곶감의 쪽을 먹을 때를 생각해보면 '감쪽같다'의 어원을 금방 이해하실 수 있으실 텐데요. 한쪽밖에 되지 않는 곶감을 먹는데, 누가 와서 빼앗아 먹거나 나누어 달라고 할까 봐 빨리, 그것도 흔적도 없이 다 먹어 치우겠죠? 이런 의미가 확대가 되어서 지금 우리가 '감쪽같다'라는 말을 쓸 때처럼 '일을 빨리 하거나 흔적을 남기지 않고 처리하는 것'을 일컫..

'통털어'는 '통틀어'로......

우리가 가진 갓을 통털어 헌금했다. / 우리가 가진 것을 통틀어 헌금했다. 이 두 문장 중에서 어떤 것이 맞을까요? '통틀어'는 접두사 '통'에다 '손목을 틀다'의 '틀다'가 결합돼서 만들어진 말인데요. '통'은 '모두, 한 번에'의 뜻이고요. '틀다'는 '물건의 양쪽을 반대쪽으로 돌려 짜낸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가진 돈을 통틀어 헌금했다', '우리 학교는 통틀어 200명밖에 안된다'라고 해야 합니다. 그런데 간혹 무엇을 '털다'의 뜻으로 생각해서 '통털어'로 쓰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것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감사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감사인사, 축하인사를 할 때 '감사합니다', '축하합니다'라고 말을 하면 어딘지 모르게 덜 정중한 표현인 것 같아 '감사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라고 말할 때가 더 많습니다. "두 분의 결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바쁘신데도 이렇게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그동안의 가르침,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말이죠. 그냥, '감사합니다', '축하합니다'라고 하는 것보다는 더 정중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립국어연구원에서 펴낸 에 따르면 '축하를 드리다'나 '감사를 드리다'라는 말은 옳지 않은 것으로, '축하'나 '감사'는 '드릴 수' 없는 것으로 어법상 맞지 않는 불필요한 공대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와는 조금 다른 예로 우리가 자주 쓰는 표현 가운데 '말씀드리다'라..

문장 부호

문장 부호를 사용하면 문장의 의미를 더 정확히 전달할 수 있습니다. 모든 글에는 쉼표나 마침표 등 하나 이상의 문장 부호가 거의 필수적으로 사용됩니다. 그러므로 문장 부호의 쓰임을 잘 알아 두고, 적절한 때에 사용하는 것은 좀 더 멋진 글을 쓰는데 효과적입니다. 문장 부호의 이름과 쓰임을 기억하고, 잘못 사용하지 않도록 합시다. 1988년 당시의 「문장 부호」는 원고지 중심의 전통적인 글쓰기 환경에 맞추어 제정된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글쓰기 환경이 컴퓨터와 인터넷 중심으로 급격히 변화하면서, 실제 언어생활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부호와 용법을 반영한 새로운 규정이 필요해졌습니다. 2014년 12월 5일, 문화체육관광부는 문장 부호 개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한글 맞춤법 일부 개정안」을 고시했습니다..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쓰는 말! 말! 말!

나는 놀라고 남을 놀래고... '놀라다'와 '놀래다'는 다른 뜻을 가진 낱말입니다. 뜻을 살펴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말인데도 혼란이 심한 말 중 하납니다. '놀라다'의 뜻은 '뜻밖의 일을 당해서 가슴이 설레다', '갑자기 무서운 것을 보고 겁을 내다'라는 뜻입니다. '놀래다'는 '남을 놀라게 하다'라는 뜻입니다. '놀라다'의 어근인 '놀라'에 사역형 어미 '이'가 첨가돼서 '놀래다'가 된 거죠. 그렇다면 '놀란 가슴'과 '놀랜 가슴', 이 말 중 옳은 낱말은 어떤 것일까요? '놀란 가슴'이 옳죠. '철수가 놀란 가슴을 진정했다.' '철수가 영희를 놀래다.' 등이 올바른 표현입니다. 습관 되기 전에 빨리 고치기 으시대다→ 으스대다, 으시시→ 으스스 흔히 어울리지 않게 으쓱거리며 뽐내는 것을 '으시대다'..

'매무새'는 마지막 '매무시'를 잘해야......

'옷을 입고 마지막 '매무시 / 매무새'를 잘해야 한다.' 자, 여기서 '매무시'와 '매무새' 중에서 어떤 것을 써야 될까요? 사실, '매무새'와 '매무시'는 그 뜻이 다릅니다. '매무새'는 '옷을 입는 전체적인 맵시나 모양'을 나타내서 '너 옷매무새가 좋다' 이렇게 말해야 바른 표현이고요. '매무시'는 '옷을 입을 때 옷을 매고 여미고 하는 뒷단속'을 말합니다. 그래서 '매무새'는 '매무시한 모양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옷을 입고 마지막 매무시를 잘해야 한다'로 말해야 합니다. '매무새'가 옷을 입은 전체의 맵시, 모양새를 나타내는 말이기 때문에 '매무시' 보다 큰 의미의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봉'은 '시침질'로

요즘은 기성복이 의류시장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2-30년 전만 하더라도 옷을 맞춰서 입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옷을 맞춰 입을 때, 옷이 완성되기 전에 그 옷이 자신의 몸에 잘 맞는지 미리 걸쳐보는 단계가 있는데 이를 흔히들 '가봉'이라고 부릅니다. '가봉'이란 뜻은 임시로 듬성듬성 시쳐놓은 바느질 상태에서 옷을 만드는 사람이 손님의 몸에 옷이 잘 맞는지 맞지 않는지를 보고 그 자리에서 고치는 일을 말합니다. '가봉'에서 '가'는 '거짓'이란 뜻의 '가'인데, 이 '가'란 한자 접두어를 붙인 말은 일본식 표현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러니까, 이 '가봉'이란 말은 일본식 표현인 셈입니다. '가봉'을 대신하여 쓸 수 있는 우리말은 '시침질'입니다. 이밖에도 '거짓 가'를 붙여서 만들 수 있는 일본어..

'가라'는 '가짜'로

우리말 속 일본어 어휘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순 일본어인데요. 일제강점기 때 들어와 그대로 쓰인 것으로 광복 후에도 습관적으로 쓰는 것을 다음 세대가 따라 하면서 일상용어로 통용되어 그대로 굳어지게 된 경우죠. 하지만 사회가 변함에 따라서 '다꽝'이니 '벤또'같은 용어는 사라지고, 대신에 '겜뻬이', '나가리', '가라' 같은 오락 용어나 비속어들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본문화 개방시대에 우리말의 자존심을 지키고 더욱 아껴 써야 할 텐데요. '진짜인 줄 알았던 것이 가짜이거나 가치가 있는 줄 알았던 것이 아무 쓸모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을 때 쓰는 말'로 '가라'라는 말이 있죠. "이거 어때? 이태원에서 산 가방인데 가라이긴 하지만 멋지지?" '가짜', '헛 것'이란 우리말이 있는데도 굳..

"헷갈리는, 또는 헛갈리는 허풍선과 허풍쟁이"

'허풍선을 아십니까?' 허풍선은 '숯불을 피우기 위해서 풀무질을 하는 손풀무의 일종'입니다. 이렇게 바람을 일으키는'허풍선'과 같이 '말을 떠벌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허풍선이'라고 하죠. '허풍선'에 명사형 어미 '이'가 붙어 '허풍선이'가 된 겁니다. 흔히 같은 뜻을 가진 낱말로 '허풍쟁이'라고도 말을 하죠. 이 말은 틀린 낱말입니다. 표준어가 아니죠. '멋쟁이'나 '골목쟁이'와 같은 맥락으로 '허풍쟁이'라고 이해하시는 분도 많은데요. 옳은 말은 '허풍선이'입니다. '허풍선이', '허풍쟁이', 지금까지 헷갈리신 분이 있다면 이제부터 정확히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헷갈리다'와 '헛갈리다'가 있습니다. 어느 말이 옳은 말일까요? '헷갈리다'는 '헷'과 '갈리다'가 합쳐진 말입니다. 말 뜻은 '정..

채?, 체?

우리가 글을 쓸 때 간혹 헷갈려서 실수하는 낱말을 골라봤습니다. 바로 '체'와 '채'입니다. '무엇을 본 체(채) 만 체(채) 하다' 할 때 그리고 '신발을 신은 채(체)로'라고 쓸 때는 어떻게 쓰나요? '체'와 '채'... 그러니까 치읓에 모음으로 무엇이 오느냐에 따라 그 뜻의 차이가 분명히 있습니다. '체'는 '그럴듯하게 꾸미는 거짓 태도'를 말합니다. 특히 앞 음절이 'ㄴ'으로 끝나거나, '은', '는' 다음에 쓸 때 '체'를 씁니다. 그러니까 '본 체 만 체하다'라고 써야 합니다. '채'는 두 가지 뜻이 있는데, 하나는 '어떤 상태가 계속된 대로 그냥'의 뜻이죠. '신발을 신은 채로', '밥도 먹지 않은 채로...'라고 쓸 때 '채'로 씁니다. 그리고 부사로 쓰이는 용법이 있는데, 그 뜻은 '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