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거리는 밝은 색으로 넘쳐 납니다.
그 거리의 색을 주도하는 주체는 아무래도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의 색상이 아닐까 하는데요.
여름옷으로 각광받는 색상은 뭐니 뭐니 해도 흰색입니다.
하얀 원피스, 하얀 모시, 하얀 티셔츠...
그런가 하면 파스텔 색상이 인기를 끌면서 사랑받는 색이 있죠.
보통 '소라색'이라고 불리는 엷은 푸른색입니다.
이 엷은 푸른색을 너도나도 '소라색'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사실 '소라색'은 좋지 않은 표현입니다.
'소라'하면 가장 먼저 어떤 것이 머릿속에 떠오르세요?
아마 바닷가에 사는 소라가 아닐까 하는데요.
밀물이 밀려왔다 빠지면 갯벌에서 주울 수 있는 소라...
사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소라가 엷은 푸른색을 띠고 있지 않기 때문에 '소라색'이란 말의 어원이 소라 자체에서 나오지 않았다는데 다들 공감하실 겁니다.
또 어떤 분은 소라가 바다에 사니까 아마 바다의 푸른 빛깔을 떠올리면서 이 엷은 푸른색을 '소라색'이라고 부르는 게 아닐까...
이렇게 추측도 하시던데요.
하지만 '소라색'이라는 말의 어원은 이와는 전혀 상관없는 곳에 있습니다.
'소라'라는 말은 '하늘'을 의미하는 한자 '공(空)'이라는 단어의 일본 발음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하늘 공(空)'자의 일본 발음인 '소라'에 '색깔'이라는 우리말을 붙인 거죠.
결국 푸른 하늘을 연상하면서 만들어진 말이 '소라색'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짚고 넘어갈 점...
맑은 하늘처럼 엷고 푸른색을 가리키는 우리말이 따로 있다는 거 알고 계시죠?
바로 '하늘색'입니다.
크레파스 통을 열면 늘 파란색 옆에 자리하고 있던 그 하늘색.
'하늘색'이라는 예쁜 우리말을 두고, 굳이 일본 발음에 뿌리를 둔 '소라색'이라는 말을 쓸 필요는 없겠죠?
앞으로 누군가 멋진 하늘색 옷을 입고 있으면 이렇게 칭찬하세요.
"하늘색이 참 잘 어울리십니다."
"그 하늘색 참 시원해 보이는데요!"
아셨죠?
'소라색'의 바른 우리말은 '하늘색'입니다.
이와 비슷한 색과 관련된 말을 하나 더 알려드리죠.
우리가 흔히 '곤색'이라고 부르는 진한 푸른색은 '진남색'이나 '감청색'으로 바꿔 써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