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467

어떻게 하면 '날라' 다닐까?

여러분은 혹시 다른 사람과 대화하다가 이렇게 말하지는 않습니까? "그 친구 정말 운동 잘하더군. 훨훨 날라다니던데?" "차가 달리는 게 아니고 완전히 날라다녀!" 예 이렇게 '날라다닌다', '날라서'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분이 많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말은 틀린 표현입니다. '공중에 떠서 움직인다' 혹은 '아주 빠르게 움직이는 모양'을 말하는 '날다'는 문장에 따라 '나니', '날아' 이렇게 변화됩니다. '날라서', '날라' 이렇게는 절대 표현을 못하는 거죠. '날라서', '날다' 이렇게 변화하는 동사는 '나르다'가 있습니다. '물건을 이리저리 옮기다' 이런 말이죠. 이 '나르다'가 바로 '날라', '날라서' 이렇게 변화합니다. '날다'와 '나르다'는 말이 좀 비슷하죠. 그래서 많은 분이 ..

문맥에 맞는 한자어

한자어는 뜻이 비슷한 것들이 많아 잘못 쓰는 일이 많다. 예를 들어 '제거하다 / 소거하다 / 소멸하다 / 삭제하다'는 의미가 어떻게 다른가? 알 듯 모를 듯 쉽사리 대답하기 어렵다. 한자어는 되도록이면 안 쓰는 것이 좋지만, 꼭 써야 하는 경우라면 그 뜻을 정확히 알고 쓰도록 하자. 1) 일체(一切) / 일절(一切) : 나에게 일체 간섭하지 마라. * '일체'는 '모든 것, '모두 다'를 뜻하며, '일체의 책임을 지다', '지나간 일은 일체 털어 버리자' 등에서 사용된다. '일절'은 '아주', '전혀', '절대로'의 뜻으로, '그는 일절 연락을 끊었다', '출입을 일절 금한다' 등에서처럼 부정적인 내용과 어울려 쓰인다. 한자는 같으면서도 '일절'과 '일체'로 차이가 나는 것은 '切'이 '끊을 절', '..

'정신 채려'는 틀리니 정신 차립시다!

우리가 자주 헷갈리는 맞춤법 중 하나, 'ㅣ' 모음 역행 동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리말의 발음 중에는 뒷 음절의 모음 'ㅣ' 때문에 앞 음절의 발음이 영향을 받아 'ㅣ' 모음이 첨가되는 현상이 많이 있습니다. '정신 채려' 이렇게 발음하는 분도 많이 있고 또 동음 이의어로 '준비하다'의 뜻인 '차리다'가 있죠. 이 말도 '무엇을 차리다' 대신 '무엇을 채리다'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원칙적으로 'ㅣ' 모음 역행 동화'는 현행 맞춤법에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채리다'가 아니고 '차리다'가 맞고, '아지랭이'가 아니라 '아지랑이'가 표준어입니다. 이것 말고도 'ㅏ'와 'ㅐ'를 혼동해 사용하는 낱말이 무척 많습니다. '노랭이' 이죠. 이 말은 '노랑이'가 표준어입니다. 그런데 'ㅣ' 모음 역행 ..

차간 거리가 좁혀져 있습니다.

우리가 자주 쓰는 말 중에 틀리게 말하는 낱말이 있어서 알려드립니다. 교통정보를 듣다 보면 '차간 거리가 좁혀져 있다.'라는 말을 자주 들으셨을 겁니다. 이 말 중에 '좁혀져 있다'라는 말이 문젭니다. '좁혀져 있다'의 원 말은 '좁다'죠. 이 '좁다'에 피동형 어미 '히'가 붙어 '좁혀지다'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 것 같은데, 사실 '좁다'의 피동형은 '좁아지다'입니다. '히'가 붙는 '좁히다'는 능동형입니다. 그러니까 '좁혀지다'가 아니라 '좁아지다'가 옳은 표현입니다. 이런 말은 또 있는데 '썩히다'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역시 '썩이다'가 옳은 말입니다. 그리고 노래 가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떨구다'란 말 역시 '눈물을 떨구다'가 아니라 '눈물을 떨어뜨리다'가 옳은 표현입니다.

'마길'을 해서 '늑마겸'에 걸렸다?

우리말 문법 중에 소리의 첨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솜이불과 소미불, 막닐과 마길, 그리고 늑막염과 늑마겸, 색연필과 새견필...... 자, 낱말은 하난데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발음되는 낱말을 골라 봤습니다. 지금 말씀드린 솜이불과 막닐 그리고 늑막염과 색연필 이 낱말들은 발음을 할 때 소리의 첨가라는 법칙에 따라 발음됩니다. 많은 분들이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소리의 첨가란 합성어나 파생어에서 앞 단어나 접두사의 끝이 자음이고 뒤 단어나 접미사의 첫음이 '이, 야, 여, 요, 유'일 때는 'ㄴ' 소리를 첨가합니다. 그래서 각각 '니, 냐, 녀, 뇨, 뉴'로 발음합니다. 그러니까 '소미불'이 아니라 '솜니불', '마길'이 아니라 '막닐', '늑마겸'이 아니라 '늑막념'이, 그리고 '새견필'이 아니고 '..

복수로 인정되는 표준어

2009년 개정 기준 복수 표준어와 2011년에 새로운 표준어를 제정하여 발표하였죠. 그동안은 비표준어였지만 일상생활에서 많은 사람들이 표준어보다 더 자주 쓰는 단어들에 대해, 언어 현실을 생각해서 표준어로 인정한 것입니다. 이후 2014년 13 항목, 2015년 11 항목, 2016년 6 항목, 2017년 5 항목이 국립국어원에서 새로운 표준어로 제정, 발표되었습니다. 2011년 8월 31일 새로 추가된 표준어(39개) * 현재 표준어와 같은 뜻으로 추가로 표준어로 인정한 것 (11개) 간질이다 / 간지럽히다, 남우세스럽다 / 남사스럽다, 목물 / 등물, 만날 / 맨날, 묏자리 / 묫자리, 복사뼈 / 복숭아뼈, 세간 / 세간살이, 쌉싸래하다 / 쌉싸름하다, 고운대 / 토란대, 허섭스레기 / 허접쓰레기,..

어른 앞에서 실수하지 맙시다! 언어예절

우리가 가정이나 직장생활에서 흔히 저지를 수 있는 실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물론 표준어가 아닌 말을 할 때도 종종 있지만 잘못 알고 있는 언어예절 때문에 본의 아닌 실수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직장에서 한창 일을 하는데 사장님이 저에게 이렇게 말을 합니다. "이봐 문석현 씨 가서 김 과장 좀 오라고 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럴 때 저는 김 과장님께 가서 어떻게 말을 해야 될까요? 제가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말하겠습니까? 보기를 드리죠, 1. 사장님께서 오라십니다. 2. 사장님께서 오시랍니다. 3. 사장님께서 오시라십니다. 4. 사장님께서 오랍니다. 이 말 중 어떤 것이 올바른 말이겠습니까? 첫 번째 사장님께서 오라십니다는 사장님께서 오라고 하신다는 말이죠. 그리고 두 번째 사장님께서 오시랍니다는 사..

배워주다?

한 주부가 말하길, 예전에 우리가 울거나 칭얼거리면 호랑이가 잡아간다, 망태 할아버지가 잡아간다는 말을 하면서 겁을 주거나 어르면서 달래곤 했지만, 요즘 아이들은 텔레토비 인형을 보여주거나 아기 상어 주제 음악을 불러주면 그게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덧붙이길, 요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TV 프로그램들이 애들한테 효과적으로 다양한 걸 배워준다고 하더군요. '배워준다.' 종종 이 '배워주다'란 말을 듣게 되는데, 특히 어린아이들이 "오늘 우리 선생님이 재미있는 노래를 배워주셨다" 하면서 그냥 일상어로 여겨질 정도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따져보면 배워주다? '배워주다'라고 하면 가르쳐주는 사람의 성의를 봐서, 배우는 사람이 은혜를 베풀 듯 배우는 행위를 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뒤에 붙..

헷갈리기 쉬운 우리말

비슷한 뜻을 가진, 비슷한 형식의 단어들, 생각할수록 알쏭달쏭하고 잘못 쓰기 쉽습니다. 여기에는 헷갈리기 쉬운 우리말 단어의 짝을 제시하였습니다. 여기에 제시된 단어만이라도 꼭 기억하고 틀리지 않도록 합시다. 1) 껍질 / 껍데기 : 우리 어머니는 사과 껍데기를 너무 두껍게 깎으신다. * '사과 껍데기'는 '사과 껍질'로 써야 한다. '껍데기'와 '껍질'은 혼동해서 쓰기 쉬운 말이다. '껍데기'는 '달걀, 조개 따위의 속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을 이르는 말이다. 한편 '껍질'은 '물체의 거죽을 싸고 있는 딱딱하지 않은 물질의 켜'를 뜻한다. 가령 귤껍질, 감 껍질 등으로 쓰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2) 달리다 / 딸리다 : 요즘음 많은 건설회사들이 회사 운영자금이 딸려 도산하고 있다. * 위의 글에..

'그을렸다'와 '그을었다'

피부가 햇볕에 의해서 까맣게 된 것을 흔히 '그을렸다'라고 말합니다. "햇볕에 너무 오래 나가 있었더니 얼굴이 검게 그을렸다"라고 말이죠. 하지만 '그을렸다'는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그을었다'라고 해야 합니다. '그을렸다'는 을 뜻하는 '그을다'를 활용한 말입니다. 즉, '그을렸다'는 '그을다'의 사동형과 피동형으로 '그을렸다', '그을리다'는 , 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꼭 '무엇'에 해당하는 목적어와 어울려서 써야 하는데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그을렸다, 그을리다'를 주어와 함께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옳지 않습니다. 는 뜻으로 말할 때는 자동사 그대로를 활용해서 라고 해야 합니다. '그을렸다'는 목적어와 어울려서 또는 와 같은 예처럼 써야 하고 말이죠. 자동사인 '그을다'의 활용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