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457

복숭아뼈 → 복사뼈

여러분도 공 같은 것으로 발을 맞거나 뭔가에 부딪쳐 본 적이 있으시죠? 발이 아프면 온몸이 다 아픈 것 같아지는데요. 어떤 분은 야구공에 '복숭아뼈'를 맞아서 너무 아팠다고도 합니다. 우리 몸 중에 발목 부근에 둥글게 나온 뼈가 있는데요. 이걸 가리켜서 '복숭아뼈'라고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마 그 둥근 뼈의 모양이 복숭아 같다고 해서 '복숭아뼈'라고 부르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복숭아뼈'는 표준어가 아니고요. '복사뼈'가 표준어입니다. 흔히 '복숭아꽃'을 줄여서 '복사꽃'이라고 하고, '복숭아나무'를 줄여서 '복사나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만, 우리 발목 부근에 있는 이 뼈는 '복숭아뼈'가 아니라 '복사뼈'가 맞습니다. 그러니까 야구공에 '복사뼈'를 맞아서 아팠다고 하시면 됩니다.

복구 / 복귀

우리말에는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간다'는 뜻을 가진 단어로 '복구'와 '복귀'라는 비슷한 형태의 말이 있습니다. 이 두 단어, 뜻이나 발음, 형태까지 비슷하다 보니 그 쓰임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구'는 '회복할 복(復)'자에 '옛 구(舊)'자를 쓰는데, 그 전의 상태로 회복한다는 뜻입니다. 또 손실을 회복한다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이에 비해 '복귀'는 '회복할 복(復)'자에 '돌아갈 귀(歸)'자를 쓰는데, 본디의 자리나 상태로 돌아간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말씀을 드리면, 우선 '복구'는 "화재가 났던 건물이 한 달 만에 복구되었다." "컴퓨터 쓰다가 시스템이 다운됐었는데 다행히 복구됐다." 이렇게 본래의 상태로 회복한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이에 비해, '복귀'는 "은퇴를 선언..

보다 ~~ 한 → 더욱 ~~ 한

보다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보죠. 보다 나은 방법이 없을까요? 보다 괜찮은 생각 없습니까? 어떤 형식을 갖춘 회의를 한다고 할 때 여러분께서는 혹시 이렇게 말하지 않으십니까? 일상적인 생활에서는 이렇게 , 이런 식의 말보다는 , 이렇게 쓰다가도 어떤 격식을 갖춘 자리라든지,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이렇게 쓰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번역투의 말로써 '~보다'라는 뜻을 가진 일본어 'より [요리]'를 대신해서 쓰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말에서는 이런 식으로 란 말을 부사로 쓰기보다는 이렇게 비교대상 뒤에 오는 것이 원칙입니다. 예를 들면 이라고 하면 올바르지만, 이라고 하면 어색한 표현이 되는 거죠 우리는 아직도 외국어를 많이 섞어가며, 거기다 번역투의 말을 하는 것이 왠지 좀 더 격식..

변하다 / 바뀌다 의 올바른 쓰임

전세와 관련해서 이런 말씀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는 말을 따져보면 적합한 표현이 아닙니다. 라고 해야겠죠? 모두 는 뜻이지만 란 말은 즉, 사람의 외모가 달라지든지, 성질이나 습관 등이 달라질 때 쓰여야 적합한 말입니다. 이에 비해 는 는 말이나, 즉, 처럼 주인이 자주 이 사람에서 저 사람으로 달라진다는 뜻으로 말할 때 씁니다. 그러니까 정확히 따져보면 라고 하면, 주인의 외모가 변했다든지, 주인의 성격이 변했다든지를 말하는 것이고, 계속해서 주인이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으로 달라질 때를 말할 때는 라고 해야 합니다.

'표절'의 순 우리말은 '등글기'

예술에도 신분과 계급이 있다고 합니다. 오늘날에도 그렇지만 엄격한 신분제 사회였던 옛날에는 그 정도가 더욱 심했지요. 음악을 예로 들자면 오늘날 '클래식 음악'과 '대중음악'이 각기 다른 계층에서 향유되는 것처럼 옛날에도 '노동요'와 '궁중음악'은 당연히 그 향유 대상이 달랐습니다. 그림도 마찬가지였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양반층의 그림이란 것은 '매, 난, 국, 죽'을 소재로 한 '사군자'나 중국에서 배워온 '문인화'같이 정해진 소재와 형식에 따라 그리는 고상한 취미생활의 하나였지요. 물론 서민들도 그림을 그렸습니다. 하지만 양반층 선비들이 일정한 격식에 따라 그린 그림은 고상한 예술품으로 대우받은데 반해서 서민들이 소재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그린 그림은 '환'이라고 해서 '마구 그린 조잡한 ..

보풀보풀한 우리말 '보푸라기'와 '모꼬지'

우리가 자주 쓰는 말 가운데 '부풀다'란 말이 있죠? 이 '부풀다'는 여러 의미로 쓰이는데...... 그중 하나가 '희망이나 기대로 마음이 벅차다'란 뜻으로 쓰이기도 하고요. 또는 '물체의 부피가 커지다'란 뜻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자면, '가슴이 부풀어 오르다' 또는 '씻어놓은 쌀이 부풀다'라고 할 때 쓰입니다. 그런데 이 '부풀다'의 작은 말이 '보풀다'인데 '종이나 옷감의 거죽에 일어나는 잔털'을 '보플'이라고 하고요. 이 '보플'의 날개를 '보푸라기'라고 합니다. '보푸라기'가 일어선 옷은 처치가 아주 곤란하지요? 여러분도 아마 많이 경험하셨을 겁니다. 버리자니 아깝고, 그냥 입자니 영 맵시가 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런 옷은 주인의 관심에서 벗어나고 오랫동안 옷장 한구석에서 잠이 들..

'벼개' → 베개

요즘은 가벼운 침구가 잘 팔리죠? 이런 침구는 따스하고 푹신한 기능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멋스러움에도 꽤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더군요. 그런데 우리가 누울 때 머리에 괴는 물건이 하나 있지요? 어떤 분들은 '벼개'라고 하시고 또, 어떤 분들은 '베개'라고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벼개'와 '베개', 어느 것이 옳은 표현일까요? 이 말은 '베다'라는 동사와 관련된 명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베개'가 맞습니다. 이제 "날씨도 추운데 겨울용 '베개'를 하나 사야 겠다." 이렇게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배달민족'의 어원

우리 민족을 가리켜서 흔히 '배달민족'이라고 합니다. 이 '배달'은 바로 우리 민족을 가리키는 대표적인 말이고,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나라 이름입니다. 건국신화에 따르면, 이 '배달'이란 어원은 환인의 아들인 환웅이 지상에 내려와서 세운 나라를 '배달국'이라고 부른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옛날 단군이 세운 고조선을 이루고 있는 종족들을 처음에는 '발달족'이라고 했는데, '발달'에서 '발'의 뜻은 '밝다'이고, 이 '발'은 또 다르게 '박'이라고도 발음됩니다. 그리고 '발달'에서 '달'은 '산'을 뜻하는 옛말입니다. 이렇게 해서 '발달' 혹은 '박달'은 '밝은 산'이라는 의미로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그 발음이 '배달'로 말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단군 건국신화에 따르면 우리 한민족은 '밝은 산'을 토대로..

'보살'의 유래에 대해서

김 선생 : 댁의 어머니께서는 불심이 깊으신가 보군요. 절에 가면 자주 뵙거든요. 이 선생 : 아아... 사실 제 어머니는 '보살'이거든요. 보통 여성 재가 불자를 일컬어 '보살'이라고 하죠. 이 유래를 알아보겠습니다. 옛날에는 위대한 스승의 명칭으로 사용되다가 그 의미가 많이 바뀌었는데요. '보살'은 산스크리티어 '보리살타'의 준말이라고 합니다. '깨달음을 추구하는 이'라는 뜻으로 다른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하여 자신의 목표인 '열반을 연기하겠다는 서원을 한 성인'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방송광고 용어

현대를 광고의 시대라 할 만큼 우리는 광고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특히 단 몇 초에 상품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광고의 경우, 그 광고에 사용되는 언어는 다는 아니지만, 아주 톡톡 튀는 감각적인 언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주어와 술어가 맞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예를 들면 "음, 내 입 맛에 척 붙네."라든가, "멋진 하루가 되세요."라고 쓰는데요, 이 표현은 "음, 내 입 맛에 딱 맞네."라든가, "멋진 하루를 보내세요."로 쓰셔야 합니다. 또 '세련된 패션'하면 될 것을 '쎄련된'으로 굳이 된소리화 해서 말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골 때리는', '아, 글씨', '무균질' 등 유행어나 신조어를 만드는 경우는 일일이 예를 들지 못할 정도로 많죠. 그리고 장음과 단음을 구별하..